◈"하천 흐름 차단 범람 잦아 피해 참게 등 토착어종 멸종 아쉬워요"

 습지취재팀이 애월읍 수산리를 찾았을 때 마침 그곳에선 마을노인잔치가 열려 수산저수지에 대한 취재가 비교적 쉽게 이뤄졌다.

마을 촌로들은 수산저수지에 대해 “매년 여름이면 물놀이 사고가 나고 모기 등 해충의 피해 때문에 저수지가 없는 것보다 못하다”며 “특히 저수지가 인공적으로 조성되다 보니 하천의 흐름을 막아 수중 생태계의 변화가 많이 일어났고 비가 많이 올 때에는 물이 범람해 인근 밭이 유실되는 피해가 많다”고 주장했다.

 이가운데 고중호씨(69·애월읍 수산리)는 “당초 이 저수지는 현재 아세아방송국 주변에 자리잡은 밭을 논으로 조성하기 위해 축조된 것”이라며 “당시 사업과정에서 수몰될 위기에 처한 오름가름·벵디가름 주민들의 반발이 매우 컸다”고 회상했다.

아울러 고씨는 “저수지가 조성된 후 약 10년동안 인근에서 벼농사를 지었으나 수지를 맞출수 없어 벼농사를 포기하기 시작했고 근래에는 한군데도 없다”며 “수산저수지 조성사업을 농정 실패의 대표적인 예”라고 꼬집었다.

“옛날에는 이 일대에서 어른 팔뚝 굵기 만한 민물장어며 입맛을 돋구던 참게 등이 많이 서식했었지만 둑을 쌓으면서 담수와 해수를 오가며 서식하는 어종은 아예 자취를 감췄다” 고씨는 “저수지가 조성된 후에도 잉어나 붕어를 쫓아 낚시꾼들이 많이 찾았으나 지금은 블루길과 같은 외래종이 완전 장악하고 있는데다 생활하수 유입 등에 따른 오염이 심해 발길이 뜸하다”고 아쉬움을 토로했다.<좌승훈·좌용철기자><<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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