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민일보-제주한라병원·제주근로자건강센터 공동기획 근로자 건강지킴이 '로하스 프로젝트' 17. 당뇨병

초기 특별한 증상 없다 병세 진행후에 인지
건강한 식습관·체중조절·규칙적 운동 필수

△다뇨·다음·다식 3다 증상 
김모씨(53)는 사업상 사람들을 자주 만나고, 친구들과 어울리며 회식을 자주 하는데 최근들어 조금만 움직여도 쉽게 피로감을 느낀다고 호소하며 내원했다. 뿐만 아니라 잠자다가도 화장실에 다닐 정도로 소변이 잦아지고 갈증이 심해 물을 자주 마시게 됐다고 했다. 식사를 제때 챙기는데도 불구하고 허기를 느껴 평소보다 많이 먹는데, 오히려 체중이 빠졌다고 호소했다.

김씨의 증상은 이른바 다뇨(多尿), 다음(多飮), 다식(多食), 종합해서 3다(多)증상이라 불리는 당뇨의 증상이다. 경구당부하 검사와 함께 혈액검사를 통해 당화혈색소를 측정했다. 검사결과 공복혈당 188, 당부하 두 시간째 혈당 257, 당화혈색소는 7.8%를 보여 당뇨 진단후 영양상담을 포함한 당뇨교육을 받게 하고 약물치료를 시작키로 했다.

식사로 우리 몸에 섭취된 음식물은 포도당으로 변환돼 우리 몸에 필요한 에너지로 사용된다.

활동량보다 많은 에너지를 섭취하면 당분은 간에 저장되고 다시 필요할 때 혈관을 타고 이동해 에너지가 필요한 근육에 쓰이게 된다. 이렇게 혈당(혈액 내 당분의 정도)을 조절하는 호르몬이 인슐린(Insulin)과 글루카곤(Glucagon)이다. 고혈당시에는 췌장에서 인슐린이 분비돼 혈당을 내려가도록 하고, 혈당이 낮아지면 글루카곤이 분비돼 간에 저장된 당분을 혈액 내로 이동시켜, 혈당이 증가되도록 한다. 당뇨병을 직역하면 소변에 당이 나오는 병이지만 의학적으로 당뇨병은 인슐린 분비량이 부족하거나 정상적인 기능에 이상이 생겨 혈당이 높게 유지되는 질환으로 정리할 수 있다. 

당뇨병 초기에는 혈당이 어느 정도 높다는 것 외에 특별한 증상을 수반하지 않는 경우가 많다. 이 때문에 병이 많이 진행된 상태에서 진단돼 문제가 심각해지는 경우도 있다. 

당뇨병의  주요 증상으로 고혈당 상태에서는 필요없는 당분을 체내에서 소변을 통해 배출하려고 하기 때문에 다뇨가 발생한다. 이때 포도당은 다량의 수분과 함께 배출되기 때문에 갈증이 발생해 자꾸 물을 마시게 된다. 또한 소변으로 당분이 빠져나가기 때문에 부족한 당분에 대한 갈망으로 다식을 하게 된다. 대표적인 3다 증상 외에도, 체중감소, 피로, 두통, 상처 회복의 지연, 가려움증과 같은 증상도 나타날 수 있다.

△합병증 건강에 치명
당뇨병의 치료 목적은 혈당을 정상화해 관련 합병증을 예방하는데 있다. 당뇨병 초기에는 식생활 조절과 규칙적 운동, 체중 조절과 같은 생활 습관의 조절로 혈당을 조절할 수 있다. 

하지만 환자 대부분이 생활습관 교정을 통한 혈당조절이 어려워 처음부터 약물 치료를 시작하는 경우가 많다. 당뇨병 치료 약제를 혈당강하제라고 하는데, 이는 인슐린 분비를 촉진시키거나, 인슐린 감수성을 증가시키는 기전을 가지고 있다. 

그 외에도 위장관에서 당분의 흡수를 저해하거나, 신장에서의 당 재흡수를 억제하는 것과 같이 다양한 방식으로 혈당을 조절하는 약제들이 있다. 한 가지 약물로 혈당이 조절되지 않는 경우 2, 3가지 약물을 혼합해 혈당을 조절해야 하는데 이러한 약물 요법에 반응이 없거나 혈당이나 당화혈색소가 너무 높은 경우 약물과 함께 혹은 단독으로 인슐린 치료가 요구된다. 

당뇨병이 10~20년 이상 지속되면 만성 합병증이 나타나는데, 주로 혈관 기능과 관련된다. 미세혈관에 나타나는 합병증으로는 당뇨병성 망막병증(Diabetic Retinopathy), 당뇨병성 신장질환(Diabetic Nephropathy), 당뇨병성 신경병증(Diabetic Neuropathy) 등이다. 

이같은 합병증은 건강에 치명적일 수 있으므로 미세혈관합병증에 대한 정기적인 선별검사가 필요하며, 꾸준하고 엄격한 혈당 관리로 이러한 합병증의 발생을 예방해야 한다. 대혈관 합병증으로는 뇌혈관질환과 심혈관 질환이 알려져 있는데, 고혈압이나 고지혈증이 있는 경우 혈압을 정상 수치로 유지해야 하며 고지혈증은 반드시 약물 치료를 받아야 심혈관 질환 발생 위험을 낮출 수 있다. 

△생활 습관 개선 
당뇨환자들이 치료를 시작할 때 가장 많이 하는 질문이 "완치돼 약을 끊을 수 있나요"이다. 

생활습관을 개선하고, 적절한 약물 요법이 병행되면 혈당은 정상 수치에 가깝게 조절되고 이 경우 약물을 끊거나 인슐린 사용자의 경우 약물 요법으로 변경해 볼 수 있다. 하지만 대부분의 환자는 생활습관을 완전히 버리지 못하고 또한 나이가 증가함에 따라 당뇨병 발병 위험이 증가해 혈당 조절이 점점 어려워지기 때문에 약을 끊었다 하더라도 다시 약을 먹게 되는 경우가 많아지고 완치가 어려워진다. 

완치가 불가능한 것은 아니며 진단 후 약물 요법을 시행하고 혈당 조절이 잘 돼 약을 끊은 뒤 약을 먹지 않고 유지하는 환자들도 아주 소수이지만 존재한다.

김이경 전문의

최근 들어 국내뿐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 당뇨병이 점점 증가하고 있다. 당뇨병의 가족력이 있다면 당뇨병 발생 위험 요인을 피하기 위한 노력을 해야 한다. 규칙적인 운동, 건강한 식습관, 적정 체중의 유지는 말할 필요도 없이 중요하며 정기적인 건강 검진을 통해 혈당과 당화혈색소를 정상적으로 관리하는 것이 필요하다. 당뇨병으로 진단된 경우도 철저한 생활 습관 교정을 통한 혈당 정상화가 가능하다는 것을 기억하고, 꾸준한 관리를 통해 만성합병증의 발생을 예방하는 데 힘써야 한다.
한권 기자
※도움말 = 제주한라병원 김이경 내분비내과 전문의

건강장해 아는 것만으로 효과 

야간 교대 근로자 건강

야간 작업은 인체의 생리적인 리듬과 정반대의 환경에서 작업을 하기 때문에 심혈관계, 뇌혈관계, 근골격계, 생식 건강, 정신 건강, 내분비계, 면역계 등의 건강상 장해를 유발한다. 

야간 작업은 신체적 피로와 스트레스가 높아 수면장애, 심혈관질환 등 다양한 건강 문제를 야기하며 주간 작업에 비해 효율성이 떨어져 안전사고 위험도 높아진다. 

특히 야간 교대작업 근무자들에게서는 불규칙적인 식습관으로 인해 위장 관계 질환이 높아져 소화가 잘 안되거나 변비, 속쓰림 등을 호소하는 경우가 많다. 

또한 수면 부족과 교대 근무로 인해 생체 리듬이 깨지고 신체 활동을 활성화시키는 교감신경이 항진돼 고혈압 등의 심혈관질환이 발생한다.

이런 교대 작업 부적응 증후군 근로자에는 △수면장애 및 만성피로감에 의한 재해 발생 위험 △상복부 통증, 변비, 설사, 과다 음주 △우울, 피로, 성격 변화, 대인관계 어려움 등이 발생하고 있다. 

이에 따라 이들에 대해 더욱 세심한 배려가 필요하다. 

일반 관리사항으로 근로자 자신이 수행하는 업무의 위험과 그로 인한 건강장해에 대해 아는 것만으로도 상당한 효과가 있으므로 근로자에게 야간작업과 관련된 건강장해에 대한 정보를 수시로 제공해준다. 

또 의사 문진 및 관련 검사 등을 통해 야간 근무자들의 주기적인 건강검진을 실시하고, 야간 근무 배치 전 검사도 반드시 시행한다. 

업무 적합성 평가와 교대 근무 일정 조정이 필요하며, 장시간 근로가 동반된 경우 근무시간 조정이 요구된다. 격일제, 2조 2교대, 3조 2 교대 근무는 가급적 피하고 충분한 휴식을 취할 수 있는 3조 3교대나 4조 3교대 근무가 바람직하다. 

근로자가 운동할 수 있는 휴식시간을 주도록 한다. 새벽 3~5시에 가장 피로감을 느끼게 된다. 이 시간에 갖는 휴식은 밤새 쌓인 피로를 풀고 새로운 기분을 줄 수 있어 매우 효과적이다. 

이 밖에도 교대 일정은 정기적이고, 근로자가 예측 가능하도록 해줘야 하며, 교대 작업 일정을 계획할 때 가급적 근로자의 의견을 수렴하도록 한다. 

근로자의 개인 생활습관 관리도 중요하다. 

야간 작업후에는 낮 수면을 효과적으로 취하고, 운동요법과 이완요법을 적절히 활용하며, 충분한 수분과 영양을 섭취할 수 있도록 한다. 

고용노동부는 '야간작업자'의 건강장해를 조기 발견하고 사후관리를 강화하기 위해 2014년부터 특수건강진단 대상자에 포함해 시행하고 있다. 이에 따라 근로자 건강센터도 이런 근로자의 건강을 보호하기 위한 상담 및 검진 후 사후관리를 지원하고 있다. 건강상담 문의=064-752-896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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