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4·3연구소, 10일 국민과 함께하는 4·3길 걷기

아름다운 올레길 속에 감춰진 4·3의 역사현장을 국민들과 함께 걸으며 4·3을 전국화하는 행사가 마련된다.

㈔제주4·3연구소(이사장 이규배, 소장 허영선)는 제주 4·3 70주년을 맞아 다음달 10일 '국민과 함께하는 4·3 길걷기'를 연다.

해마다 도민과 함께 걷는 4·3기행을 마련해온 연구소는 올해 '국민'으로 대상을 확대했다. 제주올레 1코스의 길 위에서 4·3을 생각하는 길로, 올레코스에 4·3을 입힌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제주올레 1코스에는 눈이 시리도록 빼어난 경관 속에 감춰진 4·3의 역사가 있다. 4·3 당시 서북청년단이 터진목과 우묵개에서 성산 주민 467명을 학살했고, 한국전쟁 시기에는 문형순 성산포경찰서장이 상부의 총살 명령을 거부해 주민들을 살리기도 했다. 

일제 침략의 증거도 볼 수 있다. 군수물자 공장과 함께 일출봉 절벽 해안에 있는 수마포에는 일본의 해군특공기지 흔적들이 남아 있다.

이번 코스는 성산항에서 출발해 1·2부로 나눠 길을 걷는다.

1부 행사로 올레 1코스를 따라 4·3집단학살지인 우묵개 동산-성산포경찰서(4구서)-서북청년단 주둔지-수마포 갱도진지-터진목-성산읍 희생자 위령공원까지 걷는다.

2부는 구좌 지역 주민 11명이 피신해 살다가 토벌대에 학살된 다랑쉬굴 주변의 아끈다랑쉬오름을 오른다.

해설은 김은희 제주4·3연구소 연구실장이 맡으며, 터진목 학살터에서 살아나온 오인권 제주4·3후유장애인의 기억을 통해 4·3을 직접 만날 수 있다. 시낭송과 공연도 있다.

이날 참여하는 중·고등학생들에게는 간단한 주변 정리 등을 하면 자원봉사를 인증해준다.

참가자들은 11월 10일 오전 9시 한라체육관 수영장에 모여서 출발한다. 참가비는 1만원이며, 식사와 기념품을 제공한다. 선착순. 문의=756-4325. 김봉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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