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민일보·한국교통안전공단 제주본부 관광도시 제주 안전1번지] 34. 함덕포구

지난 29일 오후 함덕포구 인근 해안도로 굽은 길 앞에서 제주시 조천에서 함덕 방면으로 주행 중이던 차량이 맞은편 차량을 발견하고 급정거하고 있다.

도로 폭 좁아져 운전자 혼선…연속된 급커브 아찔
교통시설물 설치 소극적…굽은길→직선 변경 시급

제주 대표 관광지인 함덕 해수욕장 인근 해안도로의 일부가 안전사고 위험에 노출돼 개선이 요구되고 있다.

지난 29일 오후 함덕포구 앞 현장을 방문해보니, 도로 폭이 왕복 2차선 도로에서 이면도로로 좁아지면서 차량이 주행 중 급정거하는 모습들이 자주 목격됐다. 

또 연속되는 급커브 등의 아찔한 도로 구조가 운전자들의 시야를 가려 사고 위험을 더욱 높이고 있었다. 그럼에도 인근 교통안전시설물은 급커브 앞에 설치된 반사경 1개뿐이었다.

가드레일이 있었지만 일부 구간에만 조성돼 안전사고 예방 효과가 크지 않았으며, 포구와 인접한 지점에는 높이가 낮은 연석만 설치돼 자칫 차량이 부딪혔을 경우 바다 속으로 떨어질 우려가 커 보였다.

실제로 이 구간은 지난 2016년 3월께 렌터카가 굽은 길 앞에서 멈추지 못하고 중앙선을 넘어 바다로 추락하는 사고가 발생한 지점이다. 이 사고로 운전자와 동승자 3명이 목숨을 잃었다.

이에 지난해 제주지방법원은 운전자의 음주운전과 과속 등의 과실이 가장 크지만 관리주체인 제주도에도 배상 책임이 있다고 판결했다.

그럼에도 수년째 도로구조가 제대로 개선되지 않아 대책 마련이 주문되고 있다.

권재영 한국교통안전공단 제주본부 교수는 "이 곳은 함덕해수욕장으로 진입하는 해안도로의 일부인데다, 올레길 19코스로서 차량과 올레꾼 등의 이동이 많은 지역"이라며 "초행길인 운전자들에게 혼란을 주고 있어 개선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가드레일에 갈매기 표지판과 경보등 설치 등이 시급하다"며 "굽은길 도로를 직선으로 바꿀 수 있는 방안이 마련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소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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