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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뿌리·잎 없는 유일한 관속식물 '솔잎란''6. 원시형 관속식물 솔잎란
김찬수 한라산 생태문화 연구소장
입력 2018-11-11 (일) 17:52:23 | 승인 2018-11-11 (일) 17:55:26 | 최종수정 2018-11-11 (일) 18:00:06

관속식물 중에서 가장 하등한 식물은 솔잎란이라고 알고 있던 때가 있었다. 사실 모든 생명은 그 자체로 존귀하므로 우등하다, 열등하다, 고등하다, 하등하다는 말들은 어울리지 않는다. 그래서 최근에는 이와 같은 서열을 내포하는 용어는 점차 쓰지 않는 추세이다. 대신에 원시형인가 파생형인가 하는 말로 대체하는 경향이다. 됐몸에 관속을 갖춘다는 것은 물이나 영양염류를 다른 곳으로 운반해야할 필요가 있다는 얘기가 된다. 물이나 또 다른 매질에 섞여 사는 생물체에서 관속은 의미가 없다. 그냥 그대로 흡수나 확산에 의해서 몸 전체로 퍼질 수 있기 때문이다. 

식물이 물속에서만 살다가 육상으로 나오는 순간 이렇게 고도로 분화된 관속이라고 하는 기관이 필요하게 됐다. 그러니 물속에 살건 육상에 살건 관속을 가진 식물은 그렇지 않은 식물에 비해 나중에 생겼고, 그러니파생형질을 더 많이 갖추게 됐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과거 학자들은 생물체의 진화단계를 지층에 묻혀있는 화석에서 단서를 찾았다. 오래된 지층에 묻혀 있는 화석은 나중에 생겨난 지층에 묻혀 있는 화석보다 더 오래전에 살았었다는 것이기 때문에 이 방법은 아주 정확한 방법인 것이다. 그러나 이 방법은 이처럼 정확한 것임에도 불구하고 번거롭기도 하고 화석으로 찾을 수 없는 수많은 생명체들을 다 꿰어 맞출 수도 없기 때문에 유전학적 분석방법을 고안해 사용하고 있다. 

솔잎란식물들은 육상에 자라는 관속식물 중에서는 가장 단순한 구조를 가지고 있다. 한 때는 멸종한 데보니아 식물들의 유존종으로 여겨졌었다. 솔잎란식물은 뿌리와 잎이 없이 살아가는 유일한 관속식물로 아주 원시적이기 때문이다.  해솔잎란식물들이 원시형으로 여겨져 온 건 사실이지만 최근 생물학의 발달과 분자수준의 증거들이 양치식물과 같은 조상형에서 축소된 형태가 아닌가 하는 추정을 하게 하는 점도 있다. 어쨌든 일반적 합의는 없지만 그러한 이유로 지금은 그들을 양치식물로 다루고 있다. 아무튼 양치식물 내에서 여러 이웃들과의 관계가 분명하지 않은 점도 있지만 솔잎란식물은 구조적으로 어떤 초기 관속식물들과 유사하며, 이러한 식물들의 생태를 이해하는 모델로 사용된다. 

실로툼의 배우체식물은 가지가 차상분지하고, 지하에 살고, 관속을 가지고 있다는 점에서 특이하다. 배우체식물의 영양은 내생 곰팡이의 도움을 받는 균 종속영양이라고 할 수 있다. 
속의 이름 '프실로툼, Psilotum'은 잎과 같은 일반적인 식물 기관을 갖추지 않았다는 의미로 고대 그리스어인 '프실로', 즉, '매끈하다' 또는 '발가벗다'에서 유래다.

아메리카, 아시아, 태평양에서 열대 및 아열대에 널리 분포하고, 서남유럽의 일부 고립된 집단들이 있다. 가장 높은 위도는 사우스캐롤라이나, 스페인 카디스 주, 그리고 일본열도의 남부이다.미국에서는 플로리다에서 텍사스까지 발견되고 하와이에서는 또 다른 종이 분포한다.

제주도에서는 천지연, 천제연, 제재기오름, 섶섬, 효돈천의 바위틈에 자라고 있다. 수년 전까지만 해도 김녕의 바닷가 바위틈에도 자라고 있었으나 누군가 채취해간 후 지금은 볼 수 없게 됐다. 

솔잎란의 독특한 생활 방식

솔잎란식물은 양치식물처럼 관속식물의 한 속인데, 보통 총채양치류라고 한다. 자라는 모양새가 말의 꼬리 또는 빗자루 같이 생겼기 때문이다. 식물분류학적으로는 솔잎란강 솔잎란과에 속하며 두 개의 속이 있다. 제주도에 자라고 있는 솔잎란도 이들 중 하나다. 다른 하나는 테메시페리스속인데 우리나라에는 분포하지 않는다. 이 두 속의 식물은 한 때 가장 오래 남아 있는 관속식물의 자손으로 여겨졌으나, 최근의 계통발생학적 증거들로 볼 때는 제주고사리삼과 같은 고사리삼목식물들의 자매 집단이 아닌가 생각되고 있다. 

솔잎란식물은 진정 뿌리와 잎이 없다. 뿌리가 없어도 고착생활을 하려면 지하에 뭔가 있어야 하는데 그 역할을 라이좀이라 불리는 헛뿌리가 하는 것이다. 줄기는 여타의 관속식물들과 거의 같은 전도조직을 가지고 있다. 이 식물들은 가지를 많이 내는데 가지 끝에서 마치 두 가닥 포크처럼 세력이 거의 같은 두 개의 가지를 내는 독특한 방식으로 가지를 낸다. 이런 방식의 분지는 솔잎란 외에도 몇 가지 식물에서 볼 수 있는데 특히 원시형의 식물들에서 볼 수 있다. 바닷물 속에 사는 녹조식물 청각은 대표적이다. 그 외에도 지금은 멸종한 화석에서도 볼 수 있다. 

줄기에 비늘잎이라고 하는 관속이 없는 돌기쌍을 갖는데, 마치 잎처럼 보인다. 이들 비늘잎 위에 포자를 생산하는 포자낭군의 집합체인 단체포자낭이 3개가 뭉쳐 있다. 성숙하면 이곳에서 노란색에서 흰색의 포자들을 방출한다. 이 포자들이 길이 2㎜ 미만의 배우체식물로 발달하는 것이다. 배우체식물은 균근균과 공생하면서 부생식물로 지하에서 생활하다   성숙하면 난자세포와 정자세포를 생산한다. 정자세포는 몇 개의 편모를 사용하여 헤엄쳐 난자에 도달하여 결합하면 조포체식물로 발달하게 되는 것이다. 이들이 성숙하면  30㎝ 정도까지 자랄 수 있지만, 진정한 잎은 만들어지지 않는다. 줄기의 중심에는 물과 영양분의 흐름을 조절하는 내피에 둘러싸인 두꺼운 벽을 갖는 프로토텔이 있다. 줄기의 표면은 주변과 가스를 교환할 수 있는 기공들로 덮여 있다. 

김찬수 한라산 생태문화 연구소장  webmaster@jem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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