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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은 사람도 살리는 개웃샘물 보존 시급[제민일보·JDC 공동기획/ 제주환경 자산 용천수를 찾아서] 14. 제주시 구좌읍 김녕리 개웃샘물
고영진·강지환 기자
입력 2018-11-13 (화) 09:40:13 | 승인 2018-11-13 (화) 12:09:56 | 최종수정 2018-11-13 (화) 12:41:29

게웃샘굴서 용출…청명한 수질 자랑
마을 행사·가정 제사 등 사용한 신수
현재 출입 제한…주민 이용 1점 최하
역사·문화 간직 용천수 보존책 절실


제주의 용천수는 1960년대 상수도가 보급되기 전까지 제주인에게는 생명수 역할을 했다. 직접 마시던 식수는 물론 밥을 짓고 채소를 씻으며 빨래와 목욕을 하던 용도까지 제주인의 삶은 어느 하나 용천수를 빼고는 이야기하기 힘들다.

제주의 생명수 용천수가 중산간 난개발과 무분별한 사용, 과도한 정비 등으로 인해 본래 모습을 잃고 사라질 위기에 처해있다.

제주시 구좌읍 김녕리 개웃샘물의 과거와 현재를 되짚어보고 지속가능한 자연자원으로 남기 위한 과제를 조명한다.
 

△지형보고 지은 이름 '김녕리'
제주시 구좌읍 김녕리(金寧里)는 지형의 형태를 보고 마을 이름이 지어졌다고 전해진다. 김녕은 바다에서 바라봤을 때 왼쪽(左)으로 입산봉, 오른쪽(右)으로 묘산봉이 八자로 앉아 있고 '바지모를'과 '거커모를', '망모를' 등이 능선을 이뤘으며 그 밑으로 신산, 새동산, 남홀이 또 하나의 획을 이루고 있다. 직선으로는 남문골에서 하늘래까지 길게 이어졌고 좌로는 소여. 우로는 한개코지가 점을 만들어 '金'자 형태를 띠었으며 산에서 바라보았을 때 '平'자를 이룬 모양이어서 '金寧(김녕)'이라고 명명했다고 한다.

또 김녕이란 명칭은 부(富)하고 평안(平安)한 마을이라는 의미를 갖고 있다.

△죽은 사람도 살리는 생명수

'개웃샘물'은 죽어가는 사람도 마시면 살아난다는 전설이 서려있는 용천수다. 그래서 죽어가는 병자도 '개웃샘물 튼내면(생각해내면) 산다'는 속설이 전해오고 있다. 

예전에는 개웃새물, 게우새물, 게웃샘물 등 다양한 이름으로 불리기도 했다.

'개웃샘물'이 나오는 게웃샘굴은 폭 5m 가량이며 길이는 300m 정도 되며 내려가는 계단이 만들어져 있고 동굴 남쪽으로 따라가면 다른 입구가 있어 밖으로도 나갈 수 있다.

땅 아래에서 물소리가 들려 파보니 동굴이 나왔고 이 안에서 맑은 샘이 솟아나 마을에서 식수원으로 사용했다는 이야기가 전해진다.

△맑고 시원한 개웃샘물

'개웃샘물'은 물줄기가 바닷물과 이어져 밀물 때는 물맛에 소금기가 조금 남아 있으며 옛날에는 뱀장어가 살았다고 한다.

여름에는 수박을 담가두면 2시간 만에 냉각돼 시원한 맛이 들고 썰물 때는 동굴 속의 청량한 공기와 섞여 맑고 차가우며 겨울에는 반대로 따뜻한 물로 변한다. 

상수도가 설치되기 전까지 주변 200여가구에서 이 물에 의존해 살았다.

예전에는 김녕리 행사 때 반드시 개웃샘물을 사용했으며 가정에서 제사를 지낼 때도 이 물을 사용했다.

△본래 모습 잃은 용천수

이처럼 김녕리 주민들의 삶과 함께해온 '개웃샘물'이 사라질 위기에 직면해 있다.

제주연구원이 지난 2016년 12월 제주도에 제출한 '제주특별자치도 용천수 관리계획 수립' 용역 최종 보고서에 따르면 '개웃샘물'은 역사문화와 접근성, 용출량, 수질, 주민이용, 환경 등을 평가한 보전관리평가 점수에서 20점 만점에 13점을 받는데 그쳤다.

항목별(5점 만점) 점수를 보면 역사문화와 수질, 환경에서 2점을, 주민이용은 1점을 받아 보전관리를 위한 대책 마련이 필요한 것으로 평가됐다. 접근성과 용출량은 3점을 받았다.

'개웃샘물'의 멸실 위기에 놓인 것을 두고 다양한 원인과 가설이 대두되고 있지만 중산간 지역의 과도한 개발과 무분별한 지하수 사용으로 인한 원형 훼손 가능성이 가장 유력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본래 모습을 잃은 '개웃샘물'은 현재 보전을 위해 출입을 제한하고 있어 주민은 물론 관광객 등 방문객들의 아쉬움을 사고 있다.

△자연자원 용천수 보존 절실

예전 제주인들은 용천수와 빗물을 모아 사용하는 봉천수(奉天水)를 통해서만 생명의 근원은 물을 확보했다. 제주에서 용천수는 섬사람들의 생명을 지키는 '생명수' 자체였다.

오랜 시간 제주인의 생명수 역할을 한 용천수가 사라지고 있다. 용천수 고갈은 단순한 자연자원의 훼손을 넘어 제주인이 쌓아온 역사와 문화의 쇠퇴를 의미한다.

제주인은 담수(淡水)가 흐르는 지역을 중심으로 마을을 형성해 살아왔으며 용천수를 마을 주민들이 공동으로 이용하는 과정에서 물 보전과 이용에 대한 연대의식이 생겨나고 물허벅과 물구덕, 물팡 등 제주만의 독특한 물 문화가 만들어졌기 때문이다.

시간이 흐를수록 용천수의 경제적·사회적·문화적 가치가 커지고 있지만 우리가 용천수의 가치를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는 사이, 난개발과 무분별한 사용 등으로 제주의 생명수인 용천수는 훼손되고 사라져가고 있다.

지금이라도 우리의 소중한 자연자원으로 미래세대에 물려줘야 할 용천수가 사라지지 않도록 보존하고 관리하는 노력이 절실하다.

강정윤 제주시 김녕리장 인터뷰

강정윤 김녕리장.

"개웃샘물 후세에 널리 보존하고 알려야"

"전설의 용천수 개웃샘물은 후세에 널리 보존해야 할 문화유산입니다" 

김녕리에서 한 평생 나고 자라 온 강정윤 제주시 구좌읍 김녕리장(66)은 개웃샘물을 지키고자 하는 마음은 남다르다. 어린시절 개웃샘물에 대한 추억이 아련하게 남아있기 때문이다.

강 이장은 "50년 전만 해도 개웃샘물은 손을 담그면 시릴 정도로 물이 시원하고 맑았다"며 "여름에 친구들과 물놀이를 하려고 개웃샘물에 들어가면 5분 채 지나지 않았는데 추워서 동굴 밖으로 나와 땅 바닥에 누워 햇빛에 몸을 녹이기 쉽상이였다"고 추억을 회상했다.

특히 "마을 주민들 사이에서는 죽어가는 사람도 살리는 물로 소문이 나돌았다"고 기억을 더듬었다.

이처럼 "당시 김녕리에 거주하는 어린이들은 개웃샘물에서 주로 물놀이를 하기 위해 많이 찾았다"고 설명했다. 또 "김녕리 주민 대부분은 식수로 사용하기 위해 개웃샘물을 허벅에다 담고 집으로 운반해갔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공동 수도가 보급된 이후 개웃샘물은 줄어들고 있고 예전만큼 시원하지도 않다"며 "때문에 개웃샘물에 모이는 사람들이 적어지고 있고 용천수의 가치가 사라지고 있는 것 같다"고 서글픈 표정을 지었다.

이어 "이같은 상황을 막고 개웃샘물의 형태와 가치를 후대에 알리고 보존하기 위해 주변에 철망과 푯말을 설치했다"며 "하지만 용천수가 메마르는 순간 이 노력은 물거품이 될 수 있어 하루빨리 대책을 마련해야 할 것 같다"고 전했다. 

고영진·강지환 기자  kyj@jem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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