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도심 공동화 등으로 쇠퇴…60% 저소득층
2015년 새뜰사업 조성사업…휴먼케어 핵심
청수정마을카페 주민 일자리·소득 창출 기여
벤치마킹 코스 부상…사람 사는 마을로 진화

순천시는 전라남도 동남부에 위치해 있다. 동쪽은 광양시, 서쪽은 화순군.보성군, 남쪽은 순천만의 여수시.보성군, 북쪽은 구례군.곡성군과 접하고 있다. 소백산맥의 자락에 자리 잡고 있어 크고 작은 산지가 발달해 있다. 전체적으로 북쪽과 서쪽이 높고 기복이 심하며 남동쪽이 낮다. 순천시의 대부분은 산악이 중첩해 있다.

순천시는 산지가 많아 경지 면적은 20%에 불과하지만 경지 면적 중 논밭의 비율이 2대1로 논농사가 중심을 이룬다.

교통은 전라선과 경전선이 교차하고, 호남고속도로, 남해고속도로, 순천완주고속도로가 통과하며, 국도도 순천시를 기점으로 부산·여수·광주·전주·목포로 연결되어 있어 동부 전라남도의 교통의 요지이다.

△쇠퇴 길 걷는 청수골

청수골은 순천시 기존 도심의 중심지 주변으로 원도심 공동화와 함께 쇠퇴한 지역이다. 과거에는 교육.행정의 중심지 주변으로 자취새과 하숙생이 많이 살던 지역이다.

'청수골 새뜰마을 조성사업' 사업 당시에는 거주하던 123가구(243명) 중 36.3%에 해당하는 44가구가 취약가구로 분류되며 저소득층은 73가구(60%)나 됐다. 노후주택은 180동(73%), 불량도로율은 95.7%, 하수도보급은 69% 등으로 전체적으로 낙후돼 주민들이 높은 수준의 삶을 영위하는데 한계를 보였다.

특히 낙후된 환경으로 인해 인구는 20년 전에 비해 절반에 가까운 46.9%나 감소했다.

△청수골 새뜰마을 조성
날로 쇠퇴하는 청수골을 살리기 위해 순천시가 주민과 함께 발 벗고 나선다.

순천시는 '청수골 새뜰마을 조성사업'을 위해 2015년부터 2018년까지 국비 48억원, 도비 6억원, 시비 14억원 등 사업비 68억원을 투입한다.

해당 사업은 △안전 확보 △생활위생 △경관개선 △휴먼케어 △주택정비 등을 주요 사업으로 한다.

△새뜰사업 핵심 휴먼케어
'청수골 새뜰마을 조성사업'의 핵심인 휴먼케어이다. 청수정(커뮤니티센터 + 마을카페)을 만들어 주민 커뮤니티 공간으로 활용하는 것은 물론 차와 식사 판매를 통한 수익 창출에도 기여하고 있다.

마을 고물상 자리에 신축한 청수정 커뮤니티센터는 지상 1층 연면적 153㎡ 규모로 경로당과 마을공작소, 회의실 등의 시설을 갖추고 주민 복지와 화합의 자리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특히 마을 공동체의 거점으로 활력소 역할을 하고 있다.

마을 빈집을 한옥카페로 리모델링한 청수정마을카페(엄니밥상)는 지상 1층 연면적 68㎡의 그리 크지 않은 규모다. 청수정마을카페는 마을 주민 5명이 공동 출자해 시작한 '청수정협동조합'이 운영을 맡고 있으며 현재는 조합원이 16명으로 늘었다. 청수정마을카페는 인근 빈집을 철거해 조성한 마을공동텃밭에서 재배한 채소와 지역에서 생산한 신선한 재료를 이용해 어머니들이 정성껏 만든 집밥과 차 등은 방문객들에게 판매하고 있다. 이렇게 만들어진 수익은 마을 수익사업의 마중물 역할을 하고 있다.

지상 1층 연면적 139㎡ 규모의 안력산의료문화센터은 의료봉사실과 의료역사관 등을 갖추고 있다. 이 센터는 1916년 전남 동부 최초의 현대식 종합병원인 안력산병원의 부속병동으로 사용되다 폐가로 방치된 빈집을 복원 및 리모델링해 의료문화센터로 조성한 것이다.

센터는 이 같은 공로를 인정받아 도시재생 공간의 우수사례로 선정돼 '2018 대한민국 국토대전' 특별부문상을 수상했다.

△청수골의 화려한 변신

낡고 노후한 환경으로 존폐 위기에 빠졌던 청수골이 마을 공동체 메카로 화려한 변신을 꿈꾸고 있다.

청수정마을카페(엄니밥상)가 입소문을 타면서 청수골을 찾는 방문객이 급증하는 것은 물론 벤치마킹하기 위한 전국 지자체의 발길이 끊이지 않으면서다.

본격적인 운영에 들어간 올해 1월부터 10월까지 전국에서 1117개 기관.1만659명이 청수정마을카페를 찾아 협동조합 창립부터 개업과정, 운영현황 등 청수정만의 다양한 노하우를 배우고 갔다.

이와 함께 고령의 지역 주민 10여명을 마을카페 직원으로 고용해 일자리 창출에도 한몫하고 있다.

△사람 사는 청수골

쇠퇴의 길을 걷던 청수골은 순천시와 주민의 노력으로 사람 냄새가 나는 사람 사는 마을로 진화하고 있다.

특히 휴먼케어가 주민들의 삶에 절묘하게 녹아들면서 마을 공동체 활성화에도 결정적 역할을 하고 있다.

청수골 주민들은 힐링돌봄서비스와 공동체 정보소통, 마을축제 등을 통한 '공동체 활성화'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 또 '사업 역량 강화'를 위한 리더 발굴 및 교육, 마을사업학교, 마을기업 사업개발 등을 추진하는 한편 '경제공동체 자산 조성'을 위한 생활기술공방 운영과, 청수골 마실길 조성, 마을텃밭 조성 등에 힘 쏟고 있다. 

"희망이 없던 마을에 새로운 희망이 생겼습니다"
인터뷰: 한수정 마을활동가

청수골에서 활동하고 있는 한수정 마을활동가는 "청수골은 순천에서 맨 처음 달빛이 닿는 달빛마을로 현대에 들어 낙후된 달동네의 모습처럼 쇠퇴했는데 새뜰마을 사업을 시작으로 마을이 변하기 시작했다"며 이 같이 말했다.

한 활동가는 "새뜰사업을 시작하기 전 마을은 소방도로도 없고 길도 좁은 사람 살기 힘들고, 어려운 사람들이 모여 사는 지역이었다"며 "새뜰사업을 계기로 소방도로도 확보하고 소화전과 CC(폐쇄회로)TV 등 안전 인프라도 늘었다. 노후한 주택에 대한 개선도 이뤄졌다"고 전했다.

이어 "새뜰사업의 일환으로 청수정 카페(엄니밥상)가 시작됐다"며 "처음에는 주민 5명이 협동조합을 만들어 시작했는데 지금은 조합원이 16명에 이른다"고 설명했다.

또 "카페를 운영해 얻은 수익의 반은 재투자 목적으로 활용하고 20% 가량은 마을기금 등을 통해 지역에 환원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한 활동가는 "어르신들은 일자리가 생겨서 좋고 젊은이들은 옛 정취를 느낄 수 있고 집밥을 먹을 수 있는 공간이 생겨서 좋아한다"며 "카페를 운영한 이후 마을이 활기를 되찾았다"고 피력했다.

아울러 "청수정 카페는 지역 주민을 대상으로 교육도하고 체험도 할 수 있는 장소로 활용되고 있다"며 "사실 시설사업이라는 게 다 비슷한데 청수정 카페가 벤치마킹 필수코스가 됐다는 것은 주민들이 직접 운영하는 카페가 활성화됐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한 활동가는 "청수정 카페에서 일하는 어르신들이 대부분 고령이다 보니 습득 속도가 느리고 고된 식당일을 하는데 한계가 있다"며 "앞으로 청수정 카페가 사회적기업 등으로 한 발 더 나아가기 위해서는 젊은 사람이 필요한 만큼 많은 젊은이들이 함께 했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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