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내 88개 초등학교 주변 146개 횡단보도에 설치
스마트복지관 인력·예산 부족...유관기관 협조 난색

전국 최초로 제주에서 아이들이 횡단보도를 건널 때 운전자들에게 눈에 띄기 쉽게 고안된 '노란깃발'이 방치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7일 제주시내 한 초등학교 근처 횡단보도에 설치된 노란깃발 보관함은 깃발 대신 담배꽁초·과자봉지 등 각종 쓰레기로 가득 차 있었다.

학부모 이모씨(41)는 "두 달 전쯤에 초등학생 아들이 학원가면서 유용하게 이용했는데 지금은 깃발이 하나도 남아 있지 않았다"며 "관리가 전혀 되고 있지 않는 것 같다"고 말했다.

제주스마트복지관에 따르면 노란깃발은 지난 2016년 12월 도내 88개 초등학교 주변의 146개 횡단보도에 설치됐다. 

노란깃발 사업은 특정시간에만 활동하는 녹색어머니회나 교통봉사대 등의 인력이 없는 시간에도 아이들이 자율적으로 이용이 가능하다는 면에서 긍정적인 평가를 받아 제주스마트복지관이올해 2월 도로교통공단으로부터 감사장을 받았다. 그리고 제주에서 처음 고안된 노란깃발 사업은 서울·경북·의정부 등 타 지자체에서도 실시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제주스마트복지관에서 단독적으로 실시하는 사업이다 보니 인력과 예산문제로 사실상 방치되면서 쓰레기통으로 전락하고 있는 실정이다.

제주스마트복지관 관계자는 "복지관 자체 인력이나 예산으로는 도저히 관리가 힘들다"며 "각 초등학교·경찰·교육청·도로교통 공단 등 유관기관에 협조를 위해 여러 차례 찾았지만 난색을 표했다"고 말했다.

제주시관계자는 "지역이나 학교에서 스스로 자생해야 하는데 일몰 사업이다 보니 사후관리나 정착하는데 어려움이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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