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 희 현 (제주특별자치도의회 부의장)

"과거는 이미 지나갔고, 미래는 아직 오지 않았다. 현재(present)는 최고의 선물(present)이다."

이미 지나간 과거에 연연하지 말고, 아직 오지 않은 미래를 두려워하지도 말고 현재를 충실히 살아가라는 오래된 경구이다. 이 말은 단순하게 '과거와의 단절'을 말하는 것은 아니기에, 2019년 새로운 한해를 맞이하는 다짐에, 과거를 뒤돌아보게 되는 것은 당연지사일 것이다.

필자 또한 새해 계획을 고민하며 당연하게 지난 의정활동을 되돌아보았다. 주민에게 감사한 선택을 받아, 대의기관인 의회에 입성한지 9년의 시간이 흘렀다. 10년이면 강산도 변하는 시간이기에, 비록 느껴지는 것은 짧기만 하나 꽤 긴 시간의 경험을 갖게 되었다. 그간의 의정활동 경험과 지금의 제주 상황을 찬찬히 되돌아보며, 처음 드는 생각은 '답답하다'는 것이다. 

민선 6기부터 시작된 제2공항 건설 문제, 영리병원 문제, 행정체제 개편 문제 등 해묵은 과제들이 해결은커녕 더 복잡한 갈등 상황으로 확산되고 있다. 커다란 정책 이슈들이 도민사회 내 반목과 갈등을 야기시키며, 뚜렷한 해결책이 보이지 않는 것도 문제이나, 중요한 민생 이슈들이 뒷전으로 밀리는 것 또한 걱정이 크다. 제주의 경제가 주는 시그널이 심상치 않다는 것이다.

한국은행 제주본부가 최근 발표한 '2018년 제주경제 평가 및 2019년 여건 점검' 보고서는 내국인 관광객 감소, 건설업 부진, 인구 순유입 축소 등으로 2018년 성장률은 2017년(4.9%)보다 낮은 4%대 초반에 그칠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는 더 낮아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는 실정이다. 그간 재정수입의 증대를 가져온 부동산 경기가 침체되면서 제주도 재정여건을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다. 그런데 이같은 경제 여건에 대한 정책적 대응이 제대로 이루어지고 있는지 명확히 보이지 않는다.

필자는 지난 해 11월 도정질문을 통해 '제2의 IMF'를 대비해야 한다고 말한 바 있다. 불안을 부추기는 과도한 기우일수도 있으나, 제주도정은 경제 문제에 대해 최악의 상황을 고려한 대비를 해야 하며 사전에 철저하게 준비해야 하는 일차적 책임이 있기 때문에 강조해도 지나침이 없다고 본다. 필자 또한 2019년 의정활동의 핵심을 여기에 둘 계획이다.

무항산무항심(無恒産無恒心). 생활의 안정을 얻지 못하면 마음의 평화조차도 잃어버린다는 뜻이다. 도민들이 마음의 평화를 유지할 수 있는 길은 바로 생활의 안정, 즉 '경제'에 있음을 다시 한번 되돌아 봐야 할 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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