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급 지체장애인 화가 고운산씨(34·운산미술학원)가 11일부터 17일까지 제주도문예회관 전시실에서 제주에서 두 번째 개인전을 갖는다.지난해 11월 서울 단성갤러리에서 이어 여는 작품전이다.전시개막은 11일 오후 6시. 

1회전때 출품작 상당수가 아래에서 위로 올려다보는 풍경이 주종을 이뤘다면 이번 작품에선 위에서 아래로 내려다본 풍경작품도 선보인다.

 옥상에서 바라본 관덕정 인근의 지붕풍경 등은 바로 위에서 아래로 바라보는 시점의 작품.기와지붕 풍경으로 되살려낸 ‘휴식 2’는 질서있는 것같으면서도 자유분방함이 살아있는 지붕의 독특한 조형세계를 형상화한 작품이다.

 이번 작품전의 가장 큰 특징은 제주의 이미지를 감염색을 이용해 채색화했다는 것이다.한지와 광목을 이용해 감물색감을 응용한 실험적인 작품이 눈길을 붙잡는데 작가는 “풋감을 들인 갈색만큼 강한 제주색감도 없는 것같다”고 말한다.

 꽃이 핀 연꽃을 그렸던 고씨는 이번에 꽃이 진 후 잎사귀만 떠있는 겨울 연꽃,연밥만 둥둥 떠있는 봄연을 조선회회의 전통적 기법인 백묘법으로 살렸다.그 위에 감물로 채색해 독특한 느낌의 연꽃그림을 그렸다.

 고씨가 감물염색을 작품 속에 반영한 것은 지난 97년부터.제주의 전통 채색 기법을 찾기 위해 그는 97·98년 2년 동안의 실험작업을 거쳤고,지난해부터 작품 속에 본격적으로 응용했다.아직 보존법이 마련돼 있지않아 감물 색감을 보존하는게 앞으로의 연구과제라고 덧붙였다.

 이번 작품에는 또 크로키로 그린 인물 군상 작품 2점과 비구상 작품 4점도 새롭게 선보여 관심이 간다.다양한 형태의 발걸음을 형상화한 ‘군상’ 속에선 세상을 바삐 살아가는 사람들의 온기가 느껴진다.‘시간사이 보기’라는 이름의 비구상 작품은 시간의 추이를 알 수 있다.갈염색의 색감을 노을의 빛 이미지로 받아들이고,바퀴를 시간이 흘러가는 이미지를 극대화한 작품이다.

 황소 다리 사이로 멀리 바라다보이는 소 그림 ‘사이보기2’는 앉은생활을 해야하는 그만의 독특한 시각을 엿볼 수 있는 작품으로 은은하면서도 진한 감동을 준다.이밖에 산방산의 이미지를 형상화한 작품과 억새,함초롬이 피어있는 예쁜 꽃그림 등 잔잔한 분위기의 작품 24점이 전시된다.

 이번 작품전을 위해 액자를 전통제작 기법으로 직접 제작하는 등 공을 들인 작가는 “지난해 첫 번째 작품전과는 또다른 작품세계를 보여주려고 애썼다.”면서 “작품을 감상하는 이들이 기분이 좋고 편안한 느낌을 가질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제주대 미술과와 서울대 동양화과를 졸업한 고씨는 제22회 제주도미술대전 대상과 서울JC GAINT AWARD상을 받았다.제주도 미술대전 추천작가.△문의=754-5233.<김순자 기자><<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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