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중국, 신뢰 통한 제주-중국 관계 재정립 하자

투자유치 관광산업 등 제주-중국 경제적 밀접한 관계 성장 이뤄
난개발 경제잠식 우려 등 적대심 커져 도정책 편승에 관계 악화
일대일로 동참 등 경제와 인문·사회·문화 교류 확대 공감대 높여야 

최근 10여년 동안 제주방문 중국관광객과 도내 거주 중국인이 늘고, 중국자본투자 유치도 증가하는 등 교류가 활발해졌다. 하지만 도민사회가 중국인을 바라보는 부정적 시각이 커졌다.  제주가 성장하기 위해서는 중국과 밀접한 협력유지가 필요하며, 앞으로 제주와 중국이 모두 만족하고 이득을 얻을 수 있는 새로운 관계정립이 필요하다. 

△제주 중국 경제교류 활발

최근 10년간 이뤘던 제주경제성장은 중국과 밀접한 관계가 큰 역할을 했다. 특히 제주관광객에 있어 중국인 관광객수는 66만6120명으로 지난해 전체 외국관광객 122만4382명의 절반이상을 차지한다.

2016년 306만명으로 증가했다가 2017년 사드사태 이후 중국정부의 단체관광객 한국여행금지조치로 급감했지만 여전히 2위인 일본 8만6334명과 비교해 압도적으로 많다. 사드정국이 점차 풀리면서 제주방문 중국관광객은 빠르게 회복하고 있다.

중국인 개별관광객의 1인당 소비액은 132만7000원, 중국인 단체관광객이 1인당 100만5000원으로 내국인관광객 개별 59만6000원과 단체 25만4000원보다 3~5배 많아 파급효과도 크다.

제주 관광당국이 중국이외의 시장다변화를 추진하고 있지만 동아시권에서 확장하지 못하는 현실을 감안하면 중국을 대체할 해외관광시장을 찾기 힘든 실정이다.

제주는 중국 등 해외자본 유치를 통해 대규모 개발사업을 추진했다. 제주지역 외국인 투자실적은 2012년 3억6900만달러에서 2013년 15억700만달러로 급증했고, 2017년 10억8900만달러로 매년 10억달러 이상을 유치했다. 

하지만 중국인 투자 급감으로 인해 지난해 1억3700만달러로 전년보다 87.4%(9억5200만달러)나 떨어졌다. 

지난해 우리나라에 대한 중국의 직접투자 신고금액은 27억4300만달러로 전년 8억900만달러보다 3배 이상 급증한 것을 감안하면 제주에 대한 투자메리트가 상실했다.

△부정적 인식 확산 양국 관계 흔들

최근 3~4년간 도민사회에서 중국에 대한 부정적 인식이 강해지고 있다. 중국인들이 제주토지를 잠식하고, 난개발을 부추기며, 중국관광객은 면세점 등 특정업계만 이익을 주는 등 득보다 실이 많다고 여기고 있다.

제주도정 역시 이러한 분위기에 편승해 투자유치 당시 없었던 규제를 만들어 강제하는 등 일관성을 잃은 정책을 추진, 해외투자자(기업)들의 대외신뢰도를 떨어트렸다. 2017년 중국인 살인사건 이후 중국에 대한 비판적 여론이 더욱 거세졌다.

최근 제주와 중국의 관계에 대해 과도기적 상황이며, 도민들은 중장기적인 관점에서 객관적인 시각으로 판단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중국에 대한 막연한 적대감은 금물이며, 앞으로 중국과의 교류에 있어 부작용을 최소화하면서 효과를 높일 수 있는 방향으로 관계정립을 모색해야 한다.

제주가 지속적으로 성장하려면 중국과의 밀접한 관계를 유지해야 하고, 그동안의 부정적 인식을 해소하기 위해 상호존중과 상생공존을 전제로 한 재정립이 필요하다.

중국은 시진핑 주석 2기에 돌입하면서 국가 전략프로젝트로 일대일로(一帶一路)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특히 일대일로 사업 일환으로 동남아에서 서남아를 거쳐 유럽과 아프리카까지 이어지는 21세기 해양실크로드 구축을 추진하며, 최근 동쪽 연장에 적극 나서고 있다. 

제주는 한반도를 거쳐 일본까지 이어질 수 있는 만큼 중국 일대일로의 동진정책을 발전전략으로 연결시킬 고민이 필요하다.

제주도가 한-중 경제무역협력 시범구역 등을 조성해 양국 경제교류의 교두보 역할을 하고, 민간주도형 경제협의체를 활성화시켜야 한다는 의견도 제시되고 있다.

특히 제주와 중국은 문화·사회교류에 앞서 경제교류가 우선시되면서 양측이 인식과 생활관 차이 등을 이해하지 못한 채 오해와 갈등의 골이 깊어진 측면이 있다.

또한 제주에 거주하는 중국인은 1만4345명으로 전체 인구의 2%를 차지하는 등 사회구성원으로 인정할 수 있는 공감대도 필요하다.

경제교류와 함께 인문교류를 더욱 증진시키면서 친밀감과 신뢰도를 높이고, 상호이해 관계를 강화해야 한다. 김용현 기자

※ 도움말=백진욱 제주한라병원 신경외과 과장 

제주연구원 중국연구센터장 정지형

최근 중국을 방문했던 분들이 공통적으로 하는 말이 '중국이 예전이랑 많이 달라졌다' '중국을 갈 때마다 늘 새롭다' 라고 말한다. 하지만 많은 도민들이 중국을 바라보는 시각이 크게 달라진 것이 없는 듯하다. 아직도 제주와 가까운 인구가 많은 큰 시장으로만 생각하고 있다. 중국을 아직 한국보다 발전하지 못한 국가라고 생각하는 인식도 있다고 생각된다. 

사드 보복으로 인해 '한한령' '한국관광금지 조치' 등으로 제주뿐만 아니라 한국 경제전반에 큰 파장을 일으켰다. 하지만 단체관광객에 대한 정부의 규제 외에 개인에 대한 자유여행에는 문제가 없다. 제주의 관광업계에서는 많은 고민이 있다. 제주도는 분명 수려한 자연풍경을 지닌 아름다운 섬이다. 하지만 그 외 어떠한 부분에서 중국인들을 사로 잡을 수 있을까. 풍경과 면세점 쇼핑을 제외하면 어떤 것을 할 수 있을지 의문이다. 국내 관광객에게도 외면 받는 것을 중국 관광객들에게 권할 수는 없을 것이다. 

중국인들이 무엇을 원하는지에 대한 솔루션이 필요하다. 단순히 중국인 저가관광 근절을 위한 제도의 변화보다는 저가관광도 수용하고, 럭셔리 여행자를 위한 상품 발굴도 필요하다. 앞으로 중국 아웃바운드 관광객 수는 급속히 증가할 것이고, 소비의 증가와 맞물려 진정 새로운 특수 소비층으로 주목해야 하며, 이에 따른 충분한 대비가 필요하다. 

중국과 한국, 중국과 제주는 서로 의존하는 부분이 크다. 하지만 단순히 한국과 제주라는 브랜드를 앞세우고는 중국시장에서의 경쟁력에 대한 한계가 존재한다.

제주는 중국 지방정부와의 교류를 활발히 할 필요가 있다. 지자체 간의 교류는 지방정부가 중심이 되는 활동으로 최근 중요성이 강조되고 있다. 또한 중국 연구관계자들에 따르면 중국 중앙정부는 지방정부들의 한국과의 교류를 적극 지지한다고 한다. 

중국인들의 마음을 붙잡는 것, 즉 그들이 가지고 있는 제주에 대한 호감은 계속 지켜나갈 필요가 있다. 최소한 아직까지는 중국인들의 한국과 제주에 대한 문화와 제품 등에 대해 수요가 있으며 나름 긍정적인 인식이 있다. 

단순히 '제주'가 가진 이미지 재창출을 통해 새로운 시각에서 새로운 전략으로 중국의 틈새시장에 진입한다면 충분한 기회가 있다고 생각된다. 진정 '중국인들이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누구를 대상으로 할 것인지' 등에 대한 고민과 이에 대한 해법이 필요하다.

앞으로 다양한 분야에서 어떻게 제주라는 긍정적인 경험을 확대 재생산 할 것인지, 어떠한 방식으로 중국인들의 마음에 더 다가갈 것인지에 대한 고민이 필요한 시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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