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내 집 앞마당에도 이렇게 쓰레기를 버릴까요. 정말 해도 해도 너무하네요"
우리나라에서 쓰레기 처리 문제는 하루이틀 골칫거리가 아니다. 특정지역에 국한된 문제도 아니다. 1.7초마다 5t 트럭 한 대 분량의 쓰레기가 밤낮없이 생기며 더 이상 쓰레기를 매립할 곳을 찾을 수 없을 만큼 심각한 단계에 도달해 있다.
제주도내 고기잡이 어선들이 항 포구에 입항을 하면서 해양쓰레기 및 생활 쓰레기로 몸살을 앓고 있다.
지난 8일 서귀포시 성산읍 성산·오조리 포구 일대 해안가를 확인한 결과 생활쓰레기, 페트병, 어선에서 사용하는 플라스틱 용기, 해조류, 스티로폼 등 각종 쓰레기들이 쌓여 있었다.
일부 인근 어민들은 어구를 새것으로 교체하면서 기존에 사용했던 어구를 폐기처분 하지 않고 항 포구를 중심으로 쌓아놓고 있었다. 특히 올레 코스 및 성산~오조 지질 트레일의 출발은 성산포항 회전교차로에서 갑문을 지나서 오른쪽에 보이는 '오조 해녀의 집' 부근 주차장으로 관광객들이 많이 몰리는 항 포구 일원의 공터에도 폐그물을 비롯한 쓰레기들이 흉물스럽게 방치돼 있어 미간을 찌푸리게 했다.
어선에서 버린 쓰레기가 쌓여 있는 곳 바로 옆에는 많은 어선들이 정박하고 있어 쓰레기에 담뱃불 등으로 인한 화재가 발생하면 어선들이 화재로 손실 되는 대형 화재 우려도 큰 상황이다.
이처럼 제주의 항 포구일대에서 불법 쓰레기 투기가 이뤄지면서 청정 제주 관광 이미지가 훼손, 쓰레기 불법 투기 근절을 위한 대책 마련이 요구되고 있다.
관광객 박모씨(53·부산시 사직동)는 "해안가·항 포구 일대에 온갖 쓰레기가 방치되면서 눈살을 찌푸리게 만들고 있다"며 "제주의 이미지가 더 나빠지기 전에 행정당국의 빠른 조치를 했으면 한다"고 지적했다.
'깨진 유리창의 법칙'을 굳이 거론하지 않더라도 누군가가 먼저 버리면 그런 줄 알고 뒤따라서 버리려고 한다.
하지만 불법과 무질서라는 깨진 유리창을 자율과 시민의식이라는 새 유리창으로 갈아 끼운다면 항 포구 역시 맨하튼의 기적이 일어날 수 있을 것이다.
지역 주민 김씨는 "깨진 유리창 법칙처럼 쓰레기를 방치해 놓으면 관광객 및 선원들이 '이 곳에는 쓰레기를 버려도 되는구나'라고 생각해 마구 버리는 경향이 있다"면서 "관광객 및 선원들에게 틈을 주지 않는 게 가장 효과적이라는 것을 수 년 간의 경험을 통해 체득했다"고 말했다.
생소한 문제가 아니고 매번 되풀이되는 해안가 쓰레기 문제가 과거에도 지금에도 우리의 눈살을 찌푸리게 하는 일로 존재한다면 모두가 반성해야 할 숙제다. 특히 일부 어민이 어구를 새것으로 교체하면서 기존 사용하던 어구를 그냥 방치해 둔 것은 단속을 통해서라도 근절돼야 할 문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