馟(도)·栖(서)·關(관)프로젝트<9> 전주시 온두레공동체 사업

이웃이 필요한 것 찾아 실천하는 지속가능한 공동체
‘같이 살자’큰 틀 아래 마을·창업 등 색깔 다양화
공동체간 연계 통한 협업사업 진화까지 시너지 키워

‘우리가 가진 능력과 시간으로 할 수 있는 일이 없을까’누구나 평범하게 꿈꾸는 일이 현실이 되면서 ‘행복’이라는 시너지 효과를 만들었다. 전주도시혁신센터에서 만난 박옥선 나눔DREAM돌봄교육연구센터 대표는 “처음에는 서로 ‘이랬으면 좋겠다’말하는 수준이었다. 교육을 받고 방법을 알고 나니 ‘뭔가 될 것 같다’로 뭉치게 됐다. 지금은 하고 싶은 것이 많아져서 고민”이라고 웃었다.

△ ‘뭔가 될 것 같다’의 기적

전주시는 지난 2015년 ‘사람 중심의 지속가능한 전주형 공동체 육성’을 내걸고 온두레 공동체 사업을 시작했다.

서울특별시의 마을만들기 사업이나 수원시의 마을르네상스사업과 유사한 형태지만 전주시의 온두레공동체는 사람을 중심에 두면서 차별화했다.

이웃과 함께 필요한 것을 찾고 이야기하고 실천하는 공동체를 유도하고 지원해 자생력을 만들어준다는 목적은 같지만 ‘같이 살자’를 얹었다.

박 대표는 “처음에는 공동육아를 위한 소규모 모임이었다. 제법 자리를 잡았다 싶어 온두레 공동체 사업에 신청을 했지만 처음은 탈락했다”고 털어놨다. 성격이 맞지 않는다는 것이 이유였다. 작은도서관에서 자원봉사를 했던 경험을 ‘지역에 나눠보자’는 선한 의도였지만 전체 사업 내용이 학원과 유사하다는 지적을 받았다.

그렇다고 포기할 수는 없었다. 박 대표는“센터 교육 프로그램에 참여하고 컨설팅을 통해 2017년 재도전했다”며 “지금은 하는 일에 보람을 확인할 수 있을 만큼 수익도 생겼다. 마을기업이 목표”라는 당찬 포부도 귀띔했다.

박 대표의 나눔DREAM돌봄교육연구센터는 전주시 송천동에 기반을 두고 있다. 5000세대가 넘는 아파트 단지가 중심이지만 기존 마을과 유입세대(주공 2000세대)간에 거리감이 적잖았다.

경력단절 30대 엄마 그룹은 강했다. 아이라는 연결고리 밖에 었지만 재능과 시간이라는 잉여 자원을 적절히 활용하며 꿈을 현실로 옮겼다. 공동육아는 돌봄교실이 됐고 마을교육공동체로 자랐다. 회원들이 교육 관련 자격증을 따면서 프로그램도 다양화해졌다. 마을학교 지정도 받았다.

박 대표는 당장 사업으로 ‘똑똑 놀이터’를 구상하고 있다. 아파트별로 활동가 10명만 모여도 가능한 사업이다. 맞벌이 가정이 늘면서 혼자 있는 시간이 늘어난 아이들을 위해 ‘동네 이모’를 만들어 주자는 취지를 담고 있다. 축제 위주 프로그램을 꾸려보기도 했지만 호응만큼 민원도 있었다.

박 대표는 “뭐가 필요한 지 아니까 가능한 것 같다”고 말했다. 처음 공동체를 시작할 때만 해도 도서관에서 모임을 가졌었다. 모임터가 필요해 수소문하던 차에 마을협동조합 관계자가 ‘빈 공간’을 내줬다. 전주시가 추진하는 사업이나 지원 정책에 대한 정보도 공유했다. 알고 나니 마을에서 써보고 싶어졌다. 생각에 머물던 것을 전주도시혁신센터가 구체화할 수 있게 했다.

박대표 외에도 온두레공동체를 통해 만들어진 그룹은 지역에 선한 영향력을 있다. 이주민들이 모여 손재주를 나누다 만든 수공예공동체도 있고, 드론 촬영을 취미로 모였던 동호회가 마을 사업을 한다. 야외 텃밭과 농산물 마을장터를 운영하는 ‘행복을 나누는 어울림’, 지역 문화재지킴이 활동 중인 ‘소나무’ 등 다양하다.

△ 연대·부조의 상호작용 씨앗으로

“교육을 얼마나 받았는지 몰라요. 처음에는 왜 자꾸 불러대냐 싶기도 했는데 그 것이 다 꿈을 이루는데 도움이 됐다”는 박대표의 말은 온두레공동체가 얼마나 단단한지 보여준다.

온두레공동체라는 큰 틀 아래 마을공동체와 창업공동체가 있다.

마을공동체는 같은 지역(동, 아파트, 마을)안에 주민 20명 이상 모여 함께 마을에 대해 고민하고, 마을의 경제, 문화, 복지, 자치 등 자립적인 마을 단위의 활동을 하는 형태다.

창업공동체 사업은 전주에 사는 주변 지인 5명 이상이 모여 함께 취미와 특기를 살려 사업 수익성을 만들어내는 과정을 지원하는 형태다.

기획력과 가능성은 물론 의지를 중요시 한다.

디딤-이음-희망 등 단계별로 자생력을 가질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 공동체 사업에 ‘도전’하는 디딤단계에 이어 성장 잠재력을 지속화하는 이음 단계를 거치면 지속가능한 공동체 활동을 일정 부분 완성하는 희망단계에 닿는다. 단계별로 평가를 통해 계속 지원과 탈락을 결정한다.

온두레공동체를 만드는 것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서로의 특징과 장점을 살려 서로 연계해 마을 축제, 생활문화, 공예, 식품, 주민자치 등의 사업을 진행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온두레공동체 삼삼오오 사업’등 연계 프로그램도 꾸린다.

연대와 부조라는 상호작용을 지원 사업으로 연결한 모델로 3개 이상의 공동체가 하나의 팀을 꾸려 각각의 개성과 능력을 발휘해 별도의 사업을 추진하라는 미션에 총 7개 사업이 선정됐다.

예를 들어 ‘떼알’ 공동체의 도시텃밭에서 아이들이 직접 수확한 재료들을 활용해 지역 작은도서관에서 ‘건강한 이야기’ 공동체와 함께하는 요리체험 교육을 운영하고, 노송동 ‘천사마을 사람들’ 공동체와 어르신들이 모여 동극공연을 하는 ‘어울림동극’ 공동체, ‘동화나래’ 공동체는 협업을 통해 노송동 얼굴 없는 천사의 아름다운 이야기를 공연프로그램을 제작 해 지역 어르신들을 대상으로 공연하는 ‘전주 얼굴 없는 천사 나눔 사랑 공연’을 진행한다.

박 대표는 “이 일을 하지 않았다면 도시혁신센터도, 함께 일할 수 있다는 것도, 내가 생각하는 것이 지역에 긍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것도 몰랐을 것”이라며 “서로에게 필요한 존재가 된다는 것이 마을을 살게한다”고 정리했다.

나눔DREAM돌봄교육연구센터는 회원제로 운영한다. 매년 3만원을 내는 정회원이 33명, 후원회원이 45명이다. 이 중 몇몇은 송천동으로 이사를 했다. ‘여기에 내게 도움이 되는, 내가 도와줄 수 있는 뭔가가 있어’가 만든 효과다.

저작권자 © 제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