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귤대란은 급기야 한라산 천연보호구역까지 몸살을 앓게 하고 있다.판로가 막힌 저장 감귤들이 골짜기 가득 버려지고 있음이 그것이다.버리는 농심도 안타까운 일이지만 버려진 양심 또한 문제가 아닐 수 없다.

 보도에 따르면 한라산 천연보호구역인 돈네코 골짜기가 감귤로 뒤덮히고 있다.감귤값이 폭락하면서 감귤을 저장해온 일부 농가와 상인들이 마구잡이로 버리고 있어서다.이곳에 버려지는 감귤만도 어림잡아 수십톤 규모에 이른다고 하닌 그 후유증이 장차 어떨런가는 짐작이 가고도 남는 일이다.

 그동안 처리전망이 불투명해지면서 야산이나 도로변 등 곳곳에 감귤을 버리는 일들은 얼마든지 있었다.인적이 뜸하고 자동차가 진입할 수 있는 곳이면 어디서든지 목격할 수 있는 일들이다.하지만 천연보호구역인 돈네코 계곡까지 감귤더미로 뒤덮힌다는 것은 상상을 초월하는 일로,보통 심각한 일은 아니다.당장 버려진 감귤이 썩어가면서 일대의 악취는 물론 계곡의 물을 오염시킬 것이 뻔한 일이기 때문이다.사정이 그러함에도 이를 방치하고 있는 당국의 처사는 도무지 이해가 안간다.성난 농심이 아무리 두렵기로서니 그것이 나몰라라 할 수 있는 일인가.한바구니도 아니고 수십톤의 양이 쌓이도록 당국은 도데체 무엇을 했는지 따져 묻지 않을 수 없다.

 물론 근본적인 처리대책이 없이 버리는 농심과 단속을 외면하는 공무원들만 탓할 수는 없는 일이다.작금의 감귤대란이 보통 난리가 아닌만큼 충분히 예견되는 일들이었다.하지만 예견된 일이였기에 이에따른 대책 또한 마련이 됐어야 했다.달리 방법이 없다면 당국이 감귤을 버릴 적당한 장소를 마련 해줬어야 했다.되살리기가 싫은 기억이지만 과거에 그랬던 것처럼 땅을 파고서라도 파묻을 자리를 마련줘야 하는 것 아니냐는 주장이다.감귤 이미지 관리를 위해 그럴수 없다는 일각의 지적이 있는 것을 모르지 않는다.하지만 농산물을 버리는 일은 외국에서도 얼마든지 볼수 있는 일들이다.외국의 포도농사가 그렇고 토마토 농사 또한 그렇다.

현실은 현실대로 수용,당국이 발벗고 나서 버릴 곳을 마련해 줘야 한다.그렇지 않으면 제2,제3의 돈네코의 속출은 뻔한 이치다.대망의 새천년벽두부터 제주 산야 곳곳이 감귤 ㅆ는 악취로 진동하기 전에 대책을 서둘러 강구해야 할 것이다.<<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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