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주에는 추석을 앞두고 전통 벌초일(음력 8월 1일)을 전후로 조상 묘를 찾아 가족, 문중별로 벌초를 하는 문화가 있다.
이를 '소분' 혹은 '모듬 벌초'라고 한다.
또한, 제주도 속담에 '추석 전에 소분을 안 하면 조상이 덤불을 쓰고 명절 먹으러 온다'라는 말이 있다.
이 말들은 조상의 음덕을 기리는 가장 중요한 명절인 추석 전에 벌초를 해야 한다는 뜻이다.
벌초란 조상 묘의 풀을 베어 정리하는 풍속으로 '금초'라고도 한다.
벌초는 1년에 두 번, 봄과 가을에 한다.
봄에 벌초 할 때는 성묘와 함께 진행하는 경우가 많지만 가을에는 추석 전 미리 벌초를 해두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벌초문화도 세월의 소용돌이를 벗어나지 못했다.
시대의 흐름에 따라 벌초풍경도 급변하고 있다.
1인 가구 증가와 핵가족화, 농촌인구 감소, 고령화 등으로 가족 구성원의 참여율이 떨어지고 젊은 층의 기피현상이 심화되면서 "벌초대행" 서비스가 활성화 되고 있다.
벌초 시즌에는 도로주변에 벌초대행업체라는 현수막이 자주 눈에 띤다.
2000년대까지만 해도 도내 학교들은 매년 음력 8월 1일 임시 휴교했다.
학생들이 벌초에 참여하도록 배려한 것으로 도민 사회에서 벌초 참석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대변하는 단적인 예다.
하지만 직장인을 고려해 벌초 날짜가 주말로 바뀌면서 2010년 이후 벌초방학은 역사 속으로 사라졌다.
벌초 철에는 벌 쏘임도 주의해야 한다.
이 시기 벌들은 활동력과 식욕이 왕성해진 반면 꽃은 적다보니 공격적으로 변한다.
벌초 전 산소 주변에 벌집이 있는지 확인하는 것은 필수다. 벌을 자극할 수 있는 향수나 화장품 사용은 피해야 한다.
벌에 쏘일 경우 손톱이나 얇은 카드로 벌침을 제거한 뒤 얼음찜질을 하면 도움이 된다.
예초기 안전사고 예방을 위해 안전수칙도 잘 숙지해야 한다.
작업 전에는 반드시 신체를 보호할 수 있는 안면보호구, 보호안경, 무릎보호대, 안전화, 장갑 등 보호 장비를 철저히 착용한다.
예초 작업 중에는 돌과 나뭇가지, 금속파편 등이 튀어 위험하니 작업 반경 15m이내에는 가까이가지 않아야 한다.
특히 작업 중 예초기 칼날에 이물질이 끼었을 때는 반드시 예초기 동력을 차단하고 장갑을 낀 후 제거해야 한다.
사고가나면 바로 119로 신고해 응급환자의 상태를 자세히 말하고 지시에 따라 응급처치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