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26일~이달 5일 송당 796.5㎜·구좌 670.5㎜ 등 기록
신례 시간당 강수량 118.5㎜...정체전선 영향 집중호우 잦아

정체전선상에서 발달한 비구름의 영향으로 지난달 말부터 이달 초까지 계속됐던 제주지역 '가을장마' 기간 여름장마 못지 않게 많은 비를 뿌린 것으로 나타났다.

가을장마는 여름장마와 달리 기상청이 사용하는 공식 용어가 아닌데다 별도의 기간도 잡지 않아 정확한 분석은 어렵지만 기간을 기준으로 한 강수량은 여름 장마에 필적했다.

제주지방기상청에 따르면 폭염이 지나 북태평양고기압이 수축하는 지난달 말부터 제주는 정체전선의 영향을 받아 이달 초까지 비가 내리고 그치기를 반복했다.

본격적인 가을장마가 시작된 지난달 26일부터 이달 5일까지 11일간 기상관서 지점 강수량을 보면 제주(북부) 305.4㎜, 서귀포(남부) 323.6㎜, 성산(동부) 431.6㎜, 고산(서부) 431.0㎜ 등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자동기상관측장비(AWS) 측정 기준으로 송당 796.5㎜, 한라산 성판악 716.5㎜, 구좌 670.5㎜, 태풍센터(서귀포 남원읍 한남리) 659.5㎜, 성산수산 630.0㎜ 등의 많은 비가 내렸다.

특히 여름에서 가을로 넘어가는 시기 남쪽의 따뜻한 공기와 북쪽의 찬 공기가 힘겨루기를 하면서 시간당 30㎜ 이상의 국지성 호우가 잦았다. 

실제 지난 2일 제주도 동부지역 폭우로 시간당 강수량이 송당 86㎜, 구좌 79.5㎜를 기록했는가 하면 지난 4일에는 제주도 남부지역에 시간당 100㎜가 넘는 폭우가 쏟아져 시간당 강수량이 신례 118.5㎜, 태풍센터 118㎜를 기록했다.

반면 올해 제주도(제주·서귀포 평균) 여름장마는 6월 26일에 시작해 7월 19일에 끝났다.

올해 여름 장마기간은 24일로 평년(32일)보다 8일 짧았다. 장마기간 강수일수도 13.5일로 평년(18.3일)보다 4.8일 적었다.

이 기간 강수량은 475.3㎜(제주시 430.8㎜, 서귀포 519.8㎜)로 평년(398.6㎜)보다 많은 것으로 분석됐다.

올해 가을장마가 11일 정도 이어졌던 점을 감안하면 여름 장마보다 짧은 기간에 특정지역을 중심으로 더 많은 비가 쏟아진 셈이다.

기상청은 "8월말 북태평양고기압이 수축하는 단계에서 남쪽으로부터 유입된 고온다습한 공기와 북쪽의 찬 공기가 만나 남부지역에 정체전선이 만들어지는데, 이때 발달한 비구름 영향으로 집중호우가 잦았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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