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 찾아가는 인성아카데미 11. 서귀포고등학교
제민일보·교육청 주최…이길주 제주대 철학과 교수 강의
“능동적인 사람은 삶을 생각·정리·계획·운영할 수 있어”
서로 존중하지 않으면 차별이 많아져…상대방도 생각해야
제민일보사(대표이사 사장 김영진)와 제주특별자치도교육청이 공동으로 진행하는 ‘2019 찾아가는 인성아카데미’가 30일 서귀포고등학교(교장 정성중) 1학년 1반 교실에서 학생 15명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이날 강사로 나선 이길주 제주대 철학과 교수는 학생들과 자유롭게 질문과 대답을 주고받는 ‘철학하기’를 통해 배려의 진정한 의미를 이해하는 시간을 가졌다.
절제의 미덕
“여러분 인성이 뭐죠”
“제 친구 이름이요” “성격” “성품” “인격” 인간의 성정입니다”
이길주 제주대 철학과 교수의 ‘철학하기’는 어떤 한 가지 주제에 대해 꼬리에 꼬리를 무는 질문과 대답으로 진행된다.
“동물과 인간의 차이는 뭐죠”
학생들은 이에 대해 절제, 휴식, 욕구, 돈(경제력), 분노 등 다양한 대답을 내놨다.
이 교수는 절제에 대한 개념을 자세하게 풀어가며 “인도의 간디는 인종·계급차별에 대한 투쟁으로 인도를 바꾼 분이다”며 “단식투쟁은 하나의 목적을 위해 부수적인 것을 절제하는 것이다. 절제의 가장 큰 미덕은 도덕적인 내용이 포함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교수는 절제와 관련해 학생들이 관심을 갖고 있는 ‘사랑’에 대한 주제로 넘어갔다.
이 교수는 “청소년 시기에는 성에 대한 호기심이 많을 때지만 그것을 다 충족시키면 범죄가 많아질 수 있고 성장호르몬에도 좋지 않은 영향을 준다”며 “성에 집중하면 공부나 다른 생활을 영위하기 힘들다”고 설명했다.
또 ’사랑하다’와 ‘사랑에 빠지다’의 차이에 대한 대화를 통해 “사랑하다는 능동적인 개념이고 사랑에 빠지다는 수동적인 개념”이라고 공감대를 형성했다.
이와 함께 이 교수는 “어떤 사람을 사랑하는 데 돈, 외모. 시간, 용기, 책임감이 필요하다. 책임감은 남자와 여자가 똑같이 필요하다”며 “사랑하는 사람을 대하는 태도로 배려와 존중이 가장 중요하다”고 말했다.
배려는 마음을 나누는 것
학생들은 좋은 인성의 특징으로 예의, 밝다, 배려, 존중, 봉사, 친절 등으로 답했다. 그 중 다수의 학생들이 배려를 꼽았다.
이 교수는 배려의 개념을 설명하기 위해 “다른 사람의 이익을 위해 내 이익을 고려하지 않는 것은 배려가 될 수 있을까”라는 새로운 질문을 던졌다.
그러면서 “예를 들어 지금 여러분은 세끼를 굶었고 선생님도 한끼를 굶어서 배가 고프다. 나눠 먹기는 너무 부족한 도시락이 한개 뿐이다. 이럴 때는 어떻게 하면 될까”라며 학생들의 생각을 물었다.
이 교수 “이익은 꼭 물질적인 것만 아니라 마음을 나누는 것도 포함된다”며 “이런 상황에서 배가 고픈지 선생님께 물어보면 된다. 선생님은 학생들을 위해 기꺼이 양보할 수 있다”고 말했다.
또 “배려는 누군가와 마음을 나누는 것으로 상대방에 대한 존중이 없으면 배려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이어 배려와 직결되는 존중에 대한 대화도 이어졌다.
이 교수는 “존중은 나와 너를 동등하게 보는 것으로 스스로 자신을 존중할 수 있는 사람이 돼야 한다”며 “나를 아끼는 사람, 나를 합리적·도덕적으로 볼 수 있는 사람,
도덕적으로 절제가 된 사람, 능동적인 사람이 돼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 교수는 “능동적인 사람은 자신의 삶을 생각해보고, 정리해 보고, 계획하고, 계획대로 운영할 수 있다”며 “능동적인 삶을 통해 나를 존중하는 사람이 될 수 있고 나를 존중할 때 타인을 존중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우리는 모두 똑같이 태어났는데 서로 존중하지 않으면 차별이 많은 사회가 되고 여러분도 차별의 대상이 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이날 철학하기 강의에 대해 학생들은 “인성에 대해 많은 것을 배웠습니다” “존중이라는 단어가 많이 생각납니다” “저를 더 잘 알아야겠습니다” “남을 잘 도와줄게요” “상대방을 배려하겠습니다. 방법은 먼저 물어보겠습니다” “능동적인 사람으로 바꿔나가겠습니다” “나를 아끼는 방법을 배웠습니다” “왜 자신을 중요하게 여겨야 하는지 꼬리에 꼬리를 무는 질문을 통해 알게 됐습니다”라며 다양한 소감을 피력했다. 김정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