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 찾아가는 청소년 칭찬아카데미 4. 제주중앙중학교

제민일보사와 제주도가 공동 주최하는 ‘2019 찾아가는 청소년 칭찬아카데미’가 1일 제주중앙중학교 1학년 2반 교실에서 학생 30명을 대상으로 열렸다. 김정희 기자

제민일보·도 주최, 이길주 제주대 철학과 교수 강의
‘나는 어떤 사람이며 어떤 사람이 되고 싶은가’주제
“사람들의 생각은 틀린 것이 아니라 다른 것” 강조

제민일보사(대표이사 사장 김영진)와 제주도가 공동 주최하는 ‘2019 찾아가는 청소년 칭찬아카데미’가 지난 1일 제주중앙중학교(교장 정희봉) 1학년 2반 교실에서 학생 30명을 대상으로 열렸다. 이날 칭찬아카데미 강사로 나선 이길주 제주대 철학과 교수는 학생들과 자유롭게 질문과 대답을 주고받는 ‘철학하기’를 통해 ‘나는 어떤 사람인가’를 생각해보는 시간을 가졌다.

인품은 사람의 됨됨이

“여러분, 나는 어떤 사람인가요”

이길주 제주대 철학과 교수는 질문으로 강의를 시작했다.

학생들은 “나는 모든 사람에게 베푸는 사람이고, 얼굴이 잘생겼어요” “착하고 잘생겼고 귀여운 사람입니다” “평범한 사람입니다. 특이한 점이 없는 다른 사람하고 똑같은 사람입니다” “어른에게 예의가 바른 사람입니다” “운동을 잘합니다, 달리기요” “음식을 아주 사랑하는 사람입니다” “남의 말을 귀담아 잘 듣는 사람입니다” “공부를 잘하고 운동도 잘해요. 다 잘해요” “남을 배려하는 사람입니다”라고 다양하게 대답했다.

이 교수는 “인품은 사람의 됨됨이라고 하는데 여러분의 대답 중에서 사람의 됨됨이와 관련된 덕목은 뭐가 있을까요”라고 다시 물었다.

학생들은 베푸는 사람, 예의 있는 사람, 착한 사람을 꼽았다.

이 교수는 “착한 사람은 어떤 사람일까요”라고 다시 질문을 던졌다.

학생들은 남들이 봤을 때 도움이 되거나 그 사람이 남들을 먼저 도와주는 사람, 누군가를 행복하게 해주는 사람, 자존감을 무너뜨리지 않는 사람, 예쁜 사람, 마음이 착한 사람 등 각자 의 생각들을 피력했다.

이 교수는 또 “우리는 사람의 됨됨이를 갖출 수 있도록 계속 노력하는 존재입니다. 그런데 왜 우리는 인품을 갖춰야 할까요”라고 되묻자 “사람답게 살기 위해서요”라는 대답이 이어졌다.

이 교수는 주제를 ‘행복’으로 바꿔 “그럼 행복은 뭘까요. 만족감을 느낄 때 행복하다고 할 수 있는데 여러분은 어떨 때 행복감을 느끼나요”라고 물었다.

이어 “스스로 생각해서 어려운 문제를 풀었을 때처럼 뭔가 성취했을 때 행복감을 느낀다”며 “잘 모르면 다른 사람에게 물을 수도 있고 문제에 부딪힐 수도 있다. 하지만 그 과정에서 만족감을 느낄 수도 있다”고 말했다.

또 “착한 사람만 되었을 때는 이런 성취감을 느낄 수 없고 올바르다고 생각한 것을 이뤄냈을 때 성취감을 느낄 수 있다”고 덧붙였다.

올바름의 기준

이 교수는 ‘착하다(善)’는 의미에 대해 “친구가 배가 고프다고 해서 밥을 주는 것은 좋은 행동이지만 건강상의 이유로 일주일 단식을 하는 친구에게 밥을 주는 것은 부작용이 있을 수 있다”며 “상황에 따라서 선(善)은 달라지는 데 그것을 배려라고 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올바른게 무엇인지 알기 위해 정보, 지식, 인성, 경험(성찰) 등이 필요하다”며 “올바름은 자기 자신이 판단해야 한다. 내가 누구보다 내 자신에 대해 잘 알기 때문이다”고 강조했다.

이 교수는 “어른들 말을 무조건 잘 듣는 사람은 착한가요”라고 묻고 “남의 말을 무조건 잘 듣기만 하면 나중에 자기 스스로 생각할 힘이 없어지고 누군가에게 끌려서 가야 된다. 착하기 보다는 나는 왜 그래야 되는지 본인 스스로 생각하고 본인이 스스로 납득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 교수는 “예의의 기본은 양심이 있어야 되고 법을 잘 지켜야 된다. 사고력도 필요하고 지식도 필요하다”며 “예의란 너와 나의 관계를 유지하기 위해 필요한 것으로 최소한으로 지켜야할 도덕적인 행동이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위에서 말한 모든 덕목을 얘기하는 데는 기준이 필요하다”며 “심지어 올바름조차도 상황에 따라 달라질 수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 교수는 “사실판단은 팩트를 통해서 하기 때문에 정답이 있지만 가치판단은 각자가 다를 수 있다”며 “올바름을 생각할 때는 가치판단과 사실판단을 정확하게 구분할 수 있어야 한다”라고 설명했다.

또 “사람의 생각은 틀린 것이 아니라 다른 것이다”며 “많은 얘기를 할 때 차이가 무엇인지 구분하는 작업들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학생들은 이날 강의에 대해 “1학년을 대표해서 우리 반이 강의를 들었는데 인성의 본질을 정확하게 알게 됐고 생활에 활용할 수 있게 돼서 기쁘다” “인성에도 기준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됐다” “생각할 수 있는 시간이 되었다. 과연 착하다는 게 뭘까 다시 생각하게 됐다”는 등 소감을 밝혔다. 김정희 기자

지난 9월 2학기 상담주간에 열린 '생명존중 캠페인'. 제주중앙중학교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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