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련 도민기자

크리스마스하면 먼저 떠오르는 단어가 눈이다. 노래가사처럼 흰 눈 사이로 썰매를 타고 달리는 기분은 생각만 해도 짜릿하다. 그러나 제주에서 흰 눈을 볼 수 있는 기회는 흔치않다. 특히 크리스마스를 맞아서 본다는 건 아주 특별한 일이다.

혹시 그런 특별함을 찾는 사람들이 있을까해 한라산을 올라봤다. 주말에 비해 어리목코스로 한라산을 오르는 사람들은 많지 않았다. 중국관광객 한 팀과 포항에서 왔다는 산악 팀과 2~3명이 짝을 이룬 개인 산행객들이 드물게 보였다. 

인천, 안양, 용인, 서울, 여수, 춘천 등 전국각지에서 오신 분들이 대부분이었다. 산타 복장으로 산을 오르고 있는 등산객도 눈에 띄고 사슴뿔 머리띠를 두른 분도 보여 크리스마스 분위기가 났다. 한라산을 오르는 이들의 공통된 바람은 크리스마스 날이니까 윗세오름에 가면 눈을 볼 수 있었으면 하는 희망이었다. 

김해에서 왔다는 최금래(27세)씨는 산타복장을 하고 있었다. 여행을 왔는데 제주의 상징인 한라산 정상을 꼭 올라보고 싶었다고 했다. 모 매장에 가서 산타옷도 구입하고 만반의 준비를 마쳤는데 어제저녁 음주를 즐긴 탓으로 몸을 생각해서 코스를 바꿨다고 아쉬움을 보였다. 

 강원도 인제에서 왔다는 이나경(57세)씨는 남편과 열흘 동안 제주여행중인데 크리스마스를 특별하게 즐기고 싶어 한라산행을 택했다고 했다. 강원도에서 눈을 자주 접하지만 한라산에서 보는 눈은 의미가 특별할거라 여긴다며 볼 수 있길 고대한다고 심경을 밝혔다.

용인에 살다가 제주에 온지 두 달째라는 황명숙부부는 가방에서 황금 뱃지가 살랑거렸다. 제주에 입도하자마자 올레길을 걸어서 완주를 마친 기념이라고 한다. 이제 오름과 한라산을 다니기 시작했다고 한다. 체력을 키워서 한라산 정상을 가는 게 인생의 소원이라고 했다. 어리목 안내소에서 윗세에 눈이 있는 걸 확인하고 출발했다며 주변에 가는 분들을 격려했다.

아이들을 데리고 나선 가족들도 보였는데 가족구성원 중 한명인 남편이나 아내가, 아빠나 엄마가 산을 좋아해서 같이하기 위해 나왔다는 대답이 돌아왔다.

산행이 힘든 분들은 어리목 광장에 마련된 '2020 제주윈터 페스티벌'을 즐기고 있었다. 여기서는 눈썰매장을 비롯해 유로번지점프, 컬링체험장, 전통놀이장등 모든 체험이 무료로 진행되고 있다. 제설기로 인공눈을 만들어 뿌려주기 때문에 눈도 볼 수 있다. 

제주윈터 페스티벌은 내년 1월 19일까지 진행되는데 어리목일대 기상상황에 다른 헹사장 운영여부를 인스타그램 또는 제주관광정보센터(064-740-6000)을 통해서 공지하고 있으니 참고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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