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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 지역 문화 인식 접촉면 확대 장치 활용제주'해녀'를 향유하다 6. '페칼롱간의 인도네시아 바틱 무형문화유산 교육과 훈련'
고 미 기자
입력 2020-01-05 (일) 17:20:28 | 승인 2020-01-05 (일) 17:24:07 | 최종수정 2020-01-05 (일) 17:24:07

무형유산 정책 핵심 '지속가능성' 지정후 관리 중요
계승자·감상자 동시 양성 필요 공감 장치 마련 고민
의지 확인·역할 부여 등 연동…'교육자 훈련'우선순위

무형문화유산 정책의 핵심에는 '지속가능성'이 있다. 이름을 건 박물관 같은 것을 지어놓고 대표성을 가진 것들을 문화재 등으로 지정하면 될 일 아닌가 하겠지만 큰 일 날 소리다. 유형문화유산 보존·관리는 지켜야 할 대상을 시각적으로 인지하는 것에서 출발한다. 무형문화유산은 머리보다 가슴이 먼저 움직여야 한다. 단순한 기․예능의 전승 차원이 아니라 지역문화 의미 생성 시스템의 토대로 가치를 재인식하는 과정을 거쳐야 한다. 여기에 시대가 요구하는 문화적 가치를 인정하고 공감할 때 비로소 설득력을 얻는다. 지정 이후가 더 중요하다는 얘기다. 무형문화유산의 계승자와 감상자를 양성하는 동시 작업을 무형문화유산 지속가능성의 중심에 두는 이유이기도 하다.

△페칼롱간의 어제와 오늘

'무형문화유산과 접촉 기회가 제한적이고 미래세대는 별다른 관심이 없다면'이란 공통의 전제 아래 많은 나라들이 보호조치 일환으로 학교 교육과정에 눈을 돌렸다. 하지만 많은 경우 현장 견학이나 체험 같은 단편적이거나 소극적인 접목에 그쳤다. '페칼롱간의 인도네시아 바틱 무형문화유산 교육과 훈련'은 그 이상도 가능하다는 점을 보여준다.

페칼롱간은 자바 동쪽 해안에 자리 잡은 인구 27만 2000여 명의 항구도시다. 바틱이 지역 경제의 중추 역할을 하면서 '바틱 도시'라는 별칭으로도 불렸다. 집마다 소규모 작업실을 두고 바틱 제작을 했을 정도였다. 지역을 상징하고 지탱했다고 하지만 시대 흐름을 거스를 수는 없었다. 싼 값에 생산이 가능한 공장제 바틱이 대량으로 시장에 나오고 다양한 소재의 수입 직물이 늘어나면서 오랜 시간 수고를 들여 제작하는 바틱 수요는 계속해 감소하게 됐다. 바틱을 '생계수단'으로 믿는 사람들은 점점 줄어들었다.

2006년 바틱 예술과 문화를 전문으로 하는 박물관이 페칼롱간에 문을 열었을 때만 해도 바틱이 지닌 풍부한 상징성과 전통성 등으로 '부흥'이라는 단어를 쓸 수 있을 줄 알았지만 현실은 반대였다. 바틱박물관을 찾는 방문객은 예상을 크게 밑돌았다. 공간을 중심으로 바틱 문화에 대한 대중의 관심 감소와 관련 기술 및 지식 전승의 어려움이란 문제 해결하려는 시도 역시 구전과 직접 경험 형태의 전통 전승 방법으로는 한계가 있었다. 

어떻게 하면 젊은 세대가 바틱 관련 작업과 문화에 관심을 가질 수 있을까 하는 고민의 끝에 학교와 연계를 시도했다.

△'박물관' 한계를 기회로

중심에 선 것은 바틱박물관이었다. '지역 과제를 학교 의무수업 과제로 포함시킬 수 있도록 한' 인도네시아의  '국가교육체계에 관한 특별법 20'이 적절하게 움직였다. 제도가 있다고는 하지만 중요한 것은 의지였다.

어떤 지역 과제를 포함시킬 것인가는 자치단체장이 최종 결정할 수 있다는 문항을 충실히 따르며 현존하는 국가교육의 틀 안에 바틱을 지역 과제의 일부로 학교 교과과정에 포함시키는 것을 골자로 하는 훈령을 제정한다.

교육 기관이 쉽게 따르지는 않았다. 시행 초기인 2005~2006학년도에 해당 요청을 수용한 학교는 단 1곳에 불과했다. 현재는 페칼롱간에 주소를 둔 230개 학교에서 바틱 수업을 하고 있다.

효과는 주변으로 확대됐다. 인도네시아에서 대학이 가장 많아 교육의 도시, 문화의 도시라 불리는 족자카르타에서는 일반 교양은 물론 인문·예술 전공으로 바틱을 다루고 있는 곳이 여럿 된다. 세니 대학교에는 '바틱과 패션'전공이 있다. 취재에 동행했던 현지 대학생 수기 M 센토사씨는 "1학년 교양 과목으로 '가믈란'과 '바틱' 중 하나를 선택하도록 했다"며 "기본 정보와 역사 등을 살피고 나서 전공으로 선택하거나 전문 연구 등에 활용하는 사례가 많다"고 전했다.

가믈란은 인도네시아식 오케스트라로 공, 끈당, 감방, 젱글롱이란 악기로 구성돼 전통음악을 연주하는 용도로 쓰인다. 바틱과 마찬가지로 인도네시아의 정신을 상징하고 역사와 문화를 녹이는 장치다. 수기씨의 경우 '가믈란'을 택했다고 했다. "좀 쉬운 것을 골랐다"고 했지만 취재를 진행하는 내내 수기씨는 바틱 차림을 고수했다. 보여주려는 것이 아니라 "편하고 익숙해서"라고 설명했다.

△역할 분배로 시너지 모색

인도네시아 바틱 교육의 주요 목표는 복잡해 보이지만 단순명료하다.

유치원, 초·중·고등학교, 직업 고등학교, 기술 전문학교 등에 있는 젊은 세대가 역사 및 문화가치, 전통기술 등을 아우르는 인도네시아 바틱 무형문화유산을 더 잘 알고 이해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골자다.

교사·학부모를 비롯한 바틱 공동체가 바틱문화를 다음 세대에 전승하는 것의 중요성을 깨닫게 하는 것과 바틱 문화의 가치와 바틱 전통 수공예 훈련에 관한 (학생 및 일반 대중을 대상으로 한)교육 활동에 바틱 박물관 관리 직원이 참여하게 하는 것이다.

바틱 문화 전승에 있어 전체 구성원에게 역할을 배분한 것이 전부다. 그리고 교육자 훈련부터 시작했다.

교육자 훈련은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 바틱박물관은 워크숍 등을 통해 바틱의 문화적 가치와 전통 수공업 기술에 대한 설명이 가능한 인력을 양성한다. 프로그램을 꾸준히 확대해 별도의 교육기관을 두고 교사를 대상으로 한 과정도 실시했다. 훈련 워크숍 참가자들은 전래 방식인 구전을 통해 학생들에게 바틱을 어떻게 가르칠 것인지를 배운다.

교육 인력이 부족했고, 무엇보다 교육 자료가 없다라는 점이 영향을 미쳤다. 교육 시스템 내용에 '박물관 직원 참여'를 명문화한 것은 전승 내용의 통일성과 전문성 등을 고려한 결정이었다.
박물관에서는 바틱 교육용 책자와 더불어 학생들이 관련 지식과 기술을 습득했는지 확인하는 단계별 시험도 마련했다. 바틱연행자가 직접 학교에서 수업을 진행하기도 하지만 기본적으로 박물관 규정을 따른다.

고 미 기자  popmee@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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