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은행이 은행장을 공채한다고 한다.금융권에서는 극히 이례적인 일이다.금융권의 관행과 관례에 비춰 일대 사건으로,일반의 관심 또한 각별하지 않을 수 없다.첫 공채행장의 탄생도 그렇지만,공채 그 차체가 은행의 소유와 경영을 분리 새로운 형태의 은행으로 변신하겠다는 의미로 받아 들여지기 때문이다.

 제주은행의 행장 공채는 우선 여러 가지로 화제를 불러 일으키고 있다.제주은행 창립이후 처음일 뿐아니라,국내 시중은행에서도 사례가 없던 일이여서다.정부의 입김이나 지배주주의 영향력에 의해 휘둘려지던 것이 금융권 관행에 비춰 획기적인 일이다. 때문에 제주은행장 공채 배경과 그 파장에 관심이 쏠리지 않을 수 없다.

 제주은행장 공채의 직접적인 동기는 은행장의 유고에 따른 것이라고 할 수 있다.도민주 공모 등을 통해 성공적으로 자본을 유치했던 이상철행장의 돌연 사퇴가 그것이다.관례대로라면 대주주의 영향력하에 행장을 낙점하면 그만이다.하지만 제주은행의 자본구조는 이미 크게 달라져 있다.퇴진 이행장이 도민주를 대대적으로 공모한데 따라 현재 도민주가 30%를 상회,지배주주의 지분 28%를 웃돌고 있다.한마디로 지배주주의 영향력을 벗어 날 수 있는 자본구조다.이같은 자본구조가 바로 사외이사들로 하여금 은행장 공채를 추진토록 한 밑힘인 셈이다.

 행장공채 추진위는 공채후보와 관련,은행경영능력과 비전을 제시할 수 있고,제주도민의 지원 및 참여확보 능력등 당면과제를 해결할 능력을 갖춘 인물을 추천 할 것이라고 한다.전문경영인 발탁을 통해 자본의 소유와 경영을 분리하고,다수주주인 도민의 은행으로 거듭나겠다는 얘기에 다름아니다.

 물론 은행장 공채가 억측이 없지 않은 행장 돌연사퇴에 따른 것이어서 일각의 우려도 없지는 않다. 지배주주의 경역간섭을 배제할 수 있는 '모양 갖추기'라고는 해도 결과적으로 금감위의 관여를 초래한다는 생각이 그것이다. 따라서 향후의 공채행장 적격여부 판정등 금감위의 행보 또한 관심의 대상이 아닐 수 없다.

 아뭏튼 행장공채는 획기적인 것이며 금융권 개혁의 청신호임에 틀림이 없다.제주은행의 작은 혁명이 금융권 전반으로 파급이 될 것인지,아니면 찻잔 속의 작은 폭풍으로 끝이날 것인지 귀추가 주목된다.<<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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