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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4·3 학살의 현장 원점 돌아가 낱낱이 밝혀내야"
이은지 기자
입력 2020-04-03 (금) 16:00:22 | 승인 2020-04-05 (일) 17:25:19 | 최종수정 2020-04-05 (금) 18:03:31
제72주년 4.3희생자 추념식이 3일 오전 제주시 봉개동 제주4.3평화공원에서 행정자치부 주최 제주도 주관으로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간소하게 봉행됐다. 문재인 대통령은 현직 대통령 신분으로서는 처음으로 2018년 제70주년 추념식에 이어 올해까지 2차례 참석해 희생자들을 추모하는 등 의미를 더했다. 사진=공동취재단

제72주년 4·3희생자추념식 3일 봉개동 평화공원서 행안부 주최 봉행
문재인 대통령 재임기간 중 2018년 제70주년 추념식 이어 2차례 찾아
코로나19 확산 방지 대폭 축소 진행…여야지도부·희생자 등 150명 참석
문 대통령 "특별법 처리 더딘 발걸음 마음 무거워"국회 관심·지원 호소

몸은 멀어졌지만 마음의 거리는 어느 때보다 가까웠다. 4·3영령들을 추모하는 도민들의 마음이 한산한 제주4·3평화공원을 가득 채웠다.

'마음을 치유로 4·3을 미래로, 세상을 평화로' 등을 주제로 한 제72주년 4·3희생자추념식이 3일 오전 10시 제주4·3평화공원에서 간소하게 봉행됐다. 

행정안전부가 주최하고 제주특별자치도가 주관한 이번 4·3희생자 추념식은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좌석간 2m 간격을 두는 등 이전보다 대폭 축소, 진행됐다. 

이번 추념식에는 문재인 대통령과 추미애 법무부장관, 이인영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 심재철 미래통합당 원내대표, 심상정 정의당 대표, 장정숙 민생당 원내대표 등 여야 지도부와 4·3 생존 희생자와 유족 등 150명이 참석했다. 

특히 문재인 대통령은 현직 대통령으로서는 처음으로 2018년 제70주년 추념식에 이어 올해까지 2차례 참석해 의미를 더했다. 

4·3희생자추념식은 오전 10시 묵념과 오프닝 영상을 시작으로 헌화 및 분향, 국민의례, 추념사, 유족사연 낭독, 가수 김진호의 '가족사진' 등 추모 공연과 클로징 영상 상영 등 순으로 진행됐다.

제72주년 4.3희생자 추념식이 3일 오전 제주시 봉개동 제주4.3평화공원에서 행정자치부 주최 제주도 주관으로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간소하게 봉행됐다. 문재인 대통령은 현직 대통령 신분으로서는 처음으로 2018년 제70주년 추념식에 이어 올해까지 2차례 참석해 희생자들을 추모하는 등 의미를 더했다. 사진=공동취재단

문 대통령은 이날 추념사를 통해 "4·3은 제주의 깊은 슬픔이다. 제주만의 슬픔이 아니라, 대한민국 현대사의 큰 아픔"이라며 "우리가 지금도 평화와 통일을 꿈꾸고, 화해하고 통합하고자 한다면, 우리는 제주의 슬픔에 동참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제주 4·3이라는 원점으로 돌아가 그날, 그 학살의 현장에서 무엇이 날조되고, 무엇이 우리에게 굴레를 씌우고, 또 무엇이 제주를 죽음에 이르게 했는지 낱낱이 밝혀내야 한다"며 "그렇게 우리의 현대사를 다시 시작할 때 제주의 아픔은 진정으로 치유되고, 지난 72년 우리를 괴롭혀왔던 반목과 갈등에서 자유로울 수 있다"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우리는 '코로나19'를 극복해야 하는 매우 엄중하고 힘든 시기에 다시 4·3을 맞이했다"며 "'연대와 협력'의 힘을 절실하게 느끼며 그 힘이 우리를 얼마나 강하게 만들고 있는지 확인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올해 3월, '제주4·3사건 진상조사보고서'가 발간된 지 16년 만에 '추가진상보고서' 제1권이 나왔다"며 "집단학살 사건, 수형인 행방불명과 예비검속, 희생자 유해발굴의 결과를 기록했고, 피해 상황도 마을별로 정리했다. 교육계와 학생들의 피해를 밝히고, 군인·경찰·우익단체의 피해도 정확하게 조사했다"고 평가했다. 

문 대통령은 "올해 시행되는 고등학교 한국사 교과서에 4·3에 대한 기술이 더욱 많아지고 상세해졌다"며 "4·3이 '국가공권력에 의한 민간인 희생'임을 명시하고, 진압과정에서 국가의 폭력적 수단이 동원되었음을 기술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진실의 바탕 위에서 4·3 피해자와 유족의 아픔을 보듬고 삶과 명예를 회복시키는 일은 국가의 책무"라며 "진실을 역사적인 정의뿐 아니라 법적인 정의로도 구현해야 하는 것이 국가가 반드시 해야 할 일"이라며 4·3에 대한 국가의 책임을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4·3의 완전한 해결의 기반이 되는 배상과 보상 문제를 포함한 '4·3특별법 개정'이 여전히 국회에 머물러 있다"며 "더딘 발걸음에 대통령으로서 마음이 무겁다"고 전했다.

이어 "정치권과 국회에도 '4·3 특별법 개정'에 대한 특별한 관심과 지원을 당부한다"며 "입법을 위한 노력과 함께 정부가 할 수 있는 일은 신속하게 해나가겠다"고 피력했다. 

끝으로 "정부는 제주도민과 유가족, 국민과 함께 화해와 상생, 평화와 인권을 향해 한 걸음 한 걸음 전진하겠다"며 "4·3에서 시작된 진실과 정의, 화해의 이야기는 우리 후손들에게 슬픔 속에서 희망을 건져낸 감동의 역사로 남겨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은지 기자


이은지 기자  ez1707@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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