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민들 울리는 쓰레기 투기 및 불법주차 등 자연경관 훼손 우려도

4월 고사리철이 돌아와 도민들은 마냥 반갑다. 코로나19로 집 안에만 갇혀 있던 시민들이 오랜만에 마음껏 제주 청정들판을 누비며 '코로나19' 두려움을 잠시 털어냈다.

지난 10일 오전 제주시 구좌읍 일대 들녘에서 본격적인 고사리 채취 철을 맞아 채취 객들의 행렬이 이어졌다.

제주 지역엔 곶자왈 숲과 오름 등 고사리가 잘 자랄 수 있는 자연환경을 갖고 있어 섬 곳곳에는 봄이면 어김없이 고사리가 우후죽순 솟아오른 고사리를 꺾으러 다니는 사람으로 넘쳐났다.

봄철에 내리는 '고사리 장마'까지 대지를 적시고 나면 지천에 고사리 천지다.

옛 진상품으로 오르던 제주산 고사리는 매해 4월과 5월 중순에 채취할 수 있다. 고사리철이 되면 제주엔 남녀노소 누구나 아침 일찍 들녘으로 나가 고사리 꺾기 삼매경에 빠진다.

하지만 고사리 철을 맞아 야외 나들이에 나선 관광객과 지역 주민들이 증가하면서 중산간 지역이 몸살을 앓고 있다.

야산 및 중산간 도로에 버려지는 쓰레기가 부쩍 늘면서 환경오염과 함께 제주 자연경관을 크게 훼손시키고 있는데다 농민들에게 불편을 초래하는 주차행위도 성행하고 있어 대책이 필요하다.

실제 지난 주말 제주도 중산간 지역을 확인한 결과 고사리 채취객이 버리고 간 쓰레기 및 밭 입구에 세워둔 차량들로 제주 들녘은 멍들고 있었다.

특히 음료수 병, 담배꽁초, 캔, 과자 봉지 등이 함께 담겨있는 비닐들이 도로변 주변에 많이 버려져 있어 환경미화원 등이 일일이 분리수거를 하는 등 행정력 낭비도 초래되고 있다.

도로에 갓길이 없는 경우 양쪽으로 주차하고 커브길 주차로 교통흐름에 지장을 주는 얌체차량들로 인해 운전자들이 시야 확보에 어려움을 겪으면서 교통사고 위험도 도사리고 있다.

농민들은 고사리 철이 되면 밭 입구에 세워둔 차량, 쓰레기, 노루망 훼손 때문에 농심이 멍들고 있다. 일부 고사리 채취객들이 지나친 욕심에 농장 울타리 훼손 및 울타리 문을 열고 들어간 뒤 닫지 않는 사례도 있어 농장에 말, 소들이 탈출해 도로를 배회하면서 교통사고 위험 및 농민에 농심을 울리고 있다.

도민 강모씨(49 ·구좌읍 송당리)는 "고사리 철에 오름 주변에 가면 채취객들이 버리고 간 생활 쓰레기들로 눈살을 찌푸린 적이 한두 번이 아니다"며 "또 고사리철은 농촌에서 농사를 준비하는 바쁜 농사철로 밭 입구에 제발 자동차를 주차 하지 말았으면 한다"고 불편을 토로했다.

결국 쓰레기를 아무데나 버리지 말고 지정된 장소에 버리거나 다시 되가져오는 선진 의식과 함께 불법 주차를 근절할 수 있는 관련 기관의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올해는 안전수칙이나 체험요령을 잘 지켜서 봄의 선물인 고사리도 많이 캐고 가족들과 함께 자연을 만끽하는 즐거운 나들이가 되어 청정 제주로 거듭날 수 있도록 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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