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변화 평가보고서 2020'으로 본 제주

지구온난화 등 기후변화는 국내는 물론 제주지역 생태계에 적잖은 영향을 줄 것으로 전망된다. 사진은 한라산 구상나무. 자료사진.
지구온난화 등 기후변화는 국내는 물론 제주지역 생태계에 적잖은 영향을 줄 것으로 전망된다. 사진은 한라산 구상나무. 자료사진.

우리나라 연평균 기온 상승
제주지역 상반기 역대 최고 
온열질환 발생·면역력 저하
산림재해 위험성 증가 우려

지구온난화 등 기후변화는 국내는 물론 제주지역 생태계에 적잖은 영향을 줄 것으로 전망된다. 외래종과 해충이 확산되고 구상나무 등 고산·아고산 식생 서식지가 줄어든다는 분석이다. 폭염일수 등도 늘어날 것으로 보여 대책이 요구된다.   

△폭염일수·열대야 증가

환경부와 기상청이 최근 공동 발간한 '한국 기후변화 평가보고서 2020'에 따르면 기후변화는 자연과 사회경제 시스템에 지속적으로 영향을 미치고 있다. 

보고서에 따르면 지구 평균 지표온도가 1880∼2012년 0.85도 상승한데 비해 우리나라는 1912∼2017년 1.8도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연평균 기온은 2011∼2017년 13.0도로, 1980년대 12.2도, 1990년대 12.6도, 2000년대 12.8도와 비교해 꾸준히 상승하고 있다. 

1970년대 이후 한반도 폭염일수는 10년에 0.89일 증가했으며, 여름철 열대야는 10년에 0.96일 늘어난 것으로 분석됐다. 열대야는 오후 6시부터 다음날 오전 9시까지 최저기온이 25도 이상 유지되는 현상을 말한다. 

특히 폭염일수는 연간 10.1일에서 21세기 후반 35.5일로 크게 증가할 것으로 전망됐다. 

제주지역의 경우 올해 상반기(1∼6월) 평균기온이 14.2도로 역대 최고를 기록했다. 1961년 기상관측 이후 상반기 기록으로 2002년과 함께 가장 높았다.

폭염일수 증가는 열사병, 열탈진, 열피로 등의 온열질환을 유발하게 되며, 이는 노동생산성을 감소시켜 산업계 피해로 이어질 수 있다는 지적이다. 

또 대기오염물질 및 오존농도 증가에 따른 호흡기 질환자 증가와 면역기능 저하 등도 우려되고 있다. 

△식물 생육환경 변화 

지구온난화에 따라 식물의 생육기간도 늘어나고 있다. 식물의 생육 개시일은 10년에 2.7일 앞당겨지고, 낙엽 시기는 1.4일 늦어져 총 생육기간이 4.2일 늘어난 것으로 분석됐다. 

국내 주요 산지에 분포하는 아고산 침엽수림은 1990∼2010년 사이 25% 감소했고, 난온대 상록활엽수림대 면적은 과거 20년(1968∼1987년) 대비 최근 20년(1988∼2007년) 2.7배 증가했다. 

외래종인 등검은말벌과 갈색날개매미충, 위생해충인 모기와 진드기 확산도 전국적으로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다. 

이런 가운데 2090년 벚꽃 개화 시기는 지금보다 11.2일 빨라지고, 2080년대 소나무숲은 지금보다 15% 줄어들 것으로 예측됐다.

구상나무와 분비나무 같은 고산·아고산 식생은 저지대 식생과의 경쟁에서 밀려나게 될 것으로 전망됐다. 

기후변화는 산림재해 위험성도 증가시킨다는 점에서 대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또 제주에 자생하는 동·식물의 종 다양성에 대한 연구도 과제로 제시되고 있다. 김경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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