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살앓는 제주 오름 1. 바굼지오름]

"눈에 보이는 것은 치우기라도 하겠는데…" 자원봉사자의 한마디에 비처럼 쏟아지던 땀이 순간 식었다. (사)한라산생태문화연구소의 2020년 제주자연 대청결 운동 동행 첫날, 우리가 자연을 할퀴면 결국 사람이 아프다는 말이 시종 실감이 났다.

(사)한라산생태문화연구소, 18일 바굼지오름서 정화 활동
자원봉사자 20명 참여…"도민 환경 의식 혁신 운동 필요"

제주 서귀포시 안덕면 사계리에 위치한 '바굼지오름'이 각종 생활쓰레기와 폐기물 등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

비양심적인 폐기물 무단투기로 환경오염은 물론 생태계 파괴까지 우려되는 만큼 탐방객 의식 개선과 함께 관계 당국의 관리·강화가 절실하다는 지적이다.

(사)한라산생태문화연구소는 18일 오전 '2020년 제주자연 대청결 운동'의 일환으로 자원봉사자 20명과 함께 바굼지오름을 방문해 환경정화 활동을 전개했다.

실제 이날 현장에는 각종 쓰레기가 수풀과 함께 뒤엉키면서 악취는 물론 해충까지 꼬이는 등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

게다가 바람 등으로 인해 주변 농사 중인 밭까지 쓰레기가 무분별하게 버려지면서 지역 주민 역시 고통을 겪고 있는 실정이다.

이에 따라 자원봉사자들은 오름 둘레길부터 정상부까지 함께 걸으며 캔, 페트병 등을 수거했다. 이날 이들이 수거한 쓰레기양만 40~50ℓ짜리 쓰레기 종량제봉투 4개 분량이다.

한 자원봉사자는 "제주지역 오름이 각종 쓰레기 투기로 쓰레기장이 되는 것에 안타깝다"며 "쓰레기 투기 근절을 위한 도민 의식은 물론 지속적인 교육이 필요하다"고 토로했다.

(사)한라산생태문화연구소 관계자는 "쓰레기 무단투기에 대한 경각심을 높이고자 이번 사업을 준비했다"며 "최근 쓰레기 발생량이 급증하고 처리난이 가중되면서 이를 개선하기 위한 도민 환경 의식 혁신 운동이 절실하다"고 강조했다.

한편 (사)한라산생태문화연구소는 '제주자연 대청결 운동'을 올해 말까지 당산봉, 높은오름, 고근산오름, 이승악, 새별오름 등에서 이어갈 예정이다. 양경익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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