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형 그린 인프라 '도시바람길숲' (1) 서울시 서초구

양재 시민의 숲
양재 시민의 숲

기후변화와 미세먼지는 제주뿐만 아니라 전국 공통 현안이다. 서울시 서초구 역시 대기오염에 대응하고자 다양한 환경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청정 마을버스 운영과 바람길숲 조성 등이 대표적이다. 최근에는 도로 측면에 쌓인 미세먼지 제거와 도로 주변 온도 저감 장치를 도입하면서 주목을 받고 있다. 서초구의 기후변화 및 미세먼지 대응방안을 살펴본다. 

△거주민 생활환경
서초구는 서울시 정남쪽에 위치해 있다. 구의 동쪽에는 강남구가 있고, 남쪽은 경기도 과천시와 성남시, 서쪽은 동작구·관악구 일부지역과 접해 있다. 북쪽은 한강을 경계로 용산구에 둘러싸여 있다.

서초구 인구는 지난 8월 기준 42만7237명, 세대수는 17만3827세대다. 

서초구는 청계산과 우면산, 한강으로 둘러싸여 자연과 조화를 이루고 있다. 구 전체 면적 중 60%가 녹색지역인 쾌적한 도시환경을 갖추고 있다. 

도시기반시설이 잘 갖춰져 있어 대단위 아파트 등 공동주택이 밀집한 중산층 거주지로 전해진다. 

특히 산과 하천이 어우러져 다른 지역에 비해 노인들이 많이 살고 있다. 

또 대법원이 들어서 있는 법조타운, 외교단지 등이 위치한 법조행정의 중심지인 동시에 고속버스터미널, 남부시외버스터미널, 화물터미널 등이 자리 잡은 물류 유통 중심지다. 

예술의 전당, 국립국악원, 대한민국예술원 등이 자리한 문화예술의 메카로도 유명하다. 

마을버스 외부 앞면에 미세먼지 흡착필터를 부착한 마을버스.
마을버스 외부 앞면에 미세먼지 흡착필터를 부착한 마을버스.

△청정 마을버스 도입
서초구는 올해 1월 주민체감형 서초형 미세먼지 정책을 수립, 발표했다. 

그 첫 번째 시도가 청정 마을버스 도입이다. 

서초구는 지난 1월부터 전국 최초로 마을버스 외부 앞면에 미세먼지 흡착필터를 부착하고 마을버스 내부 순환 흡입구에는 공기정화필터를 달았다. 미세먼지 흡착필터를 마을버스 149대에 적용했고, 그중 127대에는 공기정화필터까지 추가 설치했다.  

미세먼지 흡착필터는 황산화물, 질소산화물, 휘발성유기화합물 등 자동차 배출가스에서 나오는 미세먼지를 줄일 수 있다. 

서초구가 지난해 미세먼지 흡착필터를 시범운영 후 한국품질시험원에 분석을 의뢰한 결과 필터 1㎡당 연간 2721.6g의 미세먼지 저감 효과를 내는 것으로 나타났다. 

서초구는 마을버스 149대에 미세먼지 흡착필터를 부착할 경우 5년생 나무 8892그루의 미세먼지 저감 효과를 보일 것으로 내다봤다. 

미세먼지 흡착필터 부착은 지난해 3월 서울시 미세먼지 저감 공모사업에 선정되면서 본격 추진됐다. 

서초구는 마을버스 뿐만 아니라 유치원·어린이집 통학버스, 경로당·복지관 등을 순회하는 효도버스와 문화버스에도 공기청정기 설치를 지원키로 했다. 

이를 위해 지난해 7월 서울특별시 서초구 미세먼지 예방 및 저감에 관한 조례를 개정, 미세먼지 취약계층을 보호하기 위한 재정적 지원이 가능하도록 했다. 

△바람길숲 조성 구상
서초구는 미세먼지 저감을 위한 바람길숲 조성도 구상중이다. 

교통량이 많은 강남대로변과 양재천로에 조성해 가꿔나가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바람길숲은 산림에서 생성된 신선한 공기를 하천, 도로 등에 조성된 바람길을 따라 도심 생활권으로 공급하는 기능을 수행한다. 

서초구는 바람생성숲인 우면산과 주거지 옆 녹지들을 연결해주는 바람길 녹지축을 조성했다.

강남대로에 키큰나무 299그루, 키작은나무 1만6430그루 등 1만6729그루의 나무와 초화류를 1만7000㎡에 심었다.  

또 양재천로변 수목 아래 나대지 3820㎡를 완전히 피복해 흙먼지 발생을 차단했다. 

바람길숲 조성은 가장 효과적인 방법으로 미세먼지 농도를 낮추고 보행자와 대로변 거주민들의 삶의 질 향상에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밖에도 미세먼지로부터 취약한 어린이집을 집중 관리하고, 재건축지역 공사장 주변을 미세먼지 특별관리구역으로 지정해 관리한다는 계획이다. 

또 미세먼지 측정망을 통한 대시민 알림서비스 시행, 100세대 이상 신축 공동주택 대상 미세먼지 저감 인증제 운영 등도 추진하고 있다. 

서초구는 일상생활 속 미세먼지 안심공간도 확충키로 했다. 구립도서관 7곳은 공기청정기, 산소발생기, 공기정화식물 등을 갖춘 미세먼지 해방구로 조성하며, 지역 공원 6곳에는 공기청정기 등을 갖춘 서초에코쉼터를 운영키로 했다.  

이정재 서초구 푸른환경과 기후환경정책팀장은 "바람길숲 조성을 위한 구체적인 실행방안은 아직 마련하지 못한 상태"라며 "예산확보 등이 이뤄지면 본격 추진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김경필ㆍ김봉철ㆍ양경익ㆍ이은지 기자 

 '서리풀 오아시스' 시범 도입

서초구는 지난 4월 시민들이 밀집하는 서울남부터미널 주변 등 버스정류장 3곳에 '서리풀 오아시스'를 시범 설치했다. 

도로 미세먼지를 저감하고 여름철 폭염에 대응하기 위해서다. 

'서리풀 오아시스'는 프랑스 파리의 도로 물청소 시스템을 벤치마킹해 도입했다. 보도와 차도경계석 측면부에 살수구를 설치해 물을 흘려보내는 자연유하방식으로 도로 측면 미세먼지를 제거하고 도로 주변 온도를 저감하는 시설이다.

서초구는 그동안 도로 전 구간을 대상으로 살수차와 먼지흡입차를 운영해왔으나 시민들이 밀집하는 장소에 '서리풀 오아시스'를 설치했다.

이 방식은 기존 국내에 도입된 것과 다른 방식이다. 중앙선부에서 차도변으로 물을 분사하는 '클린로드' 시스템의 문제점인 차량 급정거에 따른 교통사고 위험과 물 튐 현상 등을 보완했다. 

설치비용도 1곳당 2500만원으로 '클린로드' 시스템에 비해 저렴한 것으로 전해졌다.  

서초구는 시설 효과성과 주민 반응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사업 확대 여부를 결정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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