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급→2급 소요연수 제주도 36.2년 전국 41.8년보다 빨라
5급 이상 고위직 더욱 짧아 인사경쟁 사라지고 자동 승진
근로연한 못채워 직대 수두룩…인건비 올해 7000억원 넘어
제주특별자치도 공무원의 승진 속도가 타 지방자치단체보다 빠른 것으로 나타났다. 고위직일수록 승진 소요연수가 짧아 경쟁은커녕 자동승진이 빈번해지면서 공직사회 역량이 떨어질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행정안전부가 분석한 전국 지역자치단체별 승진소요 연수(2019년 기준)는 제주특별자치도의 경우 9급에서 2급까지 36.2년이 걸리는 것으로 분석됐다. 이는 전국 평균 41.8년보다 5.6년이나 짧다.
더구나 5급에서 4급 승진소요기한은 제주도가 5.6년으로 전국 평균 6.8년보다 1.2년이 짧고, 4급에서 3급은 3.5년으로 전국 5.3년보다 1.8년이나 차이가 난다. 3급서 2급은 3.3년으로 전국 4.3년보다 1년이 적다.
제주도 행정조직은 민선6기 당시인 2017년 13국·51과·200담당에서 민선7기가 출범한 현재 15국·60과·234담당으로 확대됐다.
공직을 축소하는 조직개편이 무산되면서 직급별로는 3급 부이사관 자리가 2개, 4급 서기관은 9개, 5급 담당은 23개로 각각 늘어나면서 매번 인사때마다 고위직 승진잔치가 벌어지고 있다.
지난 15일 단행한 전반기 정기인사에서도 158명(2급 2, 3급 8, 4급 16, 5급 33, 6급 37, 7급 47, 8급 15명 등)이 승진했다.
예전에는 4급 이상 승진시 인사경쟁이 벌어졌지만 최근에는 근로연한을 채우면 자동으로 승진하는 경우가 다반사다. 심지어 근로연한을 채우지 못해 직무대리 꼬리표를 달고 직위승진하고 있다.
승진 소요연수가 짧아지면서 '인사경쟁을 통해 일하는 공직사회' 분위기를 해치고 있다는 지적이다.
더구나 조직비대화와 승진자 증가, 고위직 비중 증가 등으로 공무원 인건비 비중도 커지고 있다. 올해년도 세출예산 중 공무원 인건비는 7063억원으로 전년 대비 91억원 늘고, 전체 예산 중 12%를 차지하고 있다.
조직개편이 무산된 상황에서 제주도가 또 다른 대책을 마련하지 않을 경우 '고비용 저효율' 문제가 고착화될 우려를 낳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