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으로 황당한 일이 벌어지고 있다.20년전 제주에 신혼여행 왔던 이들이 당시 자신들이 기념식수한 나무를 찾아 내라고 제주시 당국을 타박하고 있다.그럼에도 시당국이 쩔쩔매고 있는 것을 보면 필시 특별한 사연이 없지 않은 듯 하다.

 보도내용에 따른 사연인즉은 이랬다.20년전 제주에 여행 왔던 신혼부부가 제주시 사라봉 만덕공원에 기념식수를 했다.당시 만덕공원을 새로 조성하고 있던 제주시의 권유에 의해서였다.1만원의 나무 값을 내면 식수자의 푯말을 달아주고,훗날 방문할 때 확인은 물론 책임지고 관리해준다는 제주시의 홍보에 따른 것이었다.

 인생의 새로운 출발점에 있었던 신혼부부들로서는 신혼여행지에서의 기념식수가 의미가 있는 일이 었을 것임은 짐작이 가고도 남는다.관(제주시)이 나서 하는 일이니 더더욱 믿어워 보였을 것이다.새로운 출발,새로운 생명을 심는데 대한 기대 또한 적지 않았을 터다.그런데 그렇게 숱한 세월을 키워 온 그들의 기대는 안타깝게도 무너지고 말았다.제주시 당국이 20년전의 철썩같던 그 약속을 지키지 않았다.잘 관리해 주마던 약속과는 달리 푯말조차 흔적도 없이 사라지는 바람에 그들의 꿈나무는 오리무중이 돼버렸다.기가막힐 노릇이 아닌가.

 비단 푯말이 없어진 것은 이들 신혼부부의 것만은 아니었다.당시 기관·단체 다른 관광객들이 행사에 참여,100여그루의 귀한 꿈나무들을 심은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그나마 당시의 관리대장은 남아 있어,정확히는 102그루의 나무가 심어졌다고 기록되어 있다.하지만 푯말이 붙어 있는 것은 현재 3그루에 불과하다고 한다.관리대장이 있었으나 그것은 캐비닛 속의 고문서일 따름이었다.그동안의 현장 확인 등의 관리는 전혀 없었다는 얘기에 다름아니다.제주시가 꿈과 희망에 부풀어 있는 신혼부부들을 기만한 것에 다름아니었다.이제 콩으로 메주를 쑨다고 한들 어느 누구가 행정기관의 말을 믿을 것인가.참으로 어처구니가 없고 낯 뜨거운 일이 아닐 수 없다.

 한마디로 빤짝 아이디어에 의한 전시행정,무책임 행정의 표본이 아닐 수 없다.뒤늦게나마 제주시당국이 기념식수 주인 찾아주기 운동을 벌인다고 하니 그나마 다행이다.정말이지 다시는 이같은 망신살이 있어서는 안된다.<<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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