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4호 태풍'찬투'가 16일 밤부터 17일 새벽까지 제주를 할퀴고 지나갔다.최대 500mm의 기록적인 폭우와 강한 바람을 동반한 태풍 찬투는 최근 파종과 아주심기(정식)를 마친 제주 겨울채소 재배 현장에 크고 작은 피해를 남겼다. 특히 제주 동부지역 성산에 겨울무 포전 곳곳이 물에 잠기면서 생산에 차질이 우려되고 있다.

설상가상 갑작스러운 계속된 폭우 때문에 습기로 인해 균들이 발생하고 병 발생률 상승에 걱정으로 가득하다.물이 충분히 빠지고 난 후에는 예방 차원에서 무름병 약제를 살포해주고 이에 따른 약 값도 부담스러운 정도라는 입장이다.

또한, 파종 시기를 놓친 농가들이 태풍 피해를 줄이기 위하여 겨울무에 씌웠던 망을 지금껏 철거를 하지 못해 방재 작업 지연으로 썩는 피해도 나타나고 있는 가운데 "재파종을 하더라도 파종시기를 놓치면 원활한 생육을 장담할 수 없어 아예 농사를 포기하는 농가도 속출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가을장마와 제14호 태풍'찬투'등 날씨 악화로 겨울무 파종 적기를 놓친 성산지역 농가들은 코로나19여파로 인력난까지 겹치면서 울상을 짓고 있다.성산에서 겨울무 농산물을 재배 중인 문길재씨는 일용직·외국인 노동자 감소로 파종에 어려움을 겪었다.
"추석 당일에도 차례만 얼른 지내고 온 가족이 무밭에 나가 파종했을 정도로 요즘 눈코 뜰 새가 없습니다."

27일 성산일출봉농협과 농가들에 따르면 추석 연휴 이후 파종작업이 속도를 내면서 무는 5부 능선을 넘었다. 성산일출봉농협에 따르면"씨앗 형태로 심는 무는 8월말~9월초 파종에 들어가야 하는데 계속된 가을 장마로 농가들이 발만 구르고 있다가 추석 연휴부터 작업에 집중하면서 현재는 전체 재배면적의 60% 이상에서 파종이 끝났다"고 말했다. 

강금란 유통사업소장도"재배면적은 지난해와 비슷하지만 도내 겨울채소 중엔 무가 시기적으로 파종이 가장 늦은 만큼, 파종·아주심기에 차질을 빚은 당근·양배추 농가들이 무로 옮겨오지는 않을까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밝혔다.특히, 월동무·감자·브로콜리·당근·양배추 등은 유실과 침수에 따른 병해 발생이 예상돼 추가 파종이 필요한 상황으로 작목별 파종 한계시기를 고려할 때 월동무 등 특정작물 쏠림 현상에 따른 과잉생산과 향후 농산물 가격 폭락 등이 우려되고 있다.성산일출봉 농협 홍재용 대의원은"농작물재해보험에 가입했지만, 전국적으로 농작물 피해가 많아 보험회사 조사 인력의 일손이 달리는 탓에 조사가 늦어지고 있기 때문에 파종시기를 놓치고 있다면 보험 조사라도 빨리 해주었으면 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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