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유일 문자 기념일 '한글날'
언택트 문화 결합 신한류 각광
새로운 언어문화 줄임말·신조어
외래어 대신 바른 우리말 써야

매년 10월 9일, 우리 문자 한글 창제와 우수성을 기리기 위한 한글날이 올해로 575돌을 맞는다.
전세계적으로 과학성과 우수성을 입증받은 한글은 이제 단순한 '문자'를 뛰어넘어 디지털·문화콘텐츠 등으로 활용되며 세계로 나아가고 있다.
외국어와 외래어가 난무하고 신조어와 줄임말이 매일같이 쏟아지는 시대, 이번 한글날은 단순한 공휴일이 아닌 한글의 의미를 되새기며 보내는 건 어떨까.

△한글날의 시초, 가갸날
한글날은 일제강점기이던 1926년 조선어연구회가 민족정신을 되살리고 북돋기 위해 음력 9월 29일로 선포한 '가갸날'이 시초다.

다소 생소하게 들릴 수 있는 가갸날의 명칭은 한글이라는 말이 보편적으로 쓰이지 않던 당시 사람들이 한글을 '가갸거겨...나냐너녀...' 하는 식으로 배웠기 때문에 붙여진 것이다.

'으뜸가는 글' '하나밖에 없는 글'이라는 뜻의 한글을 써 한글날로 불리기 시작한 해는 2년 뒤인 1928년이다.

1990년에는 노동 생산성이 떨어져 경제 발전에 장애를 준다는 이유로 한글날은 법정 공휴일에서 제외되기도 했다.

이후 2006년부터 다시 국경일로 지정돼 현재는 3·1절, 제헌절, 광복절, 개천절과 함께 우리나라 5대 국경일이자 세계에서 유일하게 문자를 기념하는 날이다.

이번 한글날 만큼은 짧고 빠르게 소비되는 줄임말이나, 어느덧 일상 속 깊이 파고든 외래어나 외국어 대신 아름다운 우리말을 바르게 사용해보자.

△세계로 뻗어가는 한글
1443년(세종25년) 세종대왕이 집현전 학자들과 함께 28개의 글자로 이루어진 '백성을 가르치는 바른 소리' 훈민정음을 창제했다.

배우기 쉽고 조합이 자유로운 한글의 장점은 세계적으로도 인정받아 유네스코는 '세종대왕 문맹 퇴치상'(King Sejong Literacy Prize)을 제정해 1990년부터 매년 문맹 퇴치에 공헌한 개인·단체에 수여하고 있다.

한글의 장점은 언택트 시대 문화콘텐츠 확산 속 강점으로도 작용하고 있다.

방탄소년단(BTS), 영화 '기생충' 등으로 대표되는 한류 문화를 비롯해 최근에는 넷플릭스 한국 드라마 '오징어 게임' 속 한국 전통놀이 등이 전세계적 인기와 함께 한국어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외국인을 대상으로 한국어를 교육하는 세종학당은 올해 6월 기준 전세계 82개국에서 234곳이 운영되고 있으며, 코로나19 확산으로 인한 비대면 온라인 학습 수요 역시 꾸준히 늘고 있다.

특히 인도와 베트남은 지난해 한국어를 제2외국어로 채택했으며, 올해는 베트남에서 한국어를 제1외국어로 채택하는 등 한글은 우리 민족을 넘어 전세계로 나아가며 가치를 더하고 있다. 신승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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