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우리 인류(혹은 가까운 미래의 인류)의 생존을 위협하는 가장 큰 위험 요소를 꼽으라면 많은 사람들이 기후변화를 언급할 것이다. 다양한 매체를 통해서 어른 아이 할 것 없이 익숙하게 들리는 이 이야기는 이제 기후위기 혹은 기후재앙으로 불린다. 기후변화를 일으키는 주원인이 우리가 에너지를 얻는 화석연료에서 나오는 이산화탄소 라는 것도 알만한 사람들은 아는 내용이다. 

제주도는 2012년부터 본격적으로 '탄소없는 섬 제주 2030'을 주요 정책사업으로 추진해 오고 있다. 그 결과 신재생에너지와 전기차가 제주도를 대표하는 이미지로 추가되었다. 그렇다면 과연 탄소배출은 어떻게 되었을까. 또 지금 이대로 진행된다면 과연 2030년에는 말 그대로 탄소없는 섬이 실현 가능할까.

제26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6)가 영국 글래스고에서 열리고 있다. IPCC가 많은 과학적 근거를 가지고 기후변화와 그 대응법에 대한 자료를 제시한다면 COP는 실제 각국의 대응전략에 대한 총회인 것이다. 지난 8월 발표된 IPCC 6차 보고서는 인류의 안전을 위해서 적당한 대처를 할 시간적 여유가 얼마 남지 않았음을 보여줬다. 그러한 보고 후 각국의 대표가 모여 대응전략을 발표하는 COP26에의 세계적 관심은 당연한 것이고 우리나라를 포함하여 세계 200여국의 대표가 참석했다.

산업혁명 이전 대비 지구 평균기온 1.5도 상승을 막기 위해 각국의 2030년 탄소배출 감축 목표 및 세부 계획을 밝히는 이 자리에서 우리 정부는 2030년까지 온실가스배출량을 40% 감축(2018년 대비)하고 2050년에는 탄소중립을 이룩하겠다는 2050 탄소중립 시나리오를 다시 한번 확인했다. 

화석연료 사용과 원전등 다양한 이슈로 행사가 진행되는 2주 동안 COP26 관련 보도 자료들이 연일 쏟아지고 있지만 과연 우리 시민들은 이 뉴스에 얼마만큼 관심을 보이고 있을까.

한달 전 만 하더라도 제주에서도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에 대한 관심이 있었다. COP는 매년 5대 대륙 그룹이 돌아가며 개최한다. 다음 아시아/태평양 그룹이 개최하는 2023년 제 28차 총회 개최지를 놓고 개최 의사를 내보인 우리나라의 여러 지역들이 경쟁을 벌였고 제주 역시 유치를 기원하는 활동들을 이어 나갔다. 그러나 지난 10월 아랍에미리에이트 유치를 지지한다는 정부의  COP28 유치 포기 발표가 있었다. 적극적으로 유치 경쟁을 벌였던 지자체들이 정부를 비판하는 기사들이 있었다.  올림픽을 제외하고 전 세계가 참여하는 가장 크고 주요한 행사인 COP의 개최지가 된다면 그로 인한 여러 가지 경제적 이익을 무시할 수 없다. 많은 지자체들이 유치 경쟁을 벌였던 것도 이 때문이겠지만 환경 운동을 진행하는 입장에서도 COP유치에 대한 기대가 컸다. 기후위기 대응에 국민적 관심과 참여를 끌어내는데 그 것만큼 효과적인 방법이 있을까.

물론 26차례나 진행된 COP결과가 그리 만족스러운 것은 아니다.

총회가 26차를 맞이한 만큼 지난 수십년간 세계는 기후위기 대응이라는 공동의 숙제를 열심히 해나가고 있다고 주장하지만 현재 각국이 제시한 감축 계획은 기대에 한참 미치지 못미친다는 비판이 많다. 현재 발표한 계획대로라면 2030년 온실가스는 2010년 대비 16%가 증가할 것이라고 한다. 50% 가까이 줄여야 한다는 과학자들의 의견과는 너무나도 동떨어진 내용으로 온실가스 감축 계획이라는 표현 자체가 무색하게 느껴진다 

제주도는 어떤가? 2030년에는 탄소중립을 이룬다는 '2030 카본프리아일랜드'는 이미 2019년 계획의 무모함을 인정하고 조정안을 발표했다. 조정된 내용에 따르면 2030년까지 전기는 100% 신재생에너지를 통해 얻지만 예상되는 탄소배출의 34%정도를 줄이는 결과적으로 탄소중립과는 거리가 한참 먼 내용이었다. 

그러한 내용들을 우리 시민들은 얼마나 알고 있을까. 오늘 한 중학교 수업시간에 기후위기와 관련한 이슈들을 묻는 말에 모든 학생들이 기후위기는 알고 있었으나 대응은 막연했다. 이러한 현상이 시민들의 잘못은 아니다. 올바른 정보를 담은 지속적인 교육과 일관된 정책이 부족했다. 

그렇다고 그런것들을 비판하고 물러서 있기에 우리에겐 시간이 별로 없다.

우리는 조만간 1.5도 이상의 기온상승으로 인한 기후위기 속을 살아가는 세대가 될 것이라 예상된다. 그 시간을 조금이라도 연기하고 싶다면 우선 관심을 갖는 것부터 시작해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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