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라산 아흔아홉골 설화
호랑이 움추린 형상 범섬

임인년(壬寅年) 새해가 밝았다. 2022년은 흑색에 해당하는 '임(壬)' 과 호랑이에 해당하는 '인(寅)'이 만난 검은호랑이(흑호, 黑虎)의 해다.

검은호랑이 기운을 듬뿍 받아 무탈한 한 해가 될 수 있길 바란다. 예전부터 제주에는 호랑이가 살지 않았지만 호랑이 설화가 묻어있고, 범(虎)과 호(虎) 등의 뜻이 담긴 지역도 있다.

제주에서 한라산 아흔아홉골과 서귀포 범섬이 호랑이 설화로 유명하다.

한라산 '아흔아홉 골'은 크고 작은 기봉(奇峯)이 골짜기로 연결되며 아흔아홉개가 있다. 이 골짜기가하나만 더 있어 백 골 이었지만 호랑이가 나오지 못하면서 99골이 됐다는 설화가 이어지고 있다.

전설에는 본래 '백 골'이다. 당시 중국에서 온 스님이 호랑이 등 맹수들을 '백 골'에 모아놓고 불경을 외우고 나서 '골짜기로 숨어들어가지 않으면 멸하겠다'고 호통쳤고, 호랑이와 사자 등 맹수들이 한 골짜리에 들어갔고, 그 골짜기도 함께 사라지면서 아흔아홉골이 됐다. 이후 제주에서 맹수가 나타나지 않았다는 설이다.

호도(虎島)라고도 불리는 범섬은 서귀포항에서 남서쪽으로 5㎞ 해상에 위치한 무인도다. 큰 섬과 새끼 섬으로 이뤄진 범섬은 항상 새끼를 늘 어미 곁에 두는 호랑이처럼 범섬이 새끼섬을 끼고 움추려 있는 형상을 하고 있다.

포효하는 호랑이를 빼닮은 '사나운 바위'가 서귀포시 남원은 큰엉에 있다. '호두암(虎頭巖)'이라 불리는 이 바위는 아름다운 해안 산책로 남원 큰엉해안경승지의 수많은 기암중 하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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