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진성 성목이식-조생 명인]

유기질 비료 가급적 일찍 살포
나무 생육상태 등 고려해 선택
너무 이른 시기 전정 권장 않아
새순 확보량 해거리 해결 도움
전정할 때 예비지 일정량 확보

김진성 명인은 노지에 성목이식을 한 나무에서 매년 해거리 현상 없이 고품질 감귤을 생산해서 높은 소득을 올리고 있다. 타이벡 설치를 통한 철저한 물관리로 나무에 수분 스트레스를 주는 방법으로 고당도 감귤을 생산하고 있다. 김진성 명인은 봄철 전정을 할 때 햇빛이 나무 사이에 잘 비치도록 하고, 새순을 많이 받는 방향으로 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수확 이후 나무 수세 회복을 위한 영양제와 퇴비 살포, 전정, 꽃눈 훑기 작업 등은 고품질 감귤 생산을 위한 조건이라고 조언한다. 김진성 성목이식-조생 명인이 지난 2월 16일 교육한 고품질 감귤 생산을 위한 재배법을 들어본다.

△수확 후 나무 수세 회복 중요
2021년산 감귤을 올해 1월 초까지 수확했다. 수확 직후 수세 회복을 위해 요소를 소량 토양으로 시비하고 물을 충분히 줬다. 겨울철에는 나무의 뿌리가 활동을 멈춘다고 하지만 어느 정도는 흡수하리라 기대하고 토양으로 시비한 것이다.

엽면시비는 비료 성분별 함량이 알맞게 함유됐다고 생각되는 것을 선택해서 몇 번에 걸쳐 시비했다. 타이벡 재배의 경우 수확 이후 나무 수세가 매우 약해져 있기 때문에 엽면시비 할 때 농도를 좀 옅게 해서 뿌리는 것도 중요하다. 나무가 힘이 없는데 농도 짙은 영양제를 시비하면 역효과가 나올 수 있다.

봄철이 되어 어느 정도 수세를 회복하면 정량 등으로 농도를 조절하며 뿌린다. 4종복비 등 영양제를 선택할 때는 제품 포장지에 쓰여 있는 비료 성분 함량을 보며 결정한다.

그 시기에 나무가 필요로 하는 성분이 많이 들어 있는 것을 기준으로 다른 양분이 들어 있는 비율을 비교하며 선택한다. 비료나 영양제 등은 과수원의 토양과 기후, 나무의 생육 상태나 수세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서 선택하는 게 좋다.

유기질 비료는 채종유박이 많이 들어 있는 것을 선택하는 편이다. 채종유박은 다른 유기질 비료보다 가격이 좀 비싼 편이다. 유기질 비료든 영양제든 자신이 어느 정도의 고품질감귤을 목표로 하는지에 따라 선택하는 것이 좋다고 생각한다. 연간 수입 목표를 설정하고 그것에 맞게 투자 정도를 정하는 것이 좋다.

예를 들어 일반 관행 농가와 감귤가격을 비슷하게 받으면서 주변의 고품질감귤을 생산하는 농가가 사용하는 고가의 유기질비료나 영양제를 참고로 쓰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생각한다.

보통의 가격을 목표로 한다면 그것에 맞게 비료나 영양제 그리고 시비 횟수 등을 정하고 더 높은 가격을 받으려 한다면 투지를 더 늘려야 하고 엽면시비 횟수도 많이 해야 좋다고 생각한다. 비료, 퇴비, 영양제 등도 고품질감귤 생산에 영향을 주지만 그렇다고 비싼 영양제 몇 번 했다고 모두 고품질감귤이 나오는 것은 아니다.

이외에도 여러 가지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해야 고품질감귤이 나올 수 있다. 유기질 비료는 나무가 4~5월에 흡수하도록 하기 위해서는 2~3개월 전에 시비하는 것이 좋다. 유기질 비료는 발효되고 분해돼서 토양 속으로 들어가야 나무가 흡수할 수 있다. 노지 과수원의 경우 유기질 비료를 살포하더라도 발효, 분해되기도 전에 큰비가 내려 빗물에 씻겨 흘러가 버려서 효과를 원하는 만큼 못 보는 경우도 있다. 기상 여건이나 나무 상태, 과원 환경 등을 고려해서 가급적 일찍 뿌려 주는 게 좋다고 생각한다.

△새잎이 나무를 먹여 살린다
통상 3월이면 전정을 시작한다. 부지런한 농가들은 2월부터 하는 경우도 간혹 있는데 전정은 되도록 너무 일찍 하지 않는 게 좋다고 생각한다. 2월이나 3월 초에 추위가 오면 동해 피해는 아니더라도 나무가 추위 스트레스를 받을 수도 있다. 타이벡 피복으로 수세가 약해진 나무는 더 추위 영향을 받아서 수세 유지에 안 좋을 수 있다.

나는 과원이 중산간 지역에 있고 타이벡 재배로 수세가 늘 약한 편이라서 3월 말이나 4월 초에 전정을 시작한다. 해거리 현상을 방지하기 위해서는 충분한 양분 공급도 중요하지만, 전정 방식이 아주 중요한 역할을 한다.

나는 전정을 두 번에 나눠서 하는 데 3월 말 전정을 시작할 때는 약하게 한다. 4월 중순 전정을 할 때 예비지로 설정할 가지를 남겨 놓기 위해서 3월 전정은 일반적인 전정보다 가지를 대략 30% 정도 덜 자른다.

3월에 하는  약전정의 기준은 햇빛과 바람이 잘 들어오게 하는 것이다. 그리고 농작업 할 때 사람이 나무 사이를 지나다니면서 불편하지 않을 정도로 한다. 2차 전정은 4월 10여 일쯤부터 꽃이 오는 상황을 보면서 4월 말까지 예비지 설정을 위한 새순 받기 전정을 한다.

새순을 받기 위해 가지 훑기 작업을 하는 것이다. 가지 훑기를 하면 이파리뿐만 아니라 꽃도 함께 제거되기 때문에 새순도 얻을 수 있고 꽃 따기 효과도 있어서 알맞은 크기의 감귤을 생산하는 데 도움이 된다.

꽃눈이 나오기 전 3월에 가지 훑기를 하면 새순과 함께 꽃눈이 나오는 경우도 많아서 가지 훑기 시기도 중요하다. 나무가 수분 스트레스를 이겨내며 고품질감귤을 생산해야 하는 타이벡 재배는 더욱더 싱싱한 새 이파리를 많이 확보해야 한다.

이파리도 수명이 있다. 올봄에 꽃이 피는 나뭇가지의 잎은 대부분 1년이 지난 것들이다. 구엽은 광합성량이 떨어진다. 새로운 잎이 광합성 활동을 활발히 해서 양분을 많이 만들어 낸다. 새로운 잎이 활발한 광합성 작용으로 당도 높은 고품질감귤을 만들고 새순이 발아하면서 잔뿌리가 활성화되어 수분 스트레스를 받더라도 나무 수세가 유지된다. 새 이파리가 나무를 먹여 살린다고 해도 무리가 아니다.

△고품질감귤 생산 농가 열정이 핵심
시중에 판매하는 영양제 포장지를 보면 '세포분열에 도움이 된다' '화아분화를 좋게 한다' '당도를 높여 준다' 등 모든 영양제에 이렇게 쓰여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하지만 '당도 1브릭스 이상 올려준다' 등 구체적으로 기재한 제품은 없다. 영양제 하나, 비법 하나로 당도 높을 고품질감귤을 생산해 내기는 어렵다는 것이다.

고품질감귤 생산 비법은 '첫째 환경, 둘째 품종 세 번째 여러 가지'라고 나는 생각한다. 우선 과원의 기후와 토질 등의 환경이 중요하다. 그래서 성목이식 등의 원지 정비가 강조된다. 어떤 품종을 선택하느냐도 고품질감귤 생산 비율과 가격에 큰 영향을 미친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여러 가지' 중에는 비료와 영양제 시비, 타이벡 피복 재배, 수확과 출하 방법 등 여러 가지가 갖춰져야 고품질감귤이 나온다. 나는 그 '여러 가지' 중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고품질감귤 생산을 위한 농가의 열정이라고 생각한다.

농업인 스스로 고품질감귤을 생산하기 위한 목표를 설정하고 그 목표에 맞게 비용과 노력을 투자해야 한다. 그 목표를 이루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농가의 의지가 있어야 하고 그것을 뒷받침하는 열정이 필요하다. 열정이 있다면 행동으로 옮긴다. 강의=김진성 명인. 정리=윤주형 기자

저작권자 © 제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