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금님에 진상도 올린 뛰어난 맛과 식감
진드기 예방 위한 밝은 색 긴 옷 필수
길 잃음 사고 우려…비상용품 소지해야
4월에 들어서면 제주에는 고사리 장마가 내린다. 짧은 우기의 봄장마가 땅을 적시면 제주도 중산간 들녘에는 한라산의 기운을 한껏 머금은 제주의 보물 고사리가 지천으로 자라난다. 이맘때면 새벽부터 중산간 들녘마다 고사리를 꺾으러 나온 제주 사람들과 맛있기로 소문난 제주 고사리를 위해 육지에서 원정을 온 사람들로 인산인해를 이룬다. 고사리는 태동하는 강인한 생명력의 상징이다. 고생대부터 지구에 존재한 고사리는 거의 모든 대륙에서 볼 수 있다. 음지이거나 건조한 곳 등 생육환경이 불량한 곳에서도 잘 자라는 강인한 생명력을 지닌 식물이다.
△제주와 고사리
우리나라에는 360여종에 달하는 고사리가 들판에서 자생한다. 그중 '가는쇠고사리''일색고사리''선바위고사리' 등 약 80%정도를 제주 들판에서 볼 수 있다. 특히 '제주고사리삼'은 세계적으로 제주에만 자생하는 희귀식물이다.
제주산 고사리는 '궐채'라고 불리며 임금님에게 진상을 올릴 정도로 쫄깃한 식감과 뛰어난 맛을 자랑한다.
먹을 것이 귀했던 제주도에는 미역밭 추수 때의 '미역 방학'과 '고사리 방학'이 있었다. 바닷가 아이들은 미역 추수를 돕고, 중산간 아이들은 고사리를 꺾었다.
제주도 오일시장에 가면 '고사리 앞치마'도 볼 수 있는데 앞치마에 지퍼가 달려있어 꺾은 고사리를 앞치마에 넣어둘 수 있게 만든 것이다.
△밝은 색 긴 옷과 바지 필수
고사리 철이 시작되면서 불청객도 함께 찾아왔다. 바로 진드기 등 각종 해충이다.
진드기는 주로 옷과 몸에 달라붙어 이동하며 흡혈하기 때문에 맨 살이 노출되지 않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
특히 밝은 색의 옷을 입으면 적갈색의 진드기가 옷에 붙었는지 확인하기 쉽고 즉시 제거할 수 있다. 어두운 색상의 옷은 피하는 것이 좋다.
우거진 숲으로 이동할 경우에는 바지 자락을 양말 안에 넣고, 잔디 위에서 휴식을 취할 때는 반드시 돗자리를 사용해야 한다.
또 덥다고 옷을 벗어 놓거나 누워 잠을 자면 진드기에 쉽게 노출될 수 있으므로 주의해야 한다.
△휴대전화, 호각 등 비상용품 소지
고사리 채취객들이 중산간 들녘에 몰리면서 길 잃음 사고 우려도 크다.
제주도소방안전본부에 따르면 최근 3년간 제주에서 발생한 길 잃음 사고는 모두 246건이다. 이 중 고사리 채취로 인한 사고는 절반에 가까운 111건(45.1%)에 달한다.
고사리를 채취할 때는 일행과 함께 움직여야 하고 반드시 휴대전화와 호각 등 비상용품을 챙겨야 한다. 사고 발생 시 보다 빠른 신고를 할 수 있고, 119대원들의 구조활동 시 요구조자의 위치를 알리는 데에 큰 도움이 된다.
자신과 일행의 위치를 틈틈이 확인하며 안전수칙을 준수하는 것만으로도 길 잃음 사고를 방지할 수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