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도립서귀포합창단, 제74회 정기연주회 11월 8일 서귀포예술의전당 대극장
세한도 모티브 창작곡 3곡, 제주 김순이 시인 대표시 담은 4곡 등 리스트 풍성

 

한껏 얼어붙은 추운 겨울의 일이다. 쉽게 가슴 내주지 않는 검은 바다의 말이다. 세상과 단절된 처절함과 고독의 절제다. 세한도 얘기다. 논어의 세한연후지송백지후조(歲寒然後知松柏之後凋·추위가 닥친 뒤라야 소나무와 잣나무가 시들지 않은 것을 안다)’를 인용했다고 알려진 그림을 음악으로 듣는다.

제주특별자치도립 서귀포합창단(지휘 최상윤)의 제74회 정기연주회다. 118일 오후 730분 서귀포예술의전당 대극장 무대에 올려지는 이번 정기연주회의 주제는 세한도(歲寒圖)’. 추사 김정희가 제주 유배 중 남긴 세한도속 명사 16명의 찬시 뒤 빈 공간을 창작곡 3곡으로 채워 나가는 내용으로 진행한다.

첫 번째 창작곡은 전경숙 작곡가의 계절이 어느덧 지나가니이다. 시후홀이조(時候忽已徂·계절은 벌써 바뀌어)의 의미를 지닌 시구를 바탕으로 만들어진 8성부 합창곡으로 물기 없는 붓에 진한 먹을 묻혀 거칠게 그려낸 소나무가 품은 의미를 담았다.

김준범 작곡가도 수선화로 세한도 창작곡 리스트에 이름을 올렸다. 제주 수선화를 주제로 한 이 곡은 추사의 제주 유배가 추위에 강한 수선화처럼 단단한 삶이었음을 녹여냈다.

강은구 작곡가의 이 그림을 보게는 세한도의 의미이자 논어 자한편 세한연후지송백지후조(歲寒然後知松柏之後凋·추위가 닥친 뒤라야 소나무와 잣나무가 시들지 않은 것을 안다)’의 뜻을 음표에 실었다.

나머지 자리는 제주를 담은 합창곡들이 채운다. 제주 대표하는 김순이 시인의 작품을 합창으로 재조명한 4곡이 초연된다. 잔잔한 선율 속 다채로움을 통한 격정적인 사랑을 그려내는 시어가 어우러져 깊어가는 계절의 정취를 더한다. ‘사랑을 만나면’(작곡 박하얀)미친 사랑의 노래’(작곡 김준범), ‘나는 아직도 믿고 있다’(작곡 이수연), ‘자연이라는 책’(작곡 한태호)을 감사할 수 있다.

바다 이야기주제 무대에서는 정남규 작곡가가 이흥섭의 시에 선율을 입힌 등대와 김동진 원곡 가고파의 현대적 편곡(조혜영 작곡가)과 이탈리아 민요 바다로 가자를 합창(편곡 김규환)으로 듣는다.

마지막 무대는 이문석 작곡가가 편곡한 제주민요 2곳으로 일렁인다. 귀에 익숙한 서우젯 소리이어도사나가 화음을 이룬다.

사전 예약자 대상 무료 공연이다. 사전 예약은 서귀포시 E-Ticket을 통해 14매까지 가능하다. 8세 이상부터 관람할 수 있다. 예약 문의=064-739-0641(도립서귀포예술단 사무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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