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문관광단지가 기로에 서있다고 한다.IMF 경제탁치를 전후해 대부분의 업체들이 침체의 늪속을 헤매고 있는 가운데 최근에는 개발의 주역을 맡아온 한국관광공사제주지사마저 올 연말로 문을 닫기 때문이다.안타까운 일이 아닐 수 없다. 중문관광단지의 상징성에 비춰서도 그렇고,그것이 곧 관광제주의 현주소라는 생각에서 더욱 그렇다.

 돌이켜 보면 말도 많고 사연도 많은 것이 중문관광단지 개발이었다.78년 정부당국에 의해 개발 계획이 승인되면서 중문관광단지는 본격 개발됐다.20여년에 걸친 개발사업이 시작과 함께 음양이 교차해 왔음은 물론이다.절해고도나 다름없던 제주도에 세계적 관광단지가 들어선다는 희망과 함께,지역주민들의 개발계획에 밀려 조상대대로 이어온 삶의 터전을 상실하는 좌절의 아픔등이 그것이다.음양의 교차속에 절해고도의 오지가 국제관광지로 탈바꿈해가고 있음이 보람이라면 보람이었다.올해부터 추진되는 2단계 사업을 포함하면 이곳에 1조4천억원을 투자할 계획으로 있다고 해서 기대 또한 더욱 컸다.하지만 아직도 미분양 토지가 많을 만큼 이미 완료된 1단계지구 사업이 부진한 실정이라고 한다.그런 마당에 2단계사업마저 개발주체가 흔들려 가시적 성과를 기대하기가 어렵다니 딱한 노릇이 아닐 수 없다.개발실적이 부진해지면서 정부가 단지운영을 한국관광공사에서 지방자치단체로의 이양을 서두르고 있음이 그것이다.

 지금와서 한국관광공사의 제주개발 손떼기의 까닭을 우리는 굳이 따지고 싶은 생각은 없다.제주개발은 제주가 하는 개발주체성 확립차원에서라면 지방자치단체가 맡는 것이 당연한 순리인지 모른다.하지만 도데체 중문관광단지가 어떤 곳이던가.앞서 언급이 있었지만 개발의 논리속에,지역주민들의 생존권마저 박탈당했던 그런 곳이 아니던가.그런 곳을 사업이 부진하다고,예산이 많이 들어가는 사업이라고 이제와서 지방자치단체에 대책도 없이 떠넘긴다는 것은 야속한 일이다.

 마냥 장대밀기 해서도 안되는 일이지만,지방자치단체가 섣불리 떠맡아서는 안된다.떠맡을 때 떠맡더라도 최소한의 투자환경은 조성하고 난 뒤의 일이어야 한다.제주도 당국이 심사숙고할 일이다.<<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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