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년, 5개월 28일 17시간 1분 1초(Climate Clock, mcc, 2023년 1월 24일 19:45 현재)
탄소 예산을 기준으로 전 세계 탄소배출량을 따져 계산해 볼 때 산업화 이전 대비 지구 온도 1.5도 상승까지 남은 시간 약 6년 6개월.

(현 생태계를 유지하고 대응가능한 기후 범위내에 머물기 위해 세계는 2100년까지 산업화 이전 대비 지구 온도 상승을 1.5도 이내로 유지하는 데에 만장일치로 합의했다.) 누적 탄소배출량 세계 17위인 한국은 탄소중립기본법 시행으로 세계에서 14번째로 탄소중립 비젼을 법제화한 나라가 되었고 2030년 탄소배출 40% 감축(2018년 대비), 2050탄소중립 실현을 위해 급격한 탄소감축이 요구된다. 

국토교통부 신공항 건설 계획 추진 

2021년 환경부가 반려한 제주 제2공항 전략환경영향평가서가 보완되어 환경부에 제출되었다.

철새 도래지, 맹꽁이(멸종위기 야생생물 2급) 서식지, 지하수 함양을 담당하는 숨골 등 주요 보완요청 사항들에 대책이 마련되었다고 한다. 탄소배출에 대한 질문에는 협의기관과 협의중이라 아직은 공개할 수 없다고 답했다. 

탄소중립과 신공항 건설은 함께 갈 수 있는 정책일까. 

전체 온실가스의 약 2~3% 정도가 항공에서 발생한다. 운송 수단 가운데에서는 11.6%의 탄소를 배출한다.(제주의 경우 전체 수송 중 27.7% 차지. 2019년). 항공의 수요는 빠르게 증가하고 있으며 국제민간항공기구(ICAO)는 2040년 항공 부문의 탄소 배출량이 4배 이상으로 증가할 것으로 추산한다. 또한 단거리 비행의 경우 승객 1명당 1km 이동시 자가용 보다도 더 많은 탄소를 배출할 뿐만 아니라 운행 시 방출되는 온실가스는 비행 구름의 원인이 되어 지구가열을 더욱 악화시킨다. 세계는(유럽을 중심으로) 공항 증설 계획을 연기 또는 중단하거나 항공기 운항에 규제를 가하는 추세이다.   

세계에서 가장 바쁜 공항 중의 한 곳인 영국의 히드로 공항의 제3활주로 증설계획은 2018년 의회를 통과한 후 공항 증설 계획 승인이 파리협정에 따른 정부의 온실가스 배출감축 책무를 위반하기 때문에 위법이라는 항소법원의 판결을 받아내며 제동을 걸기도 했다. 스웨덴은 단거리 노선이 많다는 이유로 스톡홀름의 브롬마 공항 폐쇄를 결정했다. 프랑스 하원은 철도로 2시간 30분 거리 이내의 국내선 항공을 중단하는 법안을 통과시켰고 오스트리아는 항공업계에 지원금을 주는 대신, 철도로 3시간 이내 비행기 운항 중단을 요구했다

그러나 결국 기술이 극복할 문제 아닌가? 

세계 항공업계는 지속가능한 항공연료(SAF)의 증산과 합리적인 항공 운영, 혁신적인 항공기 기술 개발을 통해 2050년까지 이산화탄소 배출을 제로화한다는 목표에 합의했다. SAF는 농업 폐기물은 물론 공기 중에서 포집한 탄소까지 다양한 원료로 제조가 가능하며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80% 줄일 수 있다고 한다. 그러나 높은 제조 비용과 공급량 부족으로 현재 이용은 전체 제트 연료의 0.1%에도 미치지 못하는 추세다.

전기 또는 수소를 연료로 하는 항공기도 개발되고 있다. 에어버스는 수소 항공기 3종을 개발해 2035 취항을 목표로 하고 있다. 그러나 그 안에 쓰이는 수소가 재생에너지로 생산된 수소여야 진정한 탄소 제로를 달성할 수 있어 녹색수소의 대량 생산의 과제를 해결해야 한다. 이처럼 항공으로 인한 온실가스 배출의 양은 급격하게 증가하는 것에 비해 기술이 가야 할 길은 아직 멀다

함께 할 수 없다면 우선순위는 무엇이 되야 할까. 

제주는 섬이다. 2022년 하루평균 486대의 비행기가 뜨고 내렸다고 한다. 기후위기를 논하기 이전에 수용 한계를 넘어서는 사람들과 무분별한 개발, 산업으로 문제들이 넘쳐난다. 길가나 해변에 널린 일회용품 쓰레기가 그렇고 오폐수, 교통문제, 지하수가 망가져 가고 뛰어난 경관마다 파고드는 난개발로 제주는 자신만의 매력을 잃어가고 있다. 더 빨리 더 편리하게, 제주를 서울처럼 만들면 제주 사람들은 더 행복할까. 서울 같은 제주를 도시 사람들은 좋아할까. 

플라이스캄(비행 수치심)이라는 신조어가 있다. 비행기를 타는 것이 환경에 해롭기 때문에 비행기를 타는 것이 부끄럽다는 이 말(캠페인)은 스웨덴에서 시작해  많은 사람들에게 공감을 불러일으키며 확산되고 있다. 섬이라서 기차가 안된다면 해상은 어떤가, 빠른 배송에 목메지 말고 환경을 지키는 나의 행동에 자긍심을 갖을 수 있다면. 5시간의 목포발 제주행 여객에서 재밌는 꺼리를 잔뜩 상상하다 도착한 제주항, 조금씩 높이 솟아가는 하얀 등대는 무척이나 화사했다.

기후위기는 진행형이지만 결정된 것은 없다. CFC에 의한 오존층 파괴를 극복해 가고 있는 것처럼 지구가열의 정도 또한 우리가 만들어갈 미래가 아닐까. 최고의 기술이 아니라 지속가능한 적정 기술을 찾아내고 참신한 재미를 첨가하여 다양한 변화를 시도해 보면 어떨까.  나를 포함하는 미래세대는 분명 현재의 우리보다 더 뛰어난 기술과 사고력을 가질 것이다. 우리가 그런 것처럼. 어쩌면 그들은 환경 손상 없이 지속 가능한 공항을 보유할 기술을 찾아냈을 수도 있고 또 어쩌면 많은 이동이나 많은 물품의 소유 없이도 충분히 만족스러운 정신세계를 갖게 될지도 모른다. 그들을 위해 그들의 가능성에 기회를 남겨 놓는 것도 좋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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