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일 한국언론진흥재단 특강
양조훈 전 이사장 초청 강의
"미군정 책임 규명 등 과제"
"미국과 소련을 중심으로 번진 냉전 하에 고래 싸움에 새우등 터지듯 도민들이 희생된 제주4·3은 이제 세계 과거사 해결의 새로운 모델을 제시하고 있다"
제민일보(대표이사 사장 오홍식)와 한국언론진흥재단은 16일 오전 제민일보 1층 대강당에서 '찾아가는 저널리즘'을 개최했다.
이날 '제주4·3의 진실 그리고 정의'를 주제로 강의에 나선 양조훈 전 4·3평화재단 이사장은 "4·3은 제주만의 일이 아니라 세계적인 사건"이라며 "불과 몇십년 전까지만 해도 4·3 언급 자체가 금기시됐었다"고 운을 뗐다.
이어 "4·3특별법 제정과 국가 배·보상, 재심을 통한 4·3 희생자와 유족들의 명예회복 등 많은 성과가 있었지만 미군정의 책임을 규명하는 것은 과제"라며 "4·3을 미래 세대에 어떻게 전승할 것인지도 고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갈등이 심했던 4·3 유족회와 경우회의 화해 상생 선언에 이어 진보와 보수, 여당과 야당, 민과 관이 하나로 뭉치고 있다"며 "4·3의 완전한 해결을 위해 모두가 머리를 맞대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최근 논란이 일었던 극우세력의 폄훼와 관련해 "4·3 진실 규명은 항공기 운항과 같아 이상기류를 만나면 잠시 흔들리기도 하지만 결국 목표에 다가갈 것"이라고 밝혔다.
양 전 이사장은 제민일보 4·3취재반을 구성해 1990년 6월부터 10년 동안 무려 456회에 걸쳐 '4·3은 말한다'를 연재했다.
'4·3은 말한다'는 한국언론연구원의 탐사보도 모델로 선정됐으며, 고 김수환 추기경이 제5권에 추천사를 보내왔다. 또 김대중 전 대통령은 4·3 연재에 대해 호평을 남기기도 했다.
양 전 이사장은 4·3을 '세계 과거사 해결의 새로운 모델'로 정의했다.
그는 "제주인들은 공동체 결속력과 관의 억압에 분출하는 저항정신이 강하다"며 "제주는 이제 4·3 치유를 위해 하나로 뭉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4·3의 가치는 자치와 자율, 정의, 한반도 통일에서 이제는 평화와 인권, 화해와 상생, 치유와 통합으로 나아가고 있다"며 "항쟁의 역사, 수난의 역사가 진실찾기 운동, 정부조사 사과, 국가보상 실현 등의 흐름으로 갈등을 극복해나가고 있는 것"이라고 피력했다. 김재연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