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est one'이 아닌 'only one'
나만의 가치있는 일 찾아서

챗GPT3.5의 공개로 체감되는 인공지능(AI)의 빠른 발달 속도에 우리는 놀라움을 금치 못하는 한편, '일자리 위기설'이 현실로 다가왔음을 체감한다. 4분의 1의 일자리가 생성형 AI로 인해 대체될 수 있으며 EU와 미국에서는 일자리 3억 개가 사라질 수도 있다는 골드만삭스에 암울한 전망에 현재 나의 일자리는 예외가 될 수 있을지 자문해 본다.

제주의 노동 시장 현실은 미래를 볼 것도 없이 암담하다. 전국 1위의 고용률이라는 말이 무색하게 대부분의 일자리가 3차 산업에 편중, 저임금, 비정규직에 한정되어 있는 구조이다.     

그러나 이러한 상황들을 기회로 보고 미래를 준비하는 이들이 있다. 경력이 먼저 단절된 경험이 있는'경력잇는 여자들'이다. 출산과 육아 등의 이유로 취업이나 창업이 어려웠던 이들이 자신들과 같은 경력단절여성, 100세 시대 노후를 준비하지 못한 중장년, 또 AI와 경쟁해야 하는 우리 아이들을 위한 미래 일자리의 대안으로 내놓은 것은 바로'창직(創職, Job creation)'이다.

창직은 창조적인 아이디어를 통해 자기 주도적으로 기존에는 없는 직업이나 직종을 새롭게 만들어 내거나 기존의 직업을 재설계하는 활동을 말한다. 기업을 설립해야 하는'창업'과는 달리, 아이디어를 가지고 자신의 능력이나 적성 등을 활용하여 다변화된 일자리 창출이 가능하기 때문에 창업과는 다른 개념이다. 특별히 자본을 투자하지 않고 창직 후 프리랜서로 활동하거나 기업에 취업하거나 창업이 가능하다는 면에서 '돌봄'이 화두가 되는 이 시점에 물리적 시간이 부족했던 경력단절여성에게는 더욱 매력적이다.  

행정안전부 '지역 맞춤 재도전 사업'의 일환으로 공무원연금공단과 은퇴 공무원을 대상으로 하는 "다봄(다시 찾는 나의 봄, 다 같이 돌봄)프로젝트" 와 행정안전부, 삼성생명, 사회연대은행의 지원을 통해 '지역 청년활동가 지원사업'으로 40세 미만 청년 여성들을 대상으로 "엄청나(엄마청년나찾기)프로젝트" 를 진행하고 있는 경력잇는 여자들은 자기 돌봄 – 역량 강화 – 일.경험 기회 제공 이후 마지막 단계로 참여자들의 온전한 자립을 위해 '창직' 과정을 제공할 예정이다. 

경력돌봄가이드(생애주기별 경력을 컨설팅하고 관리해주는 전문가), 예스키즈존 마케터(예스키즈존 업체 정보를 취업하고 홍보하는 마케터), 아이들의 인권 변호사(말을 하지 못하는 유아에게 필요한 정보를 보호자에게 전달하는 육아 전문가), 엄마 인터뷰어(엄마의 마음으로 개인이나 집단의 정보를 수집하고 이야기를 나누는 사람) 등 다양한 아이디어들이 도출되고 있다. 

지난 4월 13명의 창직 컨설턴트 양성 과정을 마친 조직은, 제주특별자치도 2023 양성평등운동지원사업으로"잡(Job)담(談)모의(새로운 직업을 창조하고 논의하는)프로젝트"를 운영하며 아이디어 피칭데이, 창직 아카데미, 개별 컨설팅 등을 통해 20인의 창직인과 창직 아이템을 발굴할 계획이다. 또한 이들이 강의를 하거나 시제품을 만들 수 있는 마케팅 기회 또한 제공한다. 나아가 아동.청소년들을 대상으로 교육 대상을 확장하여 미래 세대들이 AI가 대체할 수 없는 본인만의 직업과 경쟁력을 찾을 수 있게 유도할 예정이다. 

고 이어령 선생은 "360명이 각각 360도 방향으로 뛰면 모두가 1등이 될 수 있지만 모두 한 방향으로 뛰면 1등은 1명뿐이고 나머지는 도태되는 것"이라며 "천명이 앉아있어도 혼자 일어설 수 있는 용기를 가져달라. 남을 따라가지 말고 본인이 좋아하는 것을 열심히 해서 온리원(Only One)이 되도록 노력하라"고 강조했다.

상대적으로 이주민이 많았던 제주가 양질의 일자리의 부족으로 다양한 역량의 인재들의 재유출을 겪고 있다. 기업 유치도, 스타트업 육성도 중요하지만, 개개인의 가치를 찾고 각자의 분야에서 1등이 될 수 있는 창직 시장 활성화에 그 투자의 일부만 나누어 준다면 훨씬 더 빠르게, 다채롭고 살기 좋은 제주 노동 시장을 만들 수 있을 것이라 확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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