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봄 활동가로 다시 찾는 인생 2회차
한국직업능력연구원이 실시한 2022 제주도민 일자리 인식 실태조사 결과 만 50세에서 64세까지 장년층의 경우 노후 준비를 하고 있다는 비율은 52%였고 나머지는 준비 여력이 없거나 앞으로 준비할 계획인 것으로 조사되었다고 한다.
평균 수명은 늘어나고 4차 산업 혁명으로 사람이 할 수 있는 일자리는 줄어들고 있는 현실에서 막막함을 느끼는 것은 누구도 예외가 아닌 것 같다. 충분히 노동을 할 수 있는 나이에도 마땅한 일자리가 없어 골든타임을 놓치고 잉여 인력으로 방치 되었을 시 이들에게 들어갈 사회적 비용은 막대할 것이다.
이에 2023 행정안전부 '지역 맞춤 재도전 사업'의 일환인 '다시활짝 프로젝트'에 선정되어 '경력잇는여자들 협동조합'과 '공무원 연금공단'이 함께 진행하고 있는 '다봄 프로젝트'가 인상적이다.
사업을 통해 40세 이상의 경력 단절 중장년층에게 일정 기간 돌봄 프로그램 교육을 지원하여 지역 사회 돌봄 문제를 해결하는 활동가를 양성한다. '다시 찾는 나의 봄, 다같이 돌봄'이라는 슬로건과 같이 제2의 인생을 준비하는 도내 중장년층에게는 재도전 기회를 제공한다.
지난 4월 '제주형 아랫목 여는날'을 시작으로, 프로젝트 참여자인 '다봄님'들은 5월 △경력단절 및 고령화 불안감을 해소하는 자기돌봄과정, 6·7월 △아동 교수법과 돌봄 프로그램 기획을 배우는 역량 강화 과정으로 전래놀이와 그림책을 학습하고 있다. 또한 교육생 안에서도 각자 경력과 강점을 살려 △글쓰기 강사 △파워포인트 강사 등 조직 내 리더가 되어 동료들을 이끌 계획이다.
8월부터는 △방과 후 학교, 지역아동센터 어린이를 대상으로 하는 실습과정 세 단계를 거쳐 세대돌봄 전문가로 탄생할 예정이다. '피어나리다함께돌봄센터' 학생들을 대상으로 공무원 연금공단에서 진행될 '다봄 데이'나, 제주국제평화센터와 진행할 '제주피스페스티벌', '로하스 엑스포' '원도심 소풍' 등 도내 다양한 기관과 협업하여 이들이 주체가 될 활동들도 기대가 된다.
이에 그치지 않고 이들은 △창직 과정을 수료하여 각자의 브랜드를 만들고, △'놀잇터'라는 제주 삼도동 돌봄 공간을 거점으로 △'아하 (아동 하브루타, 아무튼 하부르타)'라는 자체 교육 콘텐츠를 생성하여 '아하샘'으로써 돌봄이 필요한 제주 각 지역으로 파견될 예정이다.
단순한 1회성 프로젝트에 그치지 않고, 교육을 바탕으로 지역의 돌봄 문제를 해결할 일거리를 만들고 일자리를 만들겠다는 것이 참여자들의 의지다.
1회성 사업에 그치지 않고 성공적인 민.관.공 협력 프로젝트가 되기 위해 △'제주 경력단절인재들을 위한 추진위원회'를 구성하여 지속 가능성을 논의하고 실질적인 방법을 찾는다.
41년동안 공직에 있다 은퇴를 한 허경종 다봄님은 "다봄 프로젝트 덕분에 경력단절에 대한 위안과 경력을 이을 수 있는 계기를 찾았다. 또 자기돌봄 과정을 통해 진짜 내가 원하는 걸 알게 되었다"며 소감을 전했다.
10년 넘게 독박육아를 하였던 김영순 다봄님은 "내가 겪은 독박 육아와 맞벌이로 힘든 젊은 부모들에게 작지만 도움이 될 수 있다면 정말 좋겠다"는 소망을 밝혔다.
고령화와 저출산이 시대의 과제가 된 이 시점에, 중장년들의 양질의 역량을 돌봄의 사각지대의 해결사로 선순환 시킨다면, 굳이 막대한 예산이 아니더라도 아이 낳기 좋은 제주, 노후를 보내기 좋은 제주로 거듭날 수 있지 않을지 기대가 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