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민간주도 우주산업 서막열다5 인터뷰-김수환 페리지에어로스페이스 이사
제주도는 지난 5월 민간기업 4곳과 우주산업 육성을 위한 업무협력 협약을 체결했다. 그 중 페리지에어로스페이스(페리지)는 4곳 중 유일한 발사체 기업으로 최근 제주에서 로켓수직 이착륙 시험을 성공시켰다. 이번 시험은 한국에서도 우주 발사체 기업이 재사용 발사체를 개발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보여준 사례가 됐다. 내년에는 국내 최초로 제주 해상에서 민간 우주발사체 '블루 웨일 1'을 발사할 계획이다. 그렇다면 페리지는 왜 제주에서 실험을 추진하게 됐을까. 김수환 이사로부터 직접 들어봤다. [편집자 주]
국내 유일 액체로켓 기술 역량 보유
경제적인 '재사용 발사체' 개발 목표
기업 일자리 창출 및 사회 상생 도움
왜 제주로 오게 되었나
제주도가 민간기업이 국내에서 우주발사체를 발사하기 위한 최적의 지역이라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대한민국 영토 최남단에 위치한 제주는 내륙에 비해 훨씬 자유로운 발사 조건을 가지고 있다. 또한, 인허가를 비롯한 제주도의 적극적인 행정지원과 지역주민분들의 도움은 당사의 도전에 큰 힘이 되고 있다.
향후 제주도의 하원테크노캠퍼스(가칭) 추진 로드맵에 따라 당사도 해당 지역의 투자 및 입주를 예정하고 있다. 입주 시 대전, 옥천 등에서는 R&D 연구가 이뤄질 예정이고, 제주에서는 조립 및 발사를 실현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한다.
'블루 웨일 1' 등 발사체 실험 추진 상황
페리지에어로스페이스가 개발하고 있는 'Blue Whale 1(블루 웨일 1)'은 200kg의 페이로드를 500km의 태양동기궤도에 배치할 수 있는 2단 우주발사체다. 소형 인공위성 고객을 대상으로도 경제적인 효율성을 자랑하는 우주발사체라고 소개할 수 있다.
1단과 2단에 사용되는 엔진의 연소시험을 성공적으로 마쳤다. 최근에는 제주 하원테크노캠퍼스 부지에서 수직이착륙 테스트도 진행했다. 수직이착륙 테스트는 발사체 재사용을 위한 핵심 기술이다. 금번 테스트 성공을 통해 향후 당사가 최종적으로 목표하고 있는 재사용 발사체 개발의 첫 단추를 끼웠다고 볼 수 있다.
내년 초에는 제주에서 발사체 2단을 개조한 시험 기체의 준궤도 시험발사를 계획하고 있다. 이를 기반으로 내년 말에는 1단을 포함한 'Blue Whale 1 '의 시험발사를 목표로 하고 있다. 당사가 구축중인 제주 해상발사장에서 발사할 예정이다. 민간기업의 성공적인 시험 발사를 위해 제주도와 도민의 많은 응원과 격려를 부탁드린다.
페리지와 발사체 타기업과 차별점이라 하면
우선, 1단에 액체 메탄 엔진을 사용한다는 점이다. 당사는 국내에서는 유일하게 액체로켓 엔진 설계부터 제작과 시험 역량까지 보유했다. 메탄 엔진은 'Blue Whale 1'과 같은 소형발사체에 적합한 엔진이며, 향후 재사용에도 유용하다. 그 외에도 자체 개발한 탄소복합재 구조를 활용한 기체의 경량화를 통해 경제성과 효율성을 높인 우주발사체를 개발하고 있다. 당사는 재사용 로켓 개발을 통해 발사 비용의 효율화를 달성하고자 한다.
재사용이 상용화된 스페이스X의 경우 발사체 1단 부분을 10회 이상 재사용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발사체의 재사용은 제작 원가 및 발사 비용을 획기적으로 낮출 수 있다. 당사도 스페이스X의 사례를 참고로 개발할 예정이며 궤도 진입 후 1단을 재착륙 시켜 회수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마지막으로, 국내에서 로켓발사를 목표로 하고 있다는 점이다. 통상 대부분의 기업들이 유리한 발사 조건을 갖춘 해외에서 발사체를 쏘아 올리는데 반해, 당사는 제주도 해상을 발사 지점으로 선정했다. 앞으로 우주의 주인공이 될 미래 세대들이 제주도에서 자유롭게 로켓을 경험하며 우주 산업분야에 대한 꿈을 키울 수 있기를 바란다.
제주의 우주산업 발전을 위한 과제가 있다면
제주도의 적극적인 지원이 뒷받침되고 있어 항상 감사한 마음이다. 앞으로도 로켓 개발에 대해 더욱 장기적인 관점에서 발사 성공을 위한 발사 인허가 절차 지원, 연구 시설 및 R&D 투자 확대 등의 협력이 이뤄지면 좋을 것 같다.
우주관련 기업의 제주유치가 단순히 유치에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기업이 충분히 성장할 수 있게 지속적으로 지원하는 것이 중요하다. 그 결과 기업이 일자리 창출, 지역경제 활성화 등으로 지역사회에 보답할 수 있는 상생으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지역사회가 기업의 적극적인 도전을 응원하고 다양한 간담회 등의 자리를 통해 서로의 성과와 고충을 공유하면서 함께 성장하길 바란다.
앞으로 성장 목표가 있다면
페리지에어로스페이스는 효율적이고 경제적인 우주 발사서비스를 통해 뉴스페이스 시대의 선두 주자가 되고자 한다. 이를 위해 가장 먼저 'Blue Whale 1'의 개발을 완료하고 실제 우주 궤도까지 보낼 수 있는 능력을 확보할 예정이다.
나아가 발사체 재사용을 통해 비용 효율화도 달성할 것이다. 그 비전을 이룰 수 있는 곳이 제주도라고 생각한다. 제주도와의 긴밀한 협력을 통해 인공위성 기업을 위한 로켓 개발과 발사뿐만 아니라, 일반 시민들도 대한민국 우주 산업을 체험하고 관광하면서 우주와 한 뼘 더 가까워지는 미래를 만들어 가고자 한다.<끝>
※이 기획은 지역신문발전위원회 지원으로 진행되고 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