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예진 생애 첫 올림픽 도전
이민서 배드민턴 태극마크
국제대회 '희소식' 잇따라
스포츠 선수들의 꿈의 무대이자 지구촌 축제인 2024 파리 하계올림픽이 올해 7월 개막한다. 제주 체육인에게도 세계 무대는 남의 이야기가 아니다. 제주에서 나고 자란 선수들이 지역과 국내를 넘어 국제 대회에서 활약하고 있다. 지난해 항저우아시안게임에서 메달 소식이 잇따라 전해졌고, 국가대표 선발전 준비에 한창인 선수들도 있다. 제민일보는 신년호를 통해 파리올림픽에 도전장을 내민 '제주 토박이' 선수들을 소개한다. 그동안 국제대회에서 활약한 선수들도 함께 조명하며 꿈을 향해 달려가는 모든 청춘을 응원한다.
△'꿈의 무대' 향한 도전
제주 체육인들이 2024 파리올림픽 무대를 밟기 위한 출전권 획득을 노리고 있다.
종목별 과정에 차이가 있지만, 대부분 국제대회와 선발전 등 경기에서 얻은 점수를 합산해 상위에 들어야 올림픽 종목에 나설 수 있다.
현재 파리행에 가장 근접했다는 평가를 받는 선수는 여자 공기권총 오예진이다.
갓 고등학교를 졸업한 오예진은 생애 첫 올림픽 출전에 도전한다. 지난 10월 치른 창원 아시아 사격선수권대회에서 최연소 선수로 참가해 2관왕에 오르며 올림픽 출전권 쿼터를 획득한 상태다. 오는 3월부터 예정된 선발전을 거쳐 최종 출전 여부가 확정된다.
오예진은 지난해 국제사격연맹 자카르타 월드컵 사격대회 정상에 올라 성인무대 데뷔전을 성공적으로 마치면서, '사격 신성(新星)'으로 주목받았다. 이후로 국내에선 무적. 대회마다 1위를 차지하며 자신의 이름을 알렸다.
성인이 되자마자 올림픽 도전이라는 중압감이 감쌀 법도 한데, 나이답지 않게 평정심을 유지하며 선발전을 준비하고 있다.
그는 "큰 대회를 준비한다는 생각보다 평소 훈련 페이스대로 차분하게 경기에 임하겠다는 마음가짐으로 선발전을 준비하고 있다"고 전했다.
제주 출신 배드민턴 선수 이민서(인하대)도 파리 올림픽에 한 걸음 더 다가섰다.
지난달 충남 서산에서 펼쳐진 2024 배드민턴 국가대표 선발전 남자복식에서 4위를 차지하며 2024년 배드민턴 국가대표팀에 승선했다. 이달부터 열리는 각종 국제대회에서 국가대표 자격으로 출전해 상위에 입상할 경우 올림픽 종목에 나설 수 있다.
제주에서 초·중·고등학교를 지낸 그는 학창시절부터 배드민턴에 두각을 보였다. 2012년 학교대회에서 시상대에 오른 이후 여러 전국대회를 누비며 입상, 복식 부문에서 존재감을 드러냈다.
유도 100㎏급 김세헌(용인대)도 파리올림픽 출전권을 따내기 위한 여정길에 나섰다. 진천선수촌에 입촌해 본격적인 파리올림픽 출전권을 위한 준비 태세에 돌입했다.
남녕고 출신인 김세헌은 중학생 때부터 지역에서 돋보이는 선수였다. 2017 유도회장기 전국 유도대회에서 은메달을 차지한 것을 시작으로 YMCA 전국유도대회, 2019 태국 치앙마이 유도대회 등에서 입상성적을 냈다.
또한 '리우 2관왕' 양궁 구본찬(현대제철)은 올림픽 태극마크를 달기 위한 선발전에 한창이다. 현재 2차 선발전까지 마무리한 상태로 3~4월 국가대표 3차 선발전과 최종 평가전을 치른다.
이처럼 제주 선수들의 파리행은 현재진행형으로, 어떤 선수가 최종적으로 결전의 땅을 밟을 수 있을지 그 결과가 주목된다.
△열정은 식지 않는다
이밖에도 제주 스포츠인들은 국제대회에서 승전보를 울리며 코로나19로 지친 도민들에게 기쁨과 희망을 안겼다. 2023년은 '신예'와 '노장'의 활약이 돋보이는 해였다.
남녕고 출신 태권도 기대주 강상현(한국체대)은 처음 국가대표로 활약한 첫 국제대회에서 1위에 오르며 제주 출신 태권도 선수로는 최초 국제대회 우승을 기록, 새로운 역사를 써내려가고 있다.
그는 지난해 5월 열린 세계태권도선수권대회 남자 87㎏급 경기에서 한국에 깜짝 금메달을 안겼다. 한국 선수로는 해당 체급에서 18년 만에 금빛 발차기다.
강상현이 국가대표로 선발되기까지 과정은 순탄치만은 않았다. 국가대표 선발전에서 패자부활전을 치르는 등 우여곡절 끝에 소중한 태극마크를 달았다. 세계선수권대회 우승 직후 그는 "눈앞에 놓인 목표에 집중하면서 매 경기에 임하고 있다"며 힘찬 발차기를 예고했다.
상승세를 탄 강상현은 파리행을 위해 지난달 세계태권도연맹 월드그랑프리 파이널 80㎏초과급에 나섰으나 8강에서 석패해 자동 출전권 획득에 고배를 마시며 다음을 기약했다.
여자 유도 유망주 이현지(남녕고)도 고교 입학 이후 국제규모대회에서 얼굴을 드러내며 물오른 경기력을 입증했다. 제주 유도 선수로 향후 행보에 관심이 모인다.
이현지는 유소년 국가대표로 국제유도연맹 2023 울란바토르 그랜드슬램 4위를 차지한데 이어, 동아시아 청소년경기대회 +63㎏급 우승, 2023 세계유소년유도선수권대회 +70㎏급 우승, 2023 아시아유소년선수권대회 금메달 등을 기록하며 세계 무대에 눈도장을 찍었다.
'제주 근대5종의 간판' 베테랑 선수 이지훈(LH)은 지난 항저우아시안게임에서 부상에도 굴하지 않고 포기하지 않는 모습으로, 도민들에게 큰 울림을 줬다.
당시 승마 경기를 준비하다 타고 있던 말에서 떨어지는 사고를 당해 뇌진탕 증세를 보였으나 모든 경기를 끝까지 소화한 것으로 모자라 개인전 은메달, 단체전 금메달이라는 쾌거를 이룬 것이다.
선수마다 시기와 목표는 다르지만 자신의 꿈을 향해 달려가는 열정은 모두 같다. 이들의 세계 무대를 향한 여정은 이미 시작됐다. 김은수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