습지 잘 지키면 보물단지, "막대한 경제적 가치 창출"

제주 섬은 자타가 공인한 아름다운 보물섬이다.

우리나라에서 환경 측면으로 가장 중요한 곳은 어디일까? 많은 사람은 산, 바다만 생각하지만, 최근 들어 중요성이 강조되는 곳이 있다. 바로 습지이다. 습지는 다양한 생물들의 삶의 터전뿐만 아니라 지구온난화에도 효과적이라고 한다.

제주도에 넘치는 여행객은 단순히 쓰레기 문제나 교통, 하수 문제로만 머물러 있지 않다. 더 많은 여행객 유치를 위하여 난개발이 진행되고 있으며, 경관이 아름답고 생태적, 지질적 가치가 높은 지역에 새로운 개발 사업들이 속속 진행되면서 제주도는 자멸의 길로 이미 들어선 상황이다.

이에 난개발로 인한 사라진 습지로 인해 부작용도 발생했다. 습지는 자연 저수지 역할을 하므로 큰물이 닥칠 때 완충지대가 되지만 줄어든 습지는 그 역할을 다하기 어려워 마을의 침수 및 환경 파괴로 오조리 지역주민들이 자발적으로 연안습지의 우수성과 아름다움을 보전하기 위해 습지보호지역 지정을 요청하는 등 상당한 보전 노력이 결과로 지난해 2023년 12월 21일 오조리 내수면 연안습지 0.24㎢를 습지보호지역으로 새롭게 지정했다. 

이번 지정에 따라 해양수산부가 습지보호지역으로 지정한 곳은 17곳으로 늘어나게 됐으며, 해양보호구역으로는 36번째 지정 사례다. 제주에선 처음이다.

습지는 오염 물질을 거르며 자정 작용한다. 오염으로부터 피신한 생명체들의 서식처가 돼준다. 그렇기에 '자연의 콩팥'이라고 불린다. 또 지하수량을 조절하고 탄소 방출을 막아 지구 온난화를 방지하는 역할도 한다. 기후 위기 시대 습지 보존 활동은 효과적인 대책법이다. 

도심에서 멀지 않은 곳에 습지가 있는 것은 축복으로 여겨야 한다. 각종 개발 등 인간의 욕심 때문에 자연이 설 자리가 갈수록 좁아지고 있다. 인간도 생태계 일부분이다. 생태계가 숨을 쉴 수 있어야 인간도 숨을 쉴 수 있다. 습지는 그 고유의 생물종과 생태계를 유지하기 위해 자연적으로 형성되고 보존되어야 하는 것이 원칙이며, 개발을 위한 습지의 훼손은 최소한으로 줄여야 한다.

생태계가 건강해야 인간 삶의 질 또한 건강해진다. 갈대 습지는 수질개선은 물론 소중한 자원인 물과 에너지도 절약할 수 있다. 

귀한 보물인 습지는 끊임없는 위협을 겪고 있다. 최소한 90%는 우리 인간의 활동 탓이다. 문제는, 우리의 잘못된 행동으로 습지가 훼손됐을 때 '훼손된 습지'는 더 이상 '보물'이 아닌 '재앙'으로 다가온다는 것이다. 습지 훼손은 마치 절대 열어서는 안 될 '판도라의 상자'를 여는 셈이다.

갈대는 수생식물 중에 오염된 물에서 잘 자랄 뿐만 아니라 수질 오염 물질을 뿌리로 흡수 정화하는 식물이다.

그런데 습지보호지역 지정에 맞물려 철새들이 보금자리에 갈대가 사라지면서 조개류가 폐사하고, 황근 나무가 고사하는 현상이 발견되어 오조리 마을에서 모니터링을 시행한 결과 인근 A 식당에서 오·폐수를 그대로 습지로 방출한 것으로 판단하여 행정에 강력한 처벌을 요구하는 상황이다.

하지만 지금껏 아무런 조치가 없어 지역주민들이 뿔났다. 지역주민 강모씨(81세)는 "오조리 내수면은 아름답고 철새들이 보금자리이며, 2주 전에 지역주민들이 노력으로 습지 보호구역으로 지정되어 있다. 그런데 인근 식당에서 내수면 갯벌로 오·폐수를 그대로 방출해 습지가 망가지고 있는 현상이 발생하고 있어 행정당국이 강력한 조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고기봉 이장은 '습지는 고유의 생물종과 생태계를 유지하기 위해 자연적으로 형성되고 보전되어야 하는 것이 원칙이며, 개발을 위한 습지의 훼손은 최소한으로 줄여야 하며 중앙정부와 제주특별자치도는 마땅히 그에 걸맞게 환경보전 정책을 펼쳐서 오조리 습지가 세계인의 생태계 보물섬이 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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