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과 마을이 만났을 때 일어나는 일들

해외로 가는 길목이 막혀 있었던 코로나19 시절은 오히려 기회였고, 비계 삼겹살, 해산물 바가지 요금 등이 연일 논란이 되며 제주 관광은 외면을 넘어 비난을 받으며 역대급 위기에 처해있다. 

제주도와 일본 여행의 실제 경비는 2.2배의 차이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여행 리서치 전문기관 컨슈머인사이트가 수행하는 '주례 여행 형태 및 계획 조사'에 따르면 10명 중 8명이 넘는 사람들이 '제주도 갈 돈으로 일본 간다'는 말이 실제로 가능하다고 생각할 만큼 소비자 인식의 왜곡은 심각한 상황이다. 

이에 따라 전국 평균에 못 미치는 청년 고용률과 상대적으로 적은 상용근로자 수, 낮은 임금에 경제난까지 더해져 청년층 유출은 갈수록 심화되고 있다.

제주도 관광 이미지 개선을 위한 전담팀 운영이나 양질의 일자리 창출을 위한 기업 유치, 다양한 지원 사업도 필요하겠지만 보다 근본적인 대책이 필요한 시점이다.

제주주권회의에서 청년자율예산으로 선정된 사업이 하나 눈에 띈다. 제주청년-농어촌체험휴양마을 연계 사업이다. 제주도 내 26개의 농촌휴양체험마을과 7개의 어촌휴양체험마을의 프로그램들을 도내 청년들이 체험하게 하는 프로그램이다. 

향유할 수 없는 문화·여가 프로그램 부족을 아쉬워 하는 제주 청년들이 제주농어촌체험휴양마을 프로그램을 경험하게 함으로써, 농어촌 지역에 대한 관심을 증대시키고 마을 활성화에 기여하며 애향심을 고취시킨다는 취지다. 

다만 콘텐츠가 명확한 마을이 있는 반면, 경쟁력 있는 콘텐츠나 브랜딩이 부족한 마을에 대해서는 제주더큰내일센터 '일 경험 플랫폼' 사업에 참여하는 '탐나는 인재'들과 사회연대은행, 삼성생명의 후원으로 자기 돌봄과 역량 강화 과정을 마친 엄청난지기(엄마 청년 난 지역 기획자)들이 청년의 눈높이에 맞춰 마을의 자원을 활용한 콘텐츠를 가공해 마케팅 할 계획이다.

8월엔 해당 사업에 참여할 농어촌휴양마을을 모집하고, 기획 과정을 거쳐 9월부터 본격적으로 제주 청년들을 대상으로 체험 프로그램들이 운영된다. 참여를 원하는 농어촌휴양체험마을은 경력잇는 여자들(010-6688-3842)에 신청하면 된다. 필요에 따라 찾아가는 설명회 역시 진행할 예정이다.  

'근자열 원자래, 近者說 遠者來' 가까이 있는 사람들이 기뻐하면 멀리서도 찾아온다고 했다. 마을과 청년들이 뭉쳐서 우리 스스로 기뻐할 수 있는 콘텐츠를 단단히 한다면 따로 설명하지 않아도 외지인들은 찾아오게 돼 있다. 다들 마음이 급하겠지만 우리의 내실을 다지는 것에 천천히 서둘러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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