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적 외 사용업체 적발 잇따라
관리체계 국가가 응당 손 봐야
제주기상청에 따르면 지난 15일부터 16일까지 이틀간 492회의 낙뢰가 관측됐다. 낙뢰로 인한 농업용수 지하수 관정에 이상이 발생해 농업용수 공급에 차질이 발생하면서 농업용수를 목적 외로 사용한 업체가 잇따라 마을 수리계에 적발되면서 관리 부실이 도마 위에 오르고 있다.
제주지역 농업용수는 지하수 의존율이 94%를 웃돈다. 그런 까닭에 가뭄이 오면 농업용수 부족 사태가 필연적으로 발생한다. 지하수는 그런 점에서 제주농업 발전의 토대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런데 이런 중차대한 상황에 찬물을 끼얹는 행위가 잇따르는 모양이다. 농업용수를 불법으로 사용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참으로 몰염치한 일이 아닐 수 없다.
2023년 말 기준 제주도에서 개발 이용 중인 지하수 관정은 모두 4541공이다. 생활용 1331공, 농업용 3074공, 공업용 125공, 먹는샘물 11공 등으로 농업용 관정이 전체 개발된 지하수 관정의 67.7%를 차지하고 있지만 농업용수 관정 관리는 농어촌공사 등 전문기관이 아닌 마을(동 지역은 수리계 개인)에서 담당하면서 '관리 사각지대'가 발생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제주특별자치도와 한국농어촌공사 제주지역본부는 지난해 9월 25일 '제주특별자치도 농업용수 종합계획(2024~2033)' 수립 용역을 발주, 2억7000만 원을 들여 착수일로부터 1년간 용역을 시행하고 있는 가운데 불법 사례를 처벌한다고 했지만, 지금껏 아무런 조치도 취하지 않고 있어 행정에 불신을 초래하고 있다.
펜션이나 리조트들은 수영장이나 정원 관리에 많은 물을 쓰다 보니 수도 요금 부담을 줄이기 위해 공짜나 다름없는 농업용수를 불법으로 사용하는 사례가 끊이지 않고 있다.
오조리 마을회에서는 지난 15~16일 낙뢰로 농업용수 관정이 정전된 가운데 물 부족 사태가 발생해 민원 현장 점검에 나섰다.
건물 외부 수도꼭지의 물을 받아 시약을 넣어 반응을 살피는 검사 과정에 상수도일 때 소독에 염소를 사용하기 때문에 시약을 넣으면 분홍색으로 변하고, 염소 소독 과정을 거치지 않는 농업용수는 색이 변하지 않는데 시약을 넣은 지 시간이 지나도 색이 변하지 않는 모 업체 및 농업용수를 생활용수로 무단 사용한 실외 골프연습장을 형사 고발하고 단수 조치를 하려고 준비 중이다.
이들 사례는 농업용수를 불법 사용하는 행위가 비일비재하다는 실증이다. 누진율이 적용되지 않아 물값이 저렴한 탓이다.
농지에 건축물을 지은 뒤 농업용수를 차단하지 않고 생활용수로 사용하는 등 불법 전용 사례가 잇따르고 있지만 단속은 민원이 제기돼야 이뤄지고 있다.
각 마을에 위탁한 농업용수 관리체계부터 손을 봐야 한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지만 제주도가 대책을 내놓지 못하는 사이 제주의 지하수와 농업용수가 줄줄 새고 있다.
수자원 중 농업에 필요한 농업용수의 공급을 위해 수리시설이 설치됐고 그 관리를 국가에서 담당해야 마땅하나 그동안 관리기관으로서 농지개량조합을 설립해 관리하게 하는 모순이 있었다. 따라서 수리시설 및 농업용수 관리에 드는 경비에 대해서는 국가가 마땅히 부담해야 한다.
농업용수를 목적 외로 사용할 때 고질적인 용수 부족 현상이 발생할 수 있고, 농업용수 공급 확대를 위한 추가사업에 막대한 예산이 소요된다는 점에서 근절이 요구되고 있다.
특히 앞으로도 농업용수를 불법으로 사용하는 사례가 발생할 수 있다는 점에서 문제의 심각성이 요구되고 있다.
아름다운 제주를 가꾸고 미래의 제주농업을 유지하는 기본은 지속할 수 있는 지하수자원 개발과 활용을 위해 항상 절약하고 보존· 보호해야 한다는 생각을 잊어서는 안 될 것이며 정부 또한 지하수 복원과 보존, 오염 방지를 위한 새로운 정책 개발을 위해 노력해야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