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특별자치도는 지난 2일 제주한라대학교 한라컨벤션센터에서 '2024 양성평등주간 기념식'을 개최했다. 

제주도는 국내 최초의 여성인권선언문인 '여권통문(女權通文)'이 발표된 1898년 9월 1일을 기려 매년 9월 1일부터 7일까지 양성평등주간을 운영하고 있다. 

대통령이 인구 국가 비상사태를 선언할 정도로 심각한 저출산 사태에 '일·가정의 양립'이 더욱 강조되고 있지만, 경제 침체와도 맞물려 경력단절비율은 해마다 높아지고 있는 추세다. 자의든 타의든 육아나 출산 등으로 경력이 단절된 여성들이 골든 타임을 놓쳐 노동 시장으로의 복귀가 어려워지지 않도록 보다 실질적인 대책이 절실하다.

이에 지난해 지역청년지원사업에서 삼성생명 대표이사상을 수상하고, 삼성생명, 사회연대은행, 지원을 받아 2년째 운영되고 있는 제주 엄청나(엄마청년나찾기)프로젝트가 전국 저출산 문제 해결 선도 사례로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 2월부터 활동을 시작한 20여명의 엄청난 지기(엄마 청년 난 지역 기획자) 2기들은 6개월 간의 꾸준한 자기 돌봄과 역량 강화 과정을 마치고 지역을 위한 기여에 힘쓰고 있다. 엄마 청년들이 지역 사회에 기여할 수 있는 프로젝트를 직접 기획하고 운영하는 것으로 완성되는 사업이기 때문이다. 

첫 번째 프로젝트를 수행한 이은혜 엄청나 운영 회장은 제13회 그린 로하스 엑스포에 출전, 도민 인기 맛집 '서민당'의 협조를 통해 만들어진 엄마들을 위한 찜닭, 닭도리탕 밀키트를 판매해 수익금을 제주 미혼모 지원 시설인 '애서원'에 기부했다. 

이은혜 회장은 "엄청나 프로젝트를 통해 내 역량을 가치있는 곳에 쓰고 싶었는데 의미있는 곳에 기부까지 하게 돼 큰 보람이 있었다" 며 "앞으로도 동료들을 적극 지원하겠다"는 각오를 밝혔다.  

대정읍 모슬포가 고향인 엄청(엄마청년)난 이미내씨는 자기 돌봄 프로그램을 고향의 엄마들에게도 전해주고 싶어 지난달 16일 '청년이 청년에게, 공명의 시간' 이라는 프로젝트를 기획 및 운영했다. 

전주 청년 예술가들의 무대를 만들어 주는 활동을 하는 블레씽 사회적협동조합(대표 김찬미)을 초대해 제주 엄마 청년들과의 만남과 치유의 시간을 만든 것이다. 

전주 청년 예술가들의 피아노 및 승무 공연에 작곡가 출신의 경력잇는여자들 장소영 이사가 노래로 화답했고 딸 김서린양은 엄마의 노래에 맞춰 춤을 췄다. 

엄청난 지기 1기 출신의 세 쌍둥이 엄마 강예주씨는 칼림바 수업을, 행사를 기획한 이미내씨는 역량 강화 과정에서 배운 하브루타를 처음으로 시연했다. 

장소를 제공한 임현경 카페돌셋 대표는 "지역 특성상 문화 생활을 향유하기에 한계가 있었는데 모슬포에서 값진 프로그램을 진행해줘서 행복했고 공간에 의미가 더해졌다"며 소감을 전했다. 

김찬미 블레씽 사회적협동조합 대표는 "이번 행사를 통해 김영지 대표와 블레씽 사회적협동조합은 따로 또 같이 어디서든 공명하기로 약속을 했다. 지역을 초월한 청년들 간의 협업이 너무나 가치 있었고 지역 간 청년 연대 사업은 더욱 확장시킬 예정이다"며 포부를 전했다. 

이미내씨는 "프로젝트를 통해 제가 건강해지니 좋은 것은 모두에게 나누고 싶다는 마음이 커졌다"며 "제가 받은 돌봄을 제 고향 모슬포 청년들과 엄마들에게도 꼭 전하고 싶은 마음이 의미있게 실현된 소중한 경험이었다"고 소감을 밝혔다. 

 엄마 청년들은 여기에 멈추지 않고, 제주 최대 독서 축제인 '독서대전'과 아이들의 자연주의 적기 교육을 지원하는 '발도르프 캠프', 제주 청년 농어촌휴양마을 연계 사업 등을 운영해 아이들의 건강한 성장과 침체된 지역의 활성화에 힘을 보탤 예정이다. 

소위 '경단녀'라 불리우는 경력 단절 여성들에게 역할을 줬을 때 일어날 수 있는 시너지 효과다. 

일자리 지원 등 거창한 목표들도 좋지만 이처럼 여성들에게 자기 효능감과 성취감을 줄 수 있는 프로젝트로 고령화 사회 귀한 인재들이 쓰임을 다할 수 있도록 도 차원의 관심과 지원이 요구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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