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학자 변경붕 후손, 고문서 기증
조선후기 성균관 전적 등 관련

 

   18세기 말과 19세기 초 제주의 사회 경제상을 조명한 고문서들이 민속자연사박물관으로 안착한다.

   제주특별자치도 민속자연사박물관(관장 박찬식)이 조선후기 제주 출신 유학자 변경붕(邉景鵬)의 후손으로부터 귀중한 고문서 및 고문헌 등 124점을 기증받았고 8일 밝혔다.

   이번 자료는 원주변씨제주도종친회 신도파 문중에서 대대로 전해 내려 온 것으로,  변경붕의 6대손인 변해기 씨(원주변씨제주도종친회 신도파회장)가 보관해 오던 것이다. 

    문중은 앞으로 조성될 예정인 가칭 제주역사관의 기반 마련을 위해 종회(宗會)의 결정을 거쳐 해당 자료들을 기증하게 됐다.

    기증건 상당수는 조선후기 성균관 전적, 대정현감, 만경현령, 사헌부 장령, 이조 참의 등 내외관직을 두루 거친 변경붕과 관련한 자료다.

   기증 자료에는 1794년(정조 18) 정조가 제주도에서 시행한 과거시험에서 변경붕이 논(論) 부문 수석을 차지한 내용을 담은 ‘탐라빈흥록(耽羅賓興錄)’이 있다. 이 책에는 당시 급제자 명단과 과문(科文)이 함께 수록됐다.

   변경붕의 시권(試券, 과거시험 답안지), 홍패(紅牌, 문과급제 교지), 고신(告身, 관직 임명장), 차첩(差帖, 녹봉이 정해지지 않은 관직자를 임명하면서 내린 임명장), 개인 문집 등도 포함됐다.

   특히, 제주도에서 처음 확인된 조선후기 제작 ‘동국팔도대총도(東國八道大摠圖)’와 유사한 지도책도 포함돼 학술적 가치를 더하고 있다.

   문중의 변해기, 변창구, 변택춘 씨는 “박물관 기증을 통해 훼손과 도난의 위험에서 벗어나 문중 자료들을 안전하게 보전할 수 있게 돼 매우 기쁘다”며 “이 자료들이 전시와 연구에 적극 활용돼 원주변씨 후손들의 자긍심을 고취시켜 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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