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인 예술지원 사업 현장을 찾다(1)
도 장애인 꿈나무 육성지원사업
김범석씨 공모 선정 2년차 맞이
현재까지 44명 대상 실시 '호응'
"기회 없는 복지사각지대 발굴"
김범석씨(20)가 섬세한 붓터치로 그려낸 작품은 보는 이들을 잡아끄는 힘을 가졌다. 최근, 예술공간 이아 509호실에서는 김범석씨가 추현미 멘토의 지도 아래, 그림을 그리고 있었다. 한줄 두줄 선을 그려내기 위해 온 신경을 몰두한 김씨는 순수한 예술 작품 세계를 펼치고 있는 여느 작가의 모습과도 다를게 없었다.
김씨는 제주도가 실시하는 장애인 예술활동 지원사업의 참가자다. 김씨와 김현미 문화예술팀장에게 사업에 참여하게 된 이유와 앞으로의 계획을 들어봤다.
△꿈나무 지원사업 통한 성장
제주특별자치도는 장애인의 공동체 융합을 위한 문화예술 지원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사업은 미술과 음악 등에 재능이 있는 장애인을 지원하는 '꿈나무 육성지원사업', 음악·인문학·공예창작 지원을 위한 '창작활동사업' 등 다양한 프로그램으로 구성됐다.
그중에서도 '꿈나무 육성지원사업'은 문화예술분야 전문가와 매칭교육을 통해 매년 인재를 양성하는 멘토링사업으로, 서귀포시장애인종합복지관에서 담당하고 있다.
김씨도 '꿈나무 육성지원사업' 공모를 통해 선발돼, 2년차를 맞이했다. 김씨는 중학생 시절, 미술 심리 치료로 만난 교사로부터, 제주도 문화예술사업에 지원해 볼 것을 권유받았다. 당시, 미술교사는 김씨만의 색이 묻은 독특한 그림들을 주목했다. 예사롭지 않았다.
어머니 권미영씨는 김씨가 그림을 그리기 시작하며, 더욱 밝아진 아들의 긍정적인 변화를 강조했다.
김씨는 지난해 꿈나무 5주년 성과공유회에서 첫 그림 전시를 펼쳤다. 김씨의 작품을 사고 싶다는 관객도 나타났다. 미술 작가로서의 가능성을 확인한 순간이었다.
김씨는 "형형색색의 매력을 가진 색깔들은 저마다의 아름다움을 지녔다"며 "좋은 그림을 그릴 수 있고 다양한 색깔을 쓸 수 있도록 도와주시는 추 멘토님과 내년에도 작품 활동을 함께하고 싶다"며 소박한 바람을 전했다.
김현미 서귀포시장애인종합복지관 문화예술팀장은 "꿈나무 한사람의 성장은 제주도와 복지관 등 모두의 뜻과 합이 맞아 탄생한 결과"라고 밝혔다.
△복지사각지대 성장 주력
김씨를 가르치는 추현미 멘토의 역할도 상당했다. 평소 이 분야에 관심이 있었던 추 멘토는 복지관의 사업 섭외요청에 선뜻 응했다.
추 멘토는 "멘티들의 성향과 장점을 살린 작품활동을 펼칠 수 있도록 지원하는 것이 항상 숙제"라며 "멘토로서의 역량에 대한 주변 자문도 구하는 등 앞으로도 멘티의 성장을 위해 끊임 없는 연구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꿈나무 육성지원사업'는 지난 2019년부터 6년째 운영되고 있다. 현재까지 총 44명을 대상으로 멘토링 수업을 1300여회 진행했다. 이러한 1대1 지원방식은 전국지자체에서 제주가 유일하다.
사업은 심사위원회의 검토를 거쳐, 대상자를 선정한다. 참가자들에게는 전시 및 공연, 자료집 발간 등의 다양한 문화예술 활동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이를 통해 전문 문화예술인인으로서 성장 발판을 마련한다는 방침이다.
실제로, 수료자들은 각종 대회에서 수상하는 한편, 회화 작가, 앙상블 단원 등 각 분야에서 왕성한 활동을 펼치고 있다. 수업은 3년의 수료 과정을 거친다.
김현미 서귀포시장애인종합복지관 문화예술팀장은 "앞으로, 재능은 있으나 경제적으로 어렵거나 기회가 없는 복지 사각지대 꿈나무를 위한 기회 제공에 주력하겠다"고 향후 계획을 전했다.
마지막으로 "올 12월 예술의 전당에서 전시를 열어, 꿈나무 참여자와 지역 예술가들이 함께 하는 만남의 장을 만들 예정"이라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