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4·3영화제 21일 개막
국내외 장단편 29편 선봬
올해의 특별시선 등 눈길
올해 제주4·3영화제는 '탐욕'에 의한 '폭력'에 주목했다. 그리고 '폭력'에 저항하는 '용기'에 힘을 실었다.
제주4·3평화재단은 오는 21일부터 24일까지 롯데시네마 제주연동점에서 제2회 제주4·3영화제를 개최한다고 13일 밝혔다. 개막식은 21일 오후 6시 30분 6관에서 진행된다.
'틈새에서 솟아오른 빛'을 주제로 진행되는 올해 영화제는 주제에 부합하는 국내외 장편과 단편 경쟁 포함 29점을 선보인다.
영화 관람을 위한 사전 접수는 오는 15일부터 평화재단 홈페이지를 통해 가능하다. 영화 관람료는 무료다.
영화제는 '올해의 특별 시선' '묵직한 공명' '4·3과저널리즘' '단편 경쟁' 섹션으로 진행된다.
올해의 특별 시선은 제주4·3영화제가 강조하고자 하는 문제의식을 반영한다. 올해는 다양한 얼굴로 가장한 탐욕에 눈길을 돌렸다. 탐욕에 의해 세계 곳곳이 몸살을 앓고 있고, 그 피해가 심화되는 현상이다. 전 세계에서 벌어지고 있는 구조적인 억압과 불의의 고통을 드러내고자 특별 세션을 마련했다. 이를 통해 폭력에 저항하는 숭고한 용기를 조명한다.
개막작 '목소리들' 역시 특별 시선 상영작이다. 목소리들은 트라우마에 고통받는 4·3여성 피해자들을 조명한 영화다.
특별 시선 상영작은 1923년 9월 1일 일본에서 벌어진 관동대지진 당시 조선인들의 대거 학살 사건을 추적한 '1923 간토대학살'도 포함됐다. 현재 진행형인 팔레스타인과 이스라엘 간의 갈등을 그린 '크레센도' 역시 주목받고 있다.
'알제리 전투'와 '친밀한 적'은 지배국과 피지배국 관계였던 프랑스와 알제리의 물리적 충돌을 소재로 했다. '히든'도 두 나라의 역사를 바탕으로 프랑스 중산층 지식인의 위선을 꼬집는다.
'이븐 더 레인'은 남미 국가인 볼리비아를 배경으로 제국의 침략이 자본의 침략으로 반복되는 안타까운 현실을 짚어냈다.
이번 영화제에서는 또 전 세계적으로 벌어졌던 전쟁과 폭력을 다룬 영화들을 '묵직한 공명' 세션으로 묶었다. 상영작은 '침묵의 시선' '존 오브 인터레스트' '서산 개척단' '기억의 전쟁' '프리 철수 리' '나의 집은 어디인가' '나의 올드 오크' '더 서치' 등이다.
4·3과 저널리즘 섹션은 제주4·3 방송 프로그램과 국가폭력을 다룬 프로그램을 소개한다.
단편 경쟁 섹션 '불란지' 에서는 295편의 단편 경쟁작 가운데 10편을 선정해 소개할 예정이다. 제주4·3부터 광주 5·18, 이태원 참사, 미군 위안부, 재일제주인 등 실제 역사적 사건부터 소외된 청소년의 성장기, 분단의 아픔 등 다양한 주제의 작품들이 공개된다.
안혜경 4·3영화제 집행위원장은 "이번 영화제가 아픈 역사의 고통을 기억하며 폭력의 고리를 끊어내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며 "또, 그런 영화들을 창작할 수 있는 기반이 되길 기대한다"고 전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