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턱아카데미 <10>오현고등학교
양동환 문화예술기획자 강연 
예술로 재해석한 제주 해녀 
"바다의 어멍, 인류무형유산"

'공동체로 배우는 제주해녀문화 - 불턱 아카데미'가 지난 11월 27일 오현고등학교 학생들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전예린 기자 
'공동체로 배우는 제주해녀문화 - 불턱 아카데미'가 지난 11월 27일 오현고등학교 학생들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전예린 기자 

세계문화유산보존사업회(이사장 김택남)와 제주특별자치도가 개최하고 제민일보(대표이사 오홍식)가 후원하는 '공동체로 배우는 제주해녀문화 - 불턱 아카데미'가 지난 11월 27일 오현고등학교 학생들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불턱 아카데미는 2024년 제주해녀문화 가치 활성화 사업의 일환으로, 도내 청소년들이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으로 지정된 제주해녀 문화의 가치를 보다 구체적으로 알아보고, 제주 해녀문화를 잘 모르는 젊은 세대와 후대에 알리기 위해 마련됐다.

△해녀 콘텐츠를 제작 계기

이날 아카데미는 양동환 제라한예술학교 대표가 강사로 나서 오현고등학교 학생들에게 '예술로 재해석한 제주 해녀'를 주제로 제주해녀문화와 그 가치를 소개했다.

강연에 앞서 양동환 대표는 예술학교에서 해녀를 주제로 한 작품을 만들게 된 계기를 소개했다. 

양 대표는 "내 고향 제주의 역사를 예술로 알리면 좋겠다고 생각했다"며 "그즈음 주변에 무용과 음악을 전공하는 친구들과 협업할 수 있는 좋은 기회가 생겨 많은 예술인들과 함께 콘텐츠를 제작하게 됐다"고 말했다.

이어 "물론 콘텐츠를 만들고 공연으로 제작해 수익을 창출해야 하는 것이 역할이지만 그보다 제주 도민으로서 해녀라는 작품을 갖고 많은 이들에게 제주의 문화유산을 알릴 수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고 전했다. 

△지혜와 공동체 정신의 상징 '제주 해녀'

양 대표는 "해녀는 몸에 아무런 장치 없이 맨몸으로 잠수해 전복, 소라, 미역 등 해산물을 직업적으로 채취하는 여자를 말한다"며 "해녀의 본고장인 제주에서 이들은 좀녀로 부르기도 했고 전복을 따는 사람을 낮잡아 이르는 말을 뜻하는 '비바리'라고 부르기도 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장치 없이 맨 몸과 오로지 자신의 의지에 의한 호흡조절로 바다에 들어가 해산물을 채취하는 것을 직업으로 하는 여성으로 이들이 하는 일을 '물질'이라 부른다"며 "해녀들은 바다를 단순 채취의 대상으로 인식하지 않고 끊임없이 가꾸어 공존하는 방식을 택했다"고 전했다.

이어 "그 과정에서 획득한 지혜를 세대에 걸쳐 전승해왔다"며 "또 해녀들은 바다 생태환경에 적응하여 물질 기술과 해양 지식을 축적했고, 수산물의 채취를 통해 가정경제의 주체적 역할을 한 주체적 여성이라 할 수 있다"고 소개했다.

아울러 "제주 해녀는 19세기 말부터 국내는 물론 일본, 중국, 러시아 등 국외로 진출하여 제주경제 영역을 확대한 개척자라고 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일제의 수탈과 착취에 맞선 그녀들

양 대표는 "예로부터 제주 해녀들은 수탈과 착취의 대상이었다"며 "1900년대 일제의 한반도 침탈이 본격화되면서 제주 해녀들에 대한 수탈과 착취도 더욱 강화됐다"고 밝혔다.

이어 "1930년과 1931년 성산포와 하도리에서 일제와 결탁한 조합이 경매가격을 대폭 깎아 해녀들의 몫을 거의 빼앗아버리자 해녀들은 공동 투쟁에 나서게 된다"며 "해녀들의 항일투쟁은 1932년 1월 7일 구좌읍 세화리 장날에서 시작됐다"고 전했다.

이어 "당시 기록에 따르면 시위에 나선 인원은 만명에 달하는 등 대규모 항일운동이었다"며 "해녀박물관 광장에는 1998년 세워진 제주해녀항일운동기념탑이 있다. 일제 수탈과 탄압에도 굴하지 않고 투쟁한 제주 해녀들 기억했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해녀 공동체와 문화 전승해 나가야

양 대표는 "제주해녀문화가 갖고 있는 물질 작업의 지속 가능성, 생태주의적 요소 등 인류사회가 지향해야 할 지속가능한 발전 모델로서의 가치를 지니고 있다"며 "해녀문화의 소중한 가치를 연극과 노래, 예술로 전승해 나가고 싶다"고 밝혔다.

이어 "해녀가 소멸 위기에 처해있어 해녀 문화를 지키기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며 "여러분도 평소 해녀 문화에 관심을 갖고 해녀의 삶의 터전인 바다 지키기에 동참해 주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전예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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